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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수학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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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대율
댓글 0건 조회 6,677회 작성일 12-07-05 14:17

본문

  세상 사람들은 상급학년 또는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 마다 배우는 학문의 난이도와 양이 감당하기 힘들어 포기한다고들 한다. 특히 수식이 많이 쓰이는 수학, 물리와 같은 학문의 경우 재수포, 재물포 (쟤 때문에 수학을 포기했어, 쟤 때문에 물리를 포기했어) 등의 신조어들이 나오기도 했다. 나도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남들이 3년에 걸쳐 배우는 고등학교 수학, 과학 교과과정을 2년 만에 배워야했기 때문에 수학이 싫어졌던 시간이 잠깐 있었다. 이 망할 놈의 수식들은 도대체 어떤 놈이 만들어낸 건가 구시렁대며 이해하고 외우며 밤잠을 설쳤었다.

이 후 학업을 계속 이어나가며 이런 것에 무감각해져 있던 나에게 이 책은 고등학교 때 내가 가졌던 불평 혹은 푸념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마리오 리비오라는 이 저자는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과 수학 사이의 관계를 다루고, 자연에서 발견되는 수학적 원형을 통해 수학이 발견인지 발명인지를 탐구했다. 저자는 마치 개그콘서트 ‘네가지’라는 코너에서 ‘세상은 왜! 뚱뚱한 남자를 싫어하는가?’와 비슷할지도 모르는 ‘왜! 도대체 어떻게 이런 어려운 수식들이 나온건가?’라는 나의 질문 아닌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책은 총 여덟 Chapter로 나누어져 있는데 Chapter 1과 Chapter 8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들은 모두 수학의 포괄적인 역사를 설명했다. 수학은 예전부터 당대에 있어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수학의 역사가 당대의 세계관을 흔들 수 있을만큼 중요한 개념이었다는 것을 저자는 이야기했다. 고대 철학자들에게 수학은 우주의 신비를 담고 있는 열쇠였다. 종교와 철학이 뒤죽박죽으로 섞여있던 고대의 수학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여러 철학자들에 의해 좀 더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나눠지기도 했고 종교에 합쳐지기도 했다.

  갈릴레이가 등장하여 몇 가지 실험을 통해 오랜 시간동안 붙어 있던 종교와 수학을 떼어냈고 데카르트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왔던 대수와 기하를 통합해내는 업적을 보여주었다. 이후 뉴턴은 물리에 수학을 이용하면서 새로운 과학의 시대를 열게 되었다. 데카르트는 좌표를 이용하여 대수를 설명했고, 뉴턴은 만물의 법칙에 대해 수학을 이용하면서 절대적인 신뢰를 부여했다. 이렇게 밝혀진 세계에 존재하는 만물의 조화가 너무나도 기가 막혔기 때문에 데카르트와 뉴턴은 ‘신은 수학자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19세기에 들어 새롭게 나타난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인간이 갖고 있던 수학적 개념을 깨트리며 수학의 범위를 넓혔고, 20세기에는 괴델의 불완정성의 원리가 수학의 본질적인 모순을 드러내게 했다. 이런 상황을 통해 수학에 관한 ‘발견’의 이상주의자들과 ‘발명’의 형식주의자들은 서로 각자의 입장을 옹호하는 주장과 근거를 댔다. 이 책도 결국엔 이 두 진영의 주장들을 소개하며 끝나고 만다.

  책의 말미에 “해파리는 오로지 물로만 둘러싸여 있고 낱낱이 떨어져 있는 개체를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다. 이 해파리가 감지하는 기본적인 정보는 물의 흐름과 온도와 압력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완전히 연속적인 환경 속에서는 불연속성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셀 수 있는 것도 전혀 없을 것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즉,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 고등 생물은 우리와 같은 수학을 만들 수 없다는 말이었다. 이 말은 환경이 심리를 만든다는 진화심리학의 측면과 일치하고 앞서 소게된 당대의 문화에 따라 바뀌어져 온 수학의 역사와 비교했을 때도 꽤나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책은 결국 수학이 발명인지 발견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깔끔하게 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루할 수 있는 수학사를 중간중간 유머를 곁들여가며 최대한 재미있게 풀어내었고 ‘신은 수학자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제시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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