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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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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천용
댓글 0건 조회 6,020회 작성일 12-07-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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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려서부터 접하게 되는 만화나 영화에는 용감 무쌍한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한다. 위기에 빠진 인류를 구해내기 위해 자기 한 몸 아끼지 않고 뛰어 들어 악의 세력들을 무찌르는 용감한 영웅의 이야기, 쏟아지는 총탄을 무릅쓰고 부상당한 전우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용감한 군인의 모습 등은 우리에게 친숙한 장면들이다. 어린 나의 눈에는, 두렵고 무서운 상황 속에서도 용기를 내는 주인공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고 나 또한 용감한 사람이 되리라 다짐하곤 했다.

하지만 점점 나이를 먹고 자라갈수록 내가 동경하였던 주인공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용기 없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학창 시절, 싸움을 잘 하는 친구가 힘이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걸 봐도 모른 척 하기 일쑤였고, 도리어 힘 센 친구에게 잘 보이려, 찍히지 않으려 애를 썼던 나의 모습들. 불의를 부정하고 정의를 좇기보다 일단 나의 안전을 먼저 떠올리는 모습들. 이런 모습들은 비단 나의 경우뿐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용감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은 꼭 하고야 마는 “용감한 녀석들”이라는 <개그 콘서트>의 한 프로가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우리 마음 한 켠에 남아 있는 “용감함”에 대한 동경 때문이 아닐까.

저자 또한 어렸을 적부터 그 누구보다도 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록키> 영화에서 보여지는 주인공의 용감한 모습들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3번씩이나 봤을 정도였다. 그런데 저자는, ‘용기’란 단순히 불이 난 건물에서 할머니를 업고 나온다든지, 물에 빠져 죽어가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얼음같이 찬 물에 뛰어든다든지 하는 영웅적인 행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고 일상적인 문제에도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옳은 일과 편리한 일 중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 또한 신념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인정을 받기 위해 신념을 굽힐 것인지 등을 선택 할 때에도 용기가 필요하단 것이다.

상황에 따라 저자는 ‘용기’를 몇 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먼저 ‘솔직하게 털어 놓는 용기’이다. 예를 들어 과제를 하지 않았거나 위기에 당면했을 때, 우리들은 온갖 거짓말과 변명을 늘어 놓으면서 어떻게든 그 고비를 넘기려 애를 쓴다. 하지만 정말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기 행동을 그대로 털어놓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단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학창시절부터 공부를 잘 한다는 이유로 항상 칭찬을 받아왔고 인정 받는 데 익숙한 KAIST 학생들에게는 이런 용기가 결여되기 쉬운 것 같다. 혼이 나거나 자신이 저평가 될 것이 두려워서 자신의 실수나 문제들을 인정하지 않고 문제의 요인들을 외부에서 찾으려는 모습들 말이다. 솔직하게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용기, 그에 따른 책임을 자기에게 묻고 용서를 비는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또한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관계’에는 여러가지가 포함된다. 즉, 이성친구와의 관계나 아이와 부모간의 관계, 혹은 친구와의 관계 등이다. 나는 여자친구가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이성교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이미 연애하고 있는 선배들을 만날 때면 ‘여자친구와 잘 지내는 비법’을 곧잘 묻곤 했는데, 그 때마다 공통된 의견 중에 하나는 ‘갈등을 쌓아 놓지 말고 그때그때 풀어라’ 였다. 관계를 맺다 보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갈등이 생기는 사실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다루는 태도에 있다. 나에게 상처를 준 그 일을 묻어 버리고 그 사람을 미워할 것인지, 아니면 불편하고 성가시더라도 그 문제의 핵심을 다시 끄집어 내서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려 애 쓸 것인지는 큰 차이를 불러온다. 이 때, 그 불편한 상황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저자는, 용기를 기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를 하는데 다름 아닌, 우리를 얽어 매는 두려움에 맞닥뜨릴 때 용기를 기를 수 있다고 말한다. 정면으로 맞닥뜨려 극복한 두려움이 바로 성장의 도약대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온갖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랑 받지 못 할 것에 대한 두려움, 인정 받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 사랑 받지 못 할까봐 자신을 드러내지 못 하고 꾸미게 되고 솔직해지지 못한다. 관계가 진전이 없게 되고 형식적인 관계가 되기 쉽다. 인정 받지 못 할까봐 긴장하게 되고 비교하게 되며, 나에 대한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예민해지고 불안해 진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두려움 앞에서 피하지 말고 부딪쳐 극복하라고 말한다. 그렇다. 가만히 앉아서 용기가 저절로 생기기를 바랄 수는 없을 것이다. 두려움을 마주 한다는 것이 당장은 힘들겠지만, 이것들에 부딪쳐 싸우다보면 용기가 길러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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