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위주형
댓글 0건 조회 5,586회 작성일 12-10-31 18:57

본문

<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우리 주위에는 피터팬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나이는 이미 성인을 넘겼지만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어른들 말이다. 우리는 흔히 이러한 사람들을 ‘어른아이’라 칭한다. 나 역시 그런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지금 당면한 문제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수십 번은 더 생길 때가 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술로 달래기도 하고,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데 하고 포기하며 상황에 몰려 하루하루를 기계적으로 살아간다. 이럴 때는 무언가에 이끌려 다른 곳에 집중하거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책들을 읽곤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이미 밀리언셀러에 오른 김난도 교수의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이미 접한 나였기에 서점에서 저자의 이름이 보이는 순간 지체 없이 책을 집어 들었다. 김난도 교수의 책에는 사람의 마음을 녹여주는 따뜻함이 있어서 좋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이 해결 방법보다 중요한 경우가 있다. 아마도 저자의 책을 읽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나처럼 그렇게 위로받고 싶었을 것이다.

전작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대학생들에게 들려주는 메시지였다면 이 책은 2535세대, 사회에 나온 초년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시련과 상처투성이인 어른의 삶을 막 살아가기 시작한 사회초년생들이 힘겨워하는 문제와 딜레마 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함께 고민한다. 또, 사회에 진입조차 하지 못하는 취업 재수, 삼수생까지 청춘을 허비하는 아픔에 고통 받는 이들에게 용기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다.

저자는 일을 선택함에 있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권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면 "로또에 당첨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할 것인가?" 에 대한 답을 해보라고 한다. 만약 이 질문에 그 일을 그만둔다고 답한다면, 그 일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아닌 것이다. 여기서 좋아하는 일의 실체에 대해 저자는 부연하는데, 바로 좋아하는 일은 '성장'하는 일이라는 것. 일반적으로 우리가 지칭하는 ‘성장’은 우리 몸이 성인이 될 때까지 자라나는 것을 의미하지만, 저자는 인생자체가 ‘성장’의 연속임을 강조한다. 성장하고 진화할 때, 자신의 인생이 가치 있고 즐겁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성장 과정에서 수없이 흔들림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비록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고 불평하기보다는, 좀 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도록 만들어 좋아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일을 현재 다른 사람의 일과 비교하지 말고, ‘미래의 자기상‘을 세우고 그 모습을 위해 차근차근 배우고 성장해 나가라는 것이다. 타인을 ’벤치마킹‘하려 하지 말고, 자신의 미래를 ’퓨처마킹‘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이를 간략히 이렇게 요약했는데, 짧지만 훨씬 더 강렬한 표현이다.
“당신 자신이 되어라. 다른 사람의 자리는 모두 찼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가끔 운명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것은 체념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포기라는 말이 어울릴 때가 많다. 체념과 포기는 분명히 다르다. 체념은 적극적, 주체적 받아들임이지만, 포기는 소극적, 수동적 받아들임이다. 우리에게 지워진 운명적 삶의 굴레는 어느 순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그의 표현대로 그냥 견뎌 내는 것이다. 매 순간, 하루하루 살아가고 버티다 보면 그 징그럽던 운명도 나의 일부가 되어 내가 운명의 동행자로 서게 될 날도 올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체념은 자기 운명에 대한 사랑이고, 역경을 삶의 활기로 전화시킬 수 있는 에너지다. 그토록 힘겨울지라도 내 삶은 소중하며, 나는 그 인생을 살아 낼 유일한 사람이다. 그러니 꼭 하루씩만 살아 내자. 이를 위해서는 저자가 권하는 주문이 필요할 것 같다.
“아모르파티(Amor Fati), 내 운명을 사랑하라.”

나를 비롯한 많은 어른아이 피터팬들은 지금 인생의 반환점에 서 있다. 어른이 되기 위한 마라톤의 반환점 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미 왔었던 길이라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오르막이었던 길이 이제는 내리막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제 남은 것은 처음 출발선에 섰을 때의 마음, 초심으로 돌아가 묵묵히 나머지 길을 뛰는 것이다. 미처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거리의 풍경들이 돌아갈 때는 눈에 들어오고, 그것을 만끽할 수 있는 여유마저 생길지 모른다. 그 여유가 생겼을 즈음에 나는 어른이라는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지 않을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