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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눈에 비춰진 아프가니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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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정훈
댓글 0건 조회 6,426회 작성일 14-04-1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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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빈라덴, 탈레반, 내전, 여행금지국가... 우리에게 너무나도 먼 나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태어난 할레드 호세이니는 25세에 미국으로 그의 가족과 함께 망명하였다. 망명 이후 저자는 소련 침공, 군벌들 간의 내전, 미국과의 전쟁 등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인 현대사와 그 전란의 소용돌이가 고스란히 녹아 들어간 이 성장 소설을 발표하여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아프가니스탄의 아픔을 잔잔하게 전했다.

소설은 이 책을 원작으로 발표된 바 있는 영화의 구성과 비슷하게 흘러간다. 어른이 된 아미르가 아버지의 친구이자 동업자인 라힘 칸의 전화를 받고 어린시절부터 회상해가며, 다시 현재의 시점으로 돌아와 계속 이야기가 진행되는 구성은 마치 나로 하여금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리게 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하산을 배신했던 일을 마음 한 구석에 담고 살아가는 아미르는 러시아의 아프간 침공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와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걸려온 라힘 칸의 전화로 아미르는 안정적인 이민 생활과 소설가로서의 삶을 잠시 접어두고 오랫동안 묻어 두었던 마음의 짐을 풀어 나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는 식으로 소설은 그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주인공인 아미르의 시점에서 이 소설을 읽어나가면 영락없는 성장 소설이다. 철없던 어린 시절 저질렀던 배신과 과거의 잘못, 그리고 조금씩 드러나는 과거의 진실은 영락없는 전형적인 잔잔한 소설의 플롯이다. 하지만, 한 발 물러서서 아미르의 뒤에서 지나가는 주변 상황에 집중하면, 9.11 이후 고통받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생활이 담담하게 비춰진다. 마치 성장 소설이란 가면을 쓰고 미국의 오만을 고발하는 듯한 느낌이다. 9.11이 일어나고 중동사람들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모진 차별을 받는다. 직간접적인 경제적 제제들, 수용소에 갇혀 죽어가는 수 많은 사람들, 탈레반에 상처 받아 여려져 있는 그들에게 미래 보다는 또 한번의 상처를 주는 미국… 아프가니스탄에게 가혹하다 싶을 정도의 아픔을 주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저자는 이 소설을 내밀었던 것이다. 욕도 하지 않고, 불쌍하게 봐달라고 간청하지도 않았다. 다만,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은 많지만, 유년의 추억을 가진 아이는 드물다”는 말로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을 담담하게 전할 뿐이었다.

전체적으로 호세의 글은 아름다웠다. 아름답다고 표현하기엔 소설에 녹아있는 소년의, 그리고 민족의 아픔에 죄를 짓고 있는 것 같은 묘하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작가의 섬세한 표현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중동 민족들의 풍습과 전통 생활방식 등 구체적인 문화와 잘 어울려 책을 읽는 내내 나로 하여금 마치 중동의 어느 한곳을 여행하고 있다는 착각을 들게 하였다. 이 호소력이 한국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희석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이 책의 첫 문장부터 오역이다.) 이 책은 미국인들의 마음을 적지않게 흔들었을 것이고, 또 이 책이 한동안 베스트 셀러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마도 미국의 대 아프가니스탄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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