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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vs 율곡, 누가 진정한 정치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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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대율
댓글 0건 조회 5,942회 작성일 12-06-0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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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vs 율곡 누가 진정한 정치가인가>를 읽고

봄 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도서관에서 학과공부를 하다가 집중이 안 되어 책을 좀 읽을까 하고 찾아보다가 눈길을 끈 책이 바로 <퇴계 vs 율곡>이란 책이었다. 과학고에 공대를 나왔기에 이들에 대해 잘 모른다고 자신을 합리화하기엔 매일 오천 원짜리와 천 원짜리 지폐를 보면서 별 느낌 없이 살아왔던 나 자신에 대해 반성함과 동시에 그래도 오천 원짜리에 나와 있는 율곡 이이가 조금은 더 진정한 정치가가 아닐까 하는 호기심으로 책장을 넘겨갔다.

책은 퇴계의 상소인 「무진육조소」와 율곡이 올린 상소인「만언봉사」를 통해 두 사람이 생각하는 정치에 대한 생각과 현실에서 이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전에 성리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던 나에게 책에 설명되어 있는 어려운 내용들을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크게 요약을 하자면 「무진육조소」에서 퇴계는 당시의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섯 항목을 주장했는데 참으로 두루뭉술하게 이야기를 해 놓았다. 반면, 율곡이 올린 「만언봉사」의 경우 당대의 현실을 분석하여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임금이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들과 백성들을 위하는 방법들을 제시하였다. 상소문으로 보았을 때 두 사람 모두 성리학적 이상 정치가 구현되어야 한다는 것에서는 의견이 일치했지만 율곡이 조금 더 실례를 들어가며 이해하기 쉽게 글을 써 놓은것 같았다. 두 사람의 상소문 외에도 이들이 현실에서 살았던 스타일 또한 다소 상이했다. 퇴계의 경우 관직이나 현실 정치에서 거리를 두고 학문과 교육을 통한 후학 양성에 집중했지만 율곡은 관료로서 임금을 보필하며 현실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 학자였다. 또한 이 책에서는 퇴계와 율곡의 만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퇴계가 58세, 율곡이 23세였을 때 이들은 처음 만났다. 율곡은 퇴계를 성현과 비교할 정도로 훌륭한 학자로 존경했고, 퇴계는 서른다섯 살이라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지만 젊고 어리면서도 재주가 뛰어난 율곡을 인정하고 둘의 교류를 즐겼다고 한다.

책을 읽고 든 생각으로는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에 매진한 퇴계도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보지만 실질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정치 일선에서 몸소 일을 했던 율곡이 조금은 더 진정한 정치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두 위인들이 붕당 정치가 변질되기 전 시대의 사람들로서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상소문에 올린 것을 보았을 때 적어도 출신 정당의 눈치를 보고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피지 못하는 다수의 현대 정치인들과는 사뭇 다른 것을 느꼈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도 퇴계와 율곡처럼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다고는 생각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치적 신념이 확고하고 개인적으로 부끄럼 한 점 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이러한 진정한 정치가가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동안은 지폐 속에서만 보아오고 잘 몰랐던 이 두 정치가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고, 그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캐치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소통하며 학문과 보통 사람들의 삶이 편해지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정치의 본질은 어느 시대에서나 같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좋은 독서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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