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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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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훈
댓글 0건 조회 1,236회 작성일 25-06-18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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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 허먼 멜빌의 '모비딕'를 읽고 -




 '모비딕'은 허먼 멜빌의 소설로, 19세기 미국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 중 하나이다. 소설의 중심 인물인 에이해브 선장은 과거 '모비딕'이라는 거대한 흰 고래와의 사투에서 다리를 잃은 인물이다. 그 후 그는 온 생애를 '모비딕'에게 복수하는 데 바치기로 결심하고, 배 피쿼드호에 승선한 선원들을 이끌고 자신의 뜻을 위해 집요하게 바다를 누빈다. 피쿼드호의 선원이자 화자이기도 한 '이스마엘'은 이 복수극을 냉철하게 바라보며, 항해의 전 과정을 기록한다. 항해 중, 에이해브는 계속해서 모비딕을 추적하며 점점 더 광기에 휩싸인다. 결국 그는 모비딕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고, 피쿼드호는 침몰하며 선원 대부분은 죽음을 맞는다. 그 속에서 오직 이스마엘만이 살아남아 이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게 된다 


 '모비딕' 은 맹목적인 목표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과정에서 오는 사고의 마비가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에이해브 선장은 분명히 강렬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지만, 그의 목표 달성을 향한 집념은 점차 맹목적이고 무자비한 형태로 변질된다. 그는 자신의 복수심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배를 이끈다. 결국 그는 자신뿐 아니라 함께한 선원들까지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게 된다.


 이 소설의 에이해브 선장이 현대 사회의 우리와 겹쳐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만이 옳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은 그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현대인들은 점점 자신이 믿는 것만이 진실이며,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은 틀린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본인만의 어긋난 신념이 강해진 사람들은 마치 에이해브 선장이 모비딕에게로 무모하게 돌진하듯이,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옳다고 믿는 목표를 맹목적으로 이루려 하고 있다. 다만 무서운 점은, 모비딕은 작중 실제로 존재하는 고래이지만, 현대의 에이해브 들이 돌진하는 모비딕은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에이해브는 모비딕에게 다리를 잃었기에 분노에 휩싸였다. 비록 그 방향성이 옳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보면 그 심정에는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에는, 존재하기 확인하기도 쉽지 않은 모비딕에게 자신의 다리를 잃었노라 주장하는 에이해브들이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 그 다리를 잃었다는 사실을 본인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본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다리가 없지 않을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에이해브 선장이 그랬듯이, 자신의 다리를 앗아갔다고 생각되는 모비딕을 향해 맹목적으로 분노를 쏟아내는 삶을 살아간다. 실제 자신의 분노의 대상인 모비딕과 마주치기라도 한 에이해브와는 다르게, 현대의 에이해브들이 과연 맹목적인 분노와 돌진 끝에 자신이 모비딕이라 부르짖는 존재와 만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회와 정보의 바다에서 살아가는 모비딕이라는 존재는 있을수도 있고, 혹은 없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비딕을 쫓는 과정에서 에이해브들은 분명, 주변 선원들을 모두 죽음으로 몰아넣지는 않더라도, 힘들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맹목적으로 허황된 모비딕을 향해 돌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피폐하게 만든다.


 이제 다시한번 확인해 보자. 과연 당신의 삶의 목표이자, 제거해야 할 대상은 모비딕은 정말로 존재하는 것인가? 그것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럴 때일수록 소설 속 '에이해브' 가 아닌, '이스마엘'처럼 한발짝 떨어져서 냉철하게 상황을 바라보는, 그러한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을 봐도 답은 나온다. 에이해브와 주변인들은 모두 죽었고, 한발짝 떨어져있던 이스마엘은 살았다. 존재하지 않는 모비딕에 대한 광기에 휩싸여 스스로 침몰할지, 아니면 광기에서 한 발짝 떨어져 삶을 영위할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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