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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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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종경
댓글 0건 조회 6,145회 작성일 14-04-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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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영상 미디어의 시대다. 매체와 기기의 발달로 누구나 삶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복제할 수 있으며 시공에 관계없이 재현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의 삶 자체가 연속적이기에 공간과 시간을 재생시키는 영상이라는 매체는 현실과 매우 닮아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영상매체는 그것의 충분한 정보전달력으로 인해 인간이 가진 선천적인 감각능력과 사고력을 저하시키는 부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그러한 점에서 연속적인 우리의 삶을 불연속적인 순간으로 단절시키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은 영상 미디어에만 익숙해져 있는 우리의 의식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제공하는 수단이 된다.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하늘에서 본 지구> 사진전 역시 하늘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사진구도를 통하여 자연, 인간, 도시 등등 다양한 모습을 사진 속에 담아내며 지구와 인류가 동시에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에 대한 경각심과 더불어 많은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전시는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전시는 빙하, 만년설, 목화밭, 사막 등등 전세계 지구의 다채롭고 경이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2 전시는 도시와 농촌, 조선소 등 하늘에서 본 우리나라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외국의 유명 전시를 단순히 수입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의 교류를 통하여 ‘한국화’된 우리나라만의 것을 표현해준 전시라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3 전시는 말, 돼지와 인간들을 함께 찍은 사진이 전시된다. 본 전시를 보고 나면 한낱 짐승으로만 여겨졌던 가축들이 그 자체로 인간과 충분히 교감이 가능한 독립적인 인격체이며 하나의 생명체로서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존재임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 4 전시실에서는 작가인 얀 아르튀스-베르트랑 감독의 작업활동 모습과 동영상 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여러 전시 중 특히나 제 1전시실은 작가가 지난 20여 년 간 우리 지구의 초상을 기록하겠다는 열정으로 찍었던 수 많은 사진 중 핵심적인 사진만을 간추려 낸 것으로 사진 예술의 정수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끔 해준다. 그의 사진을 보면 속에는 일종의 다큐멘터리가 있는가 하면 추상 회화를 넘어서는 예술 사진이 있고, 또 역사적 기록들도 있다. 하지만 정작 작가의 사진 예술이 위대한 것은 우리 지구촌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예술성과 메시지를 한 장의 사진에 모두 녹여내는 그의 탁월한 감각에 있다. 전시된 사진의 아름다운 구도에 취해 얼핏 보면 모든 사진들이 단지 지구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좀더 세심하게 보면 각각의 사진들은 지구환경 문제와 아프리카인 들의 비인간적 노동력 착취, 혹은 이슬람 여성의 할례와 같은 심각한 사회, 환경 문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작가에 의해 세심하게 의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찰나의 사진을 통해 하늘에서 본 지구의 아름다움과 그에 가려진 지구촌 곳곳의 아픔을 의도적으로 중첩시킴으로써 미래 세대들에게 평화와 조화 속에 살 것을 이야기 한다. 영상 메시지를 초월하고도 남는 사진 기록의 ‘도덕적 힘’을 이번 사진전은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진은 정적이다. 또한 사진은 회화적이다. 정지된 순간의 공간의 이미지를 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진은 기본적으로 서사를 담을 수 없다. 하지만 본 사진전을 따라가다 보면 사진의 각각의 사연들 앞에 서서 한편의 잘 엮어진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결국 아름다운 지구촌에 당면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우리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 지구가 바로 예술로 승화되는 곳, 아름다운 이번 전시회를 꼭 경험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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