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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배신 : Nickel and Dim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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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중건
댓글 0건 조회 5,905회 작성일 14-04-2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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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배신

“노동의 배신”은 배신의 3부작의 저자인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2번째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력이 호환되지 않는 세계 (가정집 청소부, 요양원 보조원 등…)에서 워킹 푸어 체험을 하면서 피부로 느낀 위장 취업 도전기를 “노동의 배신”이라는 책으로 담아 내었다. 이 책의 아이디어는 미국에서 최저임금으로 실제 살아갈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면서 나온 것이다. 당시 미국의 최저임금은 7달러 수준인데, 과연 이 돈으로 생활을 할 수 있냐는 의문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아메리칸 드림으로 상징되는 미국에서도 최저임금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비록 한쪽에서는 경제 호황으로 돈에 파묻혀 지내지만, 불안정한 고용과 열악한 노동 상황에 놓인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파견직 노동자들에게는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일 뿐이다. 이것은 저자가 가정집 청소부, 요양원 보조원, 식당에서는 웨이트리스, 청소 용역 업체에서는 청소부, 월마트에서는 여성복 담당 점원으로 쉬지 않고 일하면서 피부로 느낀 결론이다.

세계은행이 정의하는 '극심한 빈곤'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수준이고, ‘가난’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수준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세계 인구 70억 중 8억 명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고 있는 절대 빈곤에 속하게 된다. 커피 한 잔, 햄버거 한 개의 가격보다 적은 돈으로 세계 인구의 10% 이상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절대 빈곤층의 경우 국가나 사회에서 작은 일자리라도 제공하면 쉽게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일자리를 통해 절대 빈곤에서 벗어났다고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워킹 푸어라는 새로운 문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워킹 푸어(working poor, 근로빈곤층)란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서 일해도 기본적인 생활비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계층을 말한다. 지난 30여 년 동안 승자 독식 체제가 강화되면서 비정규직과 생계형 영세사업자들이 대량으로 양산되면서 워킹 푸어의 문제는 더욱 강화되었다. 이 책이 놀라운 것은 미국의 경제가 너무 좋아서 불황이라는 단어는 경제에서 다시 볼 수 없었을 것 같았던 10년 전에 워킹 푸어 이야기를 했다는 점이다.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이다.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돈이 없으면 더 돈이 더는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저자의 경험으로 알 수 있듯이 가난하기에 돈이 더 든다. 특히 주거 문제는 가난한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한다. 저자의 경우도 소득의 상당 부분을 주거비로 소비했다. 그렇다고 그럴듯한 집에서 산 것이 아니다. 모텔이나 트레일러 같은 최악의 주거 공간에서 저자는 잠을 잔다. 이런 상황이니 시급 7달러로 방세를 내면 항상 적자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빈곤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워킹 푸어의 빈곤은 개인의 문제를 떠났다. 그들은 충분히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더 높은 최저 임금, 보편적인 의료 혜택, 집세가 적당한 집, 좋은 학교, 믿을 만한 대중교통 등을 정부에 제안한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10년이 지난 지금 저자가 제안하는 해결책이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 빈부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중산층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저자는 '임금을 너무 적게 주지 말자. 노동자들을 잠재적인 범죄자처럼 다루지 말자. 원한다면 더 나은 임금과 노동환경을 얻기 위해 조직을 결성할 권리를 주자‘ 등과 같은 지극히 당연하면서 기본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는 그만큼 워킹 푸어가 처한 상황이 안 좋아졌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게 한다. 40여 년 전, 만들어진 법조차 지키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던 한 노동자의 절규가 떠오른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워킹 푸어 인구는 3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IMF 외환위기로 생겨나기 시작한 워킹 푸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승자 독식의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으면, 당장은 중산층 범위에 들어 있지만 곧 워킹 푸어로 떨어질 위험에 처한 '워킹 푸어 예비군'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은 고용 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영세 자영업자는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될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기본적인 생활비가 늘어나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자신의 노력과 상관없이 삶의 질은 계속 떨어지기만 한다. 따라서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단순히 일자리의 부족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많이 창출하고 유도해 내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IMF 이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고, 비정규직도 기간제와 파견직, 도급 등으로 세분화된 노동시장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직 후 재취업할 때까지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 즉 복지 제도의 확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의 감세 위주의 정책에서 증세 정책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해 공정한 사회 운영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 공정한 시스템의 구축은 현재의 법과 제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것을 충실히 실행해도 모자라면 그때 보완해도 늦지 않다. 전태일이 살았던 6,70년 대 근로기준법이 없어서 근로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한 것이 아니다. 이런 다방면의 노력들이 정착되면 조만간 우리 사회는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편협한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함께 잘 사는 것이 진짜 잘 사는 것이라는 공생과 상생의 분위기로 바뀔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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