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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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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승민
댓글 0건 조회 5,797회 작성일 13-01-0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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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 (2012)

대선이 있기 전에 검찰 조직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한 검사는 성추행을 한 혐의로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았고, 다른 한 검사는 문자를 통해 고해성사를 했다. 검찰 내부의 항명 사태도 불거졌다. 연이어서 터지는 검찰에 대한 문제들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 평검사가 검찰조직의 내부방침과는 다른 구형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양심에 따른 구형이었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지시복종의 의무를 위반한 행동이었다는 내부 비판이 일고 있다. 법에 대해 잘 모르는 국민들도 지금의 상황을 보고 있으면, 검찰 내부의 상황이 정의로움과 거리가 멀게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억울한 일을 겪거나 문제가 닥쳤을 때 정의롭게 판단을 해줄 것으로 믿는 검찰과 사법부는 과연 정말 ‘정의’로울까.

약 1년 전에 ‘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가 개봉이 되었고, 관람객이 꾸준히 늘면서 이 영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나돌았고 사법부에 대한 성토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 당시에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은 알았지만 나는 최근에서야 이 영화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세상이 더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최근의 검찰 분위기와 맞물려 마침 이 영화를 통해 한국 사회의 법조계에 대한 생각을 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영화는 대학 입시 문제 오류를 지적한 김경호 교수의 부당 해고에 대한 교수지위 확인소송에 패소하고 항소심마저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각되자, 담당판사를 찾아가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며 석궁으로 위협한 사건을 둘러싼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법정 스릴러 영화이다. 이 석궁 사건이 있은 이후에 대법원은 전국수석부장판사회의를 열어 '석궁사건은 사법부에 대한 테러다. 엄단한다'고 재천명하면서 판결이 나기도 전에 유죄인 것과 같은 여론을 형성시켰다. 영화에서는 석궁이 어떻게 발사되었는지 정확하게 보여주지 않지만, 김 교수는 자신이 쏘지 않았는데 증거들이 자신이 쏜 것으로 조작되었다는 것을 주장한다. 그런데 검사는 이에 대한 반박을 전혀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판사는 재판의 내용과 결론을 좌우할 수 있는 사실에 관한 주요증거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미 결론을 정해 놓은 것 같다고 유추할 수 있으며, 누가 봐도 과정이 공정하지 않은 재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이 김 교수는 자신이 공부해서 준비한 주장으로 판사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결국 해당 판사는 사표를 내고 물러서는데, 뒤 이어 대법원에서 이 사건을 적극 비호은폐 시키도록 보낸 신재열 판사도 역시 김 교수의 주장으로 인해 진퇴양난의 입장에 처하게 된다. 그런데 현실에서 과정은 공정하지 않은 법. 김 교수는 교도소에서 말로 할 수 없는 치욕과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결국 사건은 힘있는 자들이 원하는 대로 진행이 되고, 김 교수는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

대법원은 이 영화의 흥행과 함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조장되는 데 대해서 "흥행을 염두에 둔 허구이며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렇지만 재판의 결론을 정해놓고 재판이라는 절차를 빙자하여 허위사실을 날조하고 실정법에 반하는 불법논리를 꾸며내 이를 교묘하게 짜깁기하는 수법으로 재판의 내용과 결론을 조작하기 위한 목적에서 재판의 내용과 결론을 좌우할 수 있는 사실에 관한 주요증거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방법으로 증거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는 적법절차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라는 입헌주의 헌법의 핵심원리를 파괴하는 불법재판이다. 이것이 석궁재판의 본질이며, ‘부러진 화살’은 바로 그것을 영화인의 시각에서 지적한 것인데, 대법원은 이를 ‘영화의 흥행을 위한 목적에서 사법테러를 미화한 허구’ 내지는 ‘사법권의 독립을 위태롭게 하는 것 또는 법치에 대한 도전’ 인 것처럼 거짓말하면서 사건의 본질을 덮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사법부와 검찰의 현실이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이러한 사법부의 정치계나 재계와의 결탁이 잘 보여지는데, 권력의 주도권을 둘러싼 정부, 정치계, 법조계, 재계, 언론계 사이의 전쟁에서 평범한 국민들은 날아오는 돌에 맞아 죽을 수 밖에 없는 하찮고 귀찮은 존재들로 여겨질 뿐이다.

석궁 사건보다 더한 사법피해사례들도 무수히 많으며 사법정의국민연대( www.yeslaw.org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에게도 닥치지 않을 일들이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나. 법이 엄격해지고 범죄를 단속하는 기술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범법자는 더욱 더 교묘하고 교활하게 피해간다. 겉으로 평화롭게 보이도록 만든 사회 뒤에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치밀하고 지독하게 엮여 있는 그들의 결탁 관계를 깨부술 힘도 구조도 기술도 없어 보여 아쉽다. 그런데 이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세상 사람들 자신들도 역시 항상 정의롭지는 못하다는 것이다. 다시 영화의 초반부가 떠오른다. 김 교수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공개할 것을 제안하지만 다른 교수들은 학교의 명예가 실추된다는 이유로 이를 묵살하고 넘어간다. 누가 과연 정의를 외칠 수 있을 것인가. 세상의 쓴 맛을 조금 더 알고 싶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자신의 이야기라는 생각으로 한번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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