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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파리를 그리다 - 이택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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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승민
댓글 0건 조회 6,446회 작성일 14-04-1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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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파리를 그리다 – 이택광 (2011)

마네, 모네, 피사르, 르누아르, 램브란트, 세잔, 드가 … 이런 화가들의 이름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법하다. 약 1800년대 후반의 프랑스에서 시작된 인상주의 미술 양식을 즐기며 발전시켰던 당대의 거장들이다. 이들이 그렸던 그림들을 보면 사물을 사진처럼 정밀하게 그렸다든지, 신화적인 대상을 매우 아름답게 표현한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한번 보면 감탄해 마지 않는 작품들이다. 개인적으로 요즘의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미술과 달리, 나의 감성을 충분히 만족시켜주며 신선함을 안겨주는 작품들이 대부분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많은 미술 작품들 중에서 유독 그들의 그림에 주로 관심이 기울어졌다. 작년에는 대전과 부산 등에서 ‘모네에서 워홀까지’라는 미술 전시회를 열었었는데, 국내에서 인상파 작품을 만나기 어려운 경험을 생각하면 좋은 기회가 되었겠지만 아쉽게도 클로드 모네의 작품은 그의 27년에 걸쳐 그린 연작 ‘수련’ 중의 1 점만 들여왔기 때문에 나처럼 직접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같은 곳을 찾지 못한 사람이라면 보다 많은 그들의 그림을 직접 보는 것에 대한 갈망이 많아 아쉬움이 컸을 법 하다. 그래도 요즘 같이 좋은 세상에서는 비록 직접 작품을 감상하지 못할지라도 인터넷을 통해 어떤 그림인지 알 수 있는 행복한 시절에 살고 있으며, 이런 미술 작품들에 대해 좋은 해설서도 많이 나오고 있으니,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거장들의 작품에 대해 얼마든지 보고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인상주의 화가들에 대한 좋은 해설서를 접하였는데, 이광택 교수의 ‘인상파, 파리를 그리다’이다.

이 책은 파리와 파리를 그린 인상파 화가들, 그리고 그 시절을 살았던 당시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책의 제목은 동시에 19세기 후반의 도시 파리의 근대화에 따른 미술과 생활 양식의 변화를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다른 모든 ‘-ism’의 시작이 그렇듯 그 시절의 주류에 반하여 인상파 화가들이 등장하고 아방가르드 길을 걷는 이유를 찾기 위해 시작하는 글은 화가들의 인생역정과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그들이 등장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어가기 시작한다. 인상파가 등장하는 초기 시절에 미술작품을 인정받을 수 있으면서 화가로서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는 그 당시의 부호들이 관심을 가지는 작품들만이 걸릴 수 있는 살롱에 작품을 내는 것이었다. 그들이 관심을 가지는 그림 풍 이외의 작품들이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몇몇 화가들은 비평가들로부터 조롱의 의미로 인상파라는 이름이 붙어졌지만, 그 이후로 시대의 흐름은 그 몇몇 화가들에 의해서 바뀌게 되었다. 특히 인상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두아르 마네는 여러 차례의 낙선에 대한 반항적이며 혁신적인 작품을 내어 놓으면서 세상의 비난과 주목을 이끌게 되었는데, 그 작품들이 유명한 ‘풀밭 위의 점심’과 ‘올랭피아’이다. ‘풀밭 위의 점심’은 한적한 숲 속에서 목욕과 피크닉을 즐기는 남녀 두 쌍의 장면이 묘사되어 있는데,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대하게 되면 이 작품이 그렇게 아름답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으며 전혀 놀랍거나 획기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작품이 그려진 배경에는 주제와 형식뿐 아니라 기법과 의도까지 모두 놀라운 것들이 숨겨져 있었는데, 바로 그것 때문에 당시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관람자들과 비평가들을 분노하게 하였던 것이다. 잠깐 본문 속의 글을 보자,

‘기록에 따르면 마네는 처음에 [풀밭 위의 점심]에 나체 여인을 등장시킬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센 강에서 멱을 감는 여인들을 보고 영감을 얻어 누드를 그리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 영감은 거듭되는 낙선으로 성난 한 청년 화가의 오기이기도 했다. 벨라스케스의 기법을 흉내 낸다는 살롱의 비난에 대한 대응으로 그가 이탈리아 거장의 주제와 구도를 의도적으로 따라한 건 확실하다. 그의 친구 앙토냉 프루스트에게 "이걸 보여주면, 내가 이제 이탈리아 기법을 베낀다고 비난하겠지"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네는 미술사에 있어 최초로 개인전을 열어서 당시의 살롱에서만 평가 받던 것과 달리 작가의 이름을 걸고 한 곳에서 전시하여 관람자들을 모시고 평가 받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 이후로 인상파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그 시절의 마네처럼 기존의 미술 풍토에 억눌려 있거나 다른 화풍을 원했던 피사르나 세잔 등과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를 원하는 많은 화가들이 마네를 수령으로 받들고 밝고 새로운 회화관으로 인상파적 기법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당시의 정치, 문화, 사회의 변화, 특히 보불전쟁이나 자본주의 등을 통한 변화를 다양한 각도로 표현하였다. 그 이전 시대와 달리 빛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색채의 미묘한 변화 속에서 자연을 묘사하며, 빛의 문제, 밝음의 추구, 색체의 문제 등 순간적 자연의 모습을 표현하는 직관적인 기법을 이루어가며 그전까지 객관주의적이던 미술 사상이 주관주의로 옮아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여 이를 토대로 그 시대의 변화를 표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술 사상과 그 작품들을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고 감상하기 위해서는 제작 배경이나 표현기법, 미술사적 의의 등을 알고 있는 것이 보다 훨씬 재미를 가져다 주게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이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을 지은 저자 이택광 교수는 문화평론가로서 영문학과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을 통해 그림을 보는 독특한 그림읽기를 보여주었으며, 내가 즐겨 찾아 읽는 네이버의 네이버캐스트에서 ‘인상파 아틀리에’에서 연재하였던 글을 모아서 이 책을 집필하였다. 저자가 파리를 중심으로 그린 인상파 화가들과 파리의 모습을 시대적 문화적 계층적 배경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하여 다소 새롭게 알려주는 점이 이 책에서 가장 독특하며 뛰어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저자가 알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인상파 화가들의 삶에 대한 것이었으며, 우정, 사랑, 금전 문제 같은 일상적인 '사연들'을 통해서 시대와 불화했던 예술가들의 초상을 그려보고자 하였다. 나처럼 드가의 발레리나 작품들이나 모네의 아름다운 풍경들, 램브란트의 독특한 빛을 통한 작품 등의 인상파 미술이 아름답게 보이는 사람들이 그 화가들에 대해 더욱 알고 그림을 감상하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 추천한다. 같이 그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19세기의 프랑스 파리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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