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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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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천용
댓글 0건 조회 6,271회 작성일 12-09-05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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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다 그러한 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책을 고를 때 책의 제목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이 책의 제목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라는 책이 있는 것처럼, 누군가에게서 응원을 받고 지지를 받는 것은 달가운 상황임에 틀림 없다. 더군다나, 나의 상황과 나의 삶이 어떠하든 상관없이 나를 응원해 준다니(내가 못 생기거나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더라도, 나의 직업이 변변치 않게 되더라도 말이다.) 이 얼마나 매력적이란 말인가!

이 글은 공지영 작가가 딸 위녕에게 쓴 편지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사랑, 우정, 진로 등의 다양한 주제로 한 편, 한 편 소중히 쓰여진 이 책을 읽다 보면, 10대를 지나고 청년기에 들어서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는 딸을 위하고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물씬 느껴진다. 읽는 내내 나의 마음을 따듯이 적셨던 그 온기는, 다른 독자들의 마음도 따숩게 덮었으리라.

엄마가 딸에게 편지로 전하는 이야기. 그 중에는 딸과 싸우고 난 후, 아직도 냉랭한 기운이 가시지 않았을 때 쓴 편지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 (자식이라곤 아들 둘 밖에 없어서, 딸이 없어서 항상 슬퍼하시는 우리 엄마에게 이 책을 권하면서 ‘이것 봐요. 딸 낳았으면 엄마랑 엄청 싸웠을걸?’ 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직 흥분되어 있고 머리가 복잡했을텐데도 고요함과 침묵 속에서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갔을 공지영 작가를 보며,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당시 17살 고등학생이던 딸에게 쓴 편지인데도, 아무리 읽어도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서 속상하기도 했지만, 그 가운데 나의 생각과 마음을 사로잡은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을 구성하고 있는 하나하나의 편지에는, 두 세편의 책의 내용이 인용되어 있는데, 다음은 프랑스의 피에르 신부가 쓴 책의 인용문이다.
“고통 받는 자들에게 충고를 하려 들지 않도록 주의하자. 그들에게 멋진 설교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다만 애정어리고 걱정 어린 몸짓으로 조용히 기도함으로써 그 고통에 함께 함으로써 우리가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그런 조심성, 그런 신중함을 갖도록 하자. 자비란 그런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경험들 중에 가장 아름답고 가장 정신을 풍요롭게 해 주는 것이다.”

나는 학부시절 기독교 동아리 회원이었다. 기독교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가치관들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하고 새로운 가치관들을 가르치기도 하는데, 그 중에는 혼전순결에 관한 문제도 있었다. 당연히(?) 기독교에서는 혼전순결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고, 나에게 있어서도 혼전 성관계는 상상도 못 할, 금기시 되는 영역이다. 그런데 최근, 내가 믿고 신뢰했던 선배의 혼전 성관계의 사실이 밝혀지게 됐고, 그 사실을 듣게 된 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그 중에는 실망하는 마음도 꽤나 크게 들었다. 그런데 이런 내 솔직한 감정을 다른 동아리 선배에게 전했더니, 그 선배는 뜻밖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우리가 손가락질 하지 않아도 그들은 충분히 고통 받고 있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그들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고 품어주는 것이다”라고.

그러고 보면 나에게는 참을성이 부족한 것도 같다. 나는 배려심이 없고 이기적인 사람을 굉장히 싫어한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 가서 지적하고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내가 싫어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에게서 미움을 사고 있을 것이고, 그렇게 어그러진 관계들로 인해 가장 고통 받을 사람은 본인일 것이다. 이 뿐 아니라, 심리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들, 예컨대 항상 부정적인 사람이라든지 신경질적인 사람, 혹은 감정기복이 심해서 주위사람들을 괴롭게 하는 사람들 모두 본인이 가장 큰 피해자가 아닐까. 피에르 신부는,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는 (심지어 그게 옳고 타당한 생각이라 할지라도) 그들에게 설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함께 하고 기도해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얻게 되는 수많은 통찰들을 엿볼 수 있다. 그 이야기 속에는, 작가 공지영이 그 과정 속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들과 질문들을 해 왔고, 그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공지영 조차도 계속해서 새로운 문제와 어려움에 부딪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다시 고민해 보는 일련의 과정들도 볼 수 있었다. 우리의 삶이 그런 것 아닐까. 이미 많이 배운 것 같고 이젠 다 알 것 같은데도 새롭게 등장해서 나를 어렵게 하는 문제들. 그 문제가 해결됨과 동시에 더 크고 무시무시한 형태로 내 앞에 나타나는 또 다른 어려움들. 인생이 이렇게 쉽지 않기에 우리의 삶이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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