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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와 처벌 (미셀 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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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우철
댓글 0건 조회 5,464회 작성일 14-04-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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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와 처벌 (미셀 푸코)


요즘 들어서 사회적으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연일 취업 지상주의로 인문학이 고사위기에 처했다고 하며, 대학에서의 인문학 교육은 죽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산업계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예를 들며 우리사회에서의 인문학 부재를 비판하고 있으니, 정말 아이러니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 인문학은 하나의 학문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남겨온 역사, 철학, 문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인문학은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학문일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셀 푸코가 쓴 감시와 처벌이라는 책은 우리의 인문학을 넓혀주기에 충분한, 인간의 냄새가 나는 책이다. 이 책으로 부터 우리는 인간의 삶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자유의 추구에 대해 깊게 고찰 해 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미셀 푸코는 1926년 프랑스 중서부 프와티에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22세에 프랑스 엘리트 교육의 산실인 고등사범학교 (엘리트 학부생 및 대학원생 대상의 대학원 과정)에 합격해 철학을 전공한 후 정신의학에 흥미를 가지고 심리학, 정신병리학 등을 공부하며 임상을 연구했다. 36세에 “광기의 역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를 책으로 출판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의 대표적 저서 중에 하나인 “감시와 처벌”에서 푸코는 형벌 제도의 변화를 통해 각시대의 권력이 어떻게 개인을 통제하고 예속시켜 왔으며, 개인의 권력의 작용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통찰하였다.


이 책은 독자를 무척 불편하게 만들면서 시작한다. 1757년 루이 15세의 몸종이었던 다미앵이 베르사이유 궁 앞에서 왕을 찔러 죽이려다 실패한 사건이 발생했고, 향후 다미앵에게는 다음과 같은 형벌이 내려진다. “그레브 광장에서 사형대에 가슴, 팔, 허벅지, 그리고 종아리의 살점들을 뜨겁게 달군 집게로 떼어내고, 왼손은 국왕을 살해 하고자 했을 때의 단도를 잡은 모습 그대로 유황불에 태우고, 살점들이 떨어져 나간 곳에는 용해된 납과 끊는 기름, 불타는 송진, 그리고 밀랍과 용해물을 붓고, 몸은 네 필의 말이 끌게 하여 네 조각을 내어 팔다리와 몸뚱이는 불에 태워서 재로 만든 뒤에 바람 속에 날려 보낼 것”. 이처럼 당시 18세기 절대왕정시대의 형벌은 권력을 과시하는 공개처벌과 가혹한 신체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잔혹한 공개처벌은 공포와 함께 반발로 폭동이 일어날 위험이 있었으며, 국가의 비용부담이 크고, 집행절차도 번거로운 등 문제점이 많았다. 그래서 18세기에서 19세기로 들어서면서 차츰 권력을 과시하는 공개처벌과 신체형은 없어지고 감금형과 강제노동 등이 도입된다. 공개자리에서 과시하던 인간의 권력이 서서히 “몸을 숨기기 시작한 것”이다. 단지 더 교묘하고 효율적으로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서. 형벌제도는 크게 18세기까지의 공개처벌과 가혹한 체형, 계몽주의 시대의 인간주의적 개선, 감옥의 탄생의 순서로 변화하며 점점 인간적인 방향으로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푸코는 이러한 개선은 인권의 진보나 인류의 보편애로 인한 것이 아니라, 한계에 부딪힌 권력이 통제와 감시를 좀더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전략, 전술을 바꾼 것이라고 고찰한다. 푸코는 우리 삶 속의 숨은 감옥에 주목했다. 권력은 차츰 눈에 보이지 않게 몸을 숨기고, 반대로 일상생활의 사소한 세부사항들은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이제 권력은 보이지 않게 모든 생활영역에서 우리의 신체를 감시하고 통제한다. 개인들은 모두 감시 가능한 공간에 묶이게 된다. 우리나라 수도권 시민들은 하루에 평균 83번 CCTV에 찍히고 있으며, 학교, 회사, 각종 단체에서는 세련되어진 규율과 숨겨진 형태로 인간을 감금하고 있다. 과연 우리 삶의 일상의 주체는 누구인가.


우리사회에 권력이 등장하면서 학교, 회사, 군대, 가정 등에서, 시간 면에서는 지각과 결석, 일의 중단, 활동 면에서는 부주의와 태만, 열의 부족, 품행 면에서는 건방짐과 반항이, 언어 면에서는 말대꾸와 수다가, 신체 면에서는 불결함과 비뚤어진 자세, 부적절한 몸짓이 모두 “일탈”로 간주되고 처벌사항이 되었다. 예전부터 존재했던 인간의 부도덕들이, 권력이 등장하면서 “일탈”이 되었고 처벌의 대상이 되었다. 푸코는 이 책에서 사회의 구조가 우리를 지배하며, 권력이 그 구조 속에서 각종 장치를 통해 은밀하게 행사되어 왔음을 감옥, 정신병원, 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적하여 밟히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신체는 규율을 받아야만 한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구조에 대한 저항의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권력이 사회 곳곳에 침투하여 우리의 행동과 생각을 규정하지만, 인간이 꼭 규칙에 맞추어 살아야만 할까? 지금까지의 역사 속에서 변하지 않은 인간의 속성은 자유의 추구였으며, 인간에게는 자신을 강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런 면에서 2012년 8월 헌법 재판소에서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 판결을 받은 것은 우리사회에 내재된 감시 속에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준 바람직한 예라고 생각한다. 우리사회의 숨은 감옥 속에서도 우리는 때로는 일탈을 하고 규칙을 어기면서 끊임없이 “우리의 삶”에 대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삶은 자신만의 고유한 색채를 지니고 있을 때 빛날 수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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