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진의 서양화 읽는 법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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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 읽는 법 (1999) – 조용진
어릴 적 학교에서 미술 시간은 일주일 중 단 두 시간만 할애가 되었는데, 그 이어진 두 시간 동안 우리는 그림을 그리든지 혹은 조각 등을 만들어 제출해서 검사 받고 점수를 받았다. 그 다양한 미술 도구 및 재료 등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만 제외하면 난 미술 시간을 항상 즐거워했는데, 그땐 단 두 시간 안에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 제출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었다. 그래서 항상 제대로 된 결과를 제출하지 못하고 절반의 완성품을 제출하였었다. 어느 한 봄날에는 정물화를 그리게 되어 교탁 위에 올려져 있는 물건을 보며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그날도 역시 나는 제대로 완성을 하지 못할 것 같아, 허겁지겁 마무리를 지었고 그림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미술 선생님께서 다음 날이 식목일이니 원하는 학생은 휴일 동안 그림을 더 마무리하고 가져와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필 그림을 억지로 마무리하고 난 뒤에 선생님께서 왜 그런 이야기를 하셨나 하는 안타까움을 느꼈지만, 대충 그린 나의 그림이 마침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 가서 처음부터 다시 그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난 식목일 아침 일찍부터 집에 있는 과일과 몇 가지 물건을 한데 모아두고 그것을 보면서 데생부터 천천히 시작했다. 흔히 책의 앞부분에만 항상 손때가 가 있듯이, 그림 그리는 첫 단계인 데생은 나름 자신이 있어서 매우 흡족해 했지만 이제 약간 신경 쓰이는 색칠하는 단계에 도달하자 매우 천천히 한 부분씩 진행하였다. 그림이 완성 되었을 때에는 대충 저녁 먹는 시간이었으니, 혼자 대략 8시간 동안 그림을 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그림은 그때까지 그렸던 그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결과라고 혼자 기뻐하며 가족들에게 자랑하듯 보여주었다. 그때의 즐거웠던 기억은 내가 미술에 조금 관심을 가지는 계기를 가져오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그때의 두 시간은 미술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 분명하다.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면 예술은 결국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듯이, 미술 시간에 급히 표현한 작품을 통해 미술 실력을 평가하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작품들 역시 작가들의 말할 수 없는 노고의 끝에 겨우 얻어진 결과이며, 설사 작품의 제작 시간이 짧았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기본적인 표현 능력이나 실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수 많은 연습과 긴 시간을 바탕으로 독특한 영감을 통해 표현하였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렇게 남겨진 작품들을 마치 벽에 그려진 낙서를 보는 것 마냥 대하게 되면 그 작가들의 숨겨진 능력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무시해버리는 꼴이 된다. 그리고 수많은 명작들은 극한의 감정을 느끼거나 독특한 환경에 있는 작가를 통해서 탄생하는 경우가 많았고, 때로는 배경이나 인물 구도 등을 매우 치밀한 계산을 통해 표현된 작품들도 많았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미술 작품을 제대로 보아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작가가 그때까지 지내온 과거와 그 당시의 주위 상황, 신체적이거나 정신적인 상태 그리고 의도 혹은 목적 등이 반드시 있다. 흔히 말하는 것처럼 미술을 대할 때에는 그냥 보고 느끼면 된다고 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고 작품을 보게 될 때 우리는 작품을 ‘읽게’되는 것이다.
좋은 미술 작품들을 보다 재미있게 감상하기 위해 선택한 ‘서양화 읽는 법’ 이라는 책은 초보자에게도 아주 좋은 안내서이자 해설서이며, 개인적으로 미술 작품에 대한 이해의 목적을 위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서양화에 초점을 맞추어 작품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소품, 배경, 자세, 구도 등에 대해 배경 설명과 표현된 이유를 알려준다. 일단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의 그림을 보면 지식이 없이 감각적이며 감상적인 해석을 통해 감상하게 된다. 이 책은 이런 독자를 대상으로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모르는 작품을 먼저 보여준 이후에 서양 문화의 이해를 위해 필수로 여겨지는 그리스 신화 혹은 기독교 문화 등에 대한 설명을 해주며 작품 속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를 가진 것을 알도록 한다. 글을 읽는 이로 하여금 마치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마저 주게 되어 책을 놓지 못할 정도로 재미를 느끼게 된다. 나 역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오는 설명을 읽으며 같은 작품을 계속 보게 되면서 그림의 의미들이 머리 속에 들어오고 처음에 보았던 단순한 그림이 아닌 이야기가 머리 속에서 맴돌게 되었다. 중세 시대 이후에 왜 그림 그리는 능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으로 재능을 가진 천재가 등장하게 되었는지, 많은 그림에 등장하는 황금 사과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오른쪽 얼굴만 보여주는 여인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의 평소에는 몰랐던 것들에 대해 알게 되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몇 년 전에 조금 다른 이유(?)로 주목을 받으며 개봉한 ‘미인도’라는 영화가 제작 되기 전, 학부 과정 중 들었던 교양 수업 ‘미술을 보는 눈’을 통해서 미술 작품 뒤에 꽤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그때 신윤복의 그림들이 의미하는 바도 처음 듣게 되었다. ‘미인도’가 여주인공 때문에 유명해지기는 하였지만, 사실 영화 중간에 나오는 그림들이 의미하는 바에 대한 이야기도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었다. 바로 그것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미술에 대해서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진리이다. 아직 미술을 조금 멀게 느끼거나 혹은 보다 즐거운 감상을 하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한 번 읽어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어릴 적 학교에서 미술 시간은 일주일 중 단 두 시간만 할애가 되었는데, 그 이어진 두 시간 동안 우리는 그림을 그리든지 혹은 조각 등을 만들어 제출해서 검사 받고 점수를 받았다. 그 다양한 미술 도구 및 재료 등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만 제외하면 난 미술 시간을 항상 즐거워했는데, 그땐 단 두 시간 안에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 제출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었다. 그래서 항상 제대로 된 결과를 제출하지 못하고 절반의 완성품을 제출하였었다. 어느 한 봄날에는 정물화를 그리게 되어 교탁 위에 올려져 있는 물건을 보며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그날도 역시 나는 제대로 완성을 하지 못할 것 같아, 허겁지겁 마무리를 지었고 그림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미술 선생님께서 다음 날이 식목일이니 원하는 학생은 휴일 동안 그림을 더 마무리하고 가져와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필 그림을 억지로 마무리하고 난 뒤에 선생님께서 왜 그런 이야기를 하셨나 하는 안타까움을 느꼈지만, 대충 그린 나의 그림이 마침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 가서 처음부터 다시 그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난 식목일 아침 일찍부터 집에 있는 과일과 몇 가지 물건을 한데 모아두고 그것을 보면서 데생부터 천천히 시작했다. 흔히 책의 앞부분에만 항상 손때가 가 있듯이, 그림 그리는 첫 단계인 데생은 나름 자신이 있어서 매우 흡족해 했지만 이제 약간 신경 쓰이는 색칠하는 단계에 도달하자 매우 천천히 한 부분씩 진행하였다. 그림이 완성 되었을 때에는 대충 저녁 먹는 시간이었으니, 혼자 대략 8시간 동안 그림을 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그림은 그때까지 그렸던 그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결과라고 혼자 기뻐하며 가족들에게 자랑하듯 보여주었다. 그때의 즐거웠던 기억은 내가 미술에 조금 관심을 가지는 계기를 가져오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그때의 두 시간은 미술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 분명하다.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면 예술은 결국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듯이, 미술 시간에 급히 표현한 작품을 통해 미술 실력을 평가하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작품들 역시 작가들의 말할 수 없는 노고의 끝에 겨우 얻어진 결과이며, 설사 작품의 제작 시간이 짧았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기본적인 표현 능력이나 실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수 많은 연습과 긴 시간을 바탕으로 독특한 영감을 통해 표현하였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렇게 남겨진 작품들을 마치 벽에 그려진 낙서를 보는 것 마냥 대하게 되면 그 작가들의 숨겨진 능력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무시해버리는 꼴이 된다. 그리고 수많은 명작들은 극한의 감정을 느끼거나 독특한 환경에 있는 작가를 통해서 탄생하는 경우가 많았고, 때로는 배경이나 인물 구도 등을 매우 치밀한 계산을 통해 표현된 작품들도 많았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미술 작품을 제대로 보아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작가가 그때까지 지내온 과거와 그 당시의 주위 상황, 신체적이거나 정신적인 상태 그리고 의도 혹은 목적 등이 반드시 있다. 흔히 말하는 것처럼 미술을 대할 때에는 그냥 보고 느끼면 된다고 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고 작품을 보게 될 때 우리는 작품을 ‘읽게’되는 것이다.
좋은 미술 작품들을 보다 재미있게 감상하기 위해 선택한 ‘서양화 읽는 법’ 이라는 책은 초보자에게도 아주 좋은 안내서이자 해설서이며, 개인적으로 미술 작품에 대한 이해의 목적을 위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서양화에 초점을 맞추어 작품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소품, 배경, 자세, 구도 등에 대해 배경 설명과 표현된 이유를 알려준다. 일단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의 그림을 보면 지식이 없이 감각적이며 감상적인 해석을 통해 감상하게 된다. 이 책은 이런 독자를 대상으로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모르는 작품을 먼저 보여준 이후에 서양 문화의 이해를 위해 필수로 여겨지는 그리스 신화 혹은 기독교 문화 등에 대한 설명을 해주며 작품 속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를 가진 것을 알도록 한다. 글을 읽는 이로 하여금 마치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마저 주게 되어 책을 놓지 못할 정도로 재미를 느끼게 된다. 나 역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오는 설명을 읽으며 같은 작품을 계속 보게 되면서 그림의 의미들이 머리 속에 들어오고 처음에 보았던 단순한 그림이 아닌 이야기가 머리 속에서 맴돌게 되었다. 중세 시대 이후에 왜 그림 그리는 능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으로 재능을 가진 천재가 등장하게 되었는지, 많은 그림에 등장하는 황금 사과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오른쪽 얼굴만 보여주는 여인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의 평소에는 몰랐던 것들에 대해 알게 되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몇 년 전에 조금 다른 이유(?)로 주목을 받으며 개봉한 ‘미인도’라는 영화가 제작 되기 전, 학부 과정 중 들었던 교양 수업 ‘미술을 보는 눈’을 통해서 미술 작품 뒤에 꽤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그때 신윤복의 그림들이 의미하는 바도 처음 듣게 되었다. ‘미인도’가 여주인공 때문에 유명해지기는 하였지만, 사실 영화 중간에 나오는 그림들이 의미하는 바에 대한 이야기도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었다. 바로 그것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미술에 대해서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진리이다. 아직 미술을 조금 멀게 느끼거나 혹은 보다 즐거운 감상을 하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한 번 읽어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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