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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光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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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원묵
댓글 0건 조회 1,005회 작성일 25-08-1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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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光復)

윤동주 시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를 읽고


 나는 자랑스럽게도 국가유공자의 후손 집안이다. 외할아버지께서는 부사관으로서 월남 전쟁에 참전하시어 공을 세우셨고, 국가에서 이를 기리어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하였으며 외할아버지께서는 현재 현충원에 안치되어 계시다. 이러한 혈통 때문일까. 어렸을 때부터 역사 과목에 흥미가 많았었다. 그런 의미에서 특히 올해 광복절은 1945 년 8월 15일로부터 광복(光復) 80주년이 되는 날인데, 그래서 이와 관련된 문학 작품을 찾아 읽게 되었다.


 1910년 8월 29일. 한일병합조약이라는 이름 하에 우리나라는 일제에게 완전히 국가를 빼앗기게 된다. 이는 경술년에 일어난 국가의 수치라고 하여 ‘경술국치’ 라 불리며, 해당 사건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가 시작되었다. 이후에는 다양한 방향으로의 독립 운동이 전개되었다. 그 중 크게 몇 가지를 말해보면,

  1. 외교 독립 운동

  2. 무장 투쟁 운동

  3. 실력 양성 운동

  4. 민족 수호 운동

이 있을 것이다.

 한편 이러한 운동들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한 소년이 있었다. 이 소년은 억압적인 현실 속에서 직접적인 저항 운동에 뛰어들지는 못하였고, 한 발 뒤에 물러서서 후대에 남길 문학을 남기었다. 이 소년의 이름은 ‘동주’ 에 성은 ‘윤’ 이다.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자화상(自画像)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드려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드려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윤동주의 문학 작품은 '본인에 대한 부끄러움’ 이라는 감정을 기저로 한다. 단순 개인적인 수치심을 넘어, 일제 강점기 시대 앞에 무력하게 서 있는 자신을 성찰하는 양심의 감정인 것이다. 그는 직접 무장하여 싸우지는 못하는 것에 대해 굉장한 부끄러움을 느꼈으나, 문학이라는 또 다른 전선에서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다짐하며 살아갔다. 그 다짐은 <서시〉의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라는 구절로 압축 되어 전해진다. 그렇게 윤동주는 당시 본인의 느끼는 심정들에 대해서 가감없이 문학 작품에 담았고 그것은 후대에 전해져 울림을 주고 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한다. 그러한 문제들을 받아들이는 방식, 해결하는 방식 역시 다양하다. 또한 매일매일 많은 선택의 순간들과 마주한다. 그러한 순간들 마다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할까. 그것은 윤동주 시인이 그랬듯이,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가는 것’ 에 있다고 느낀다.


 흔히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 이라고 한다. 여기서 역사란 거시적으로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사건들일 것이고, 미시적으로는 당장 어제의 나 역시 역사의 일부일 것이다. 특히 그렇기 때문에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정원묵’ 이라는 이름의 거울을 다듬어 가는 과정이다. 윤동주 시인의 거울은 ‘자화상’ 시의 우물이었을 것이다. 우물을 반복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성찰하고 사색하며, 자신의 벌거벗은 감정과 마주하며 부끄러움을 느끼고 떳떳함을 향해 나아갔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 현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중반의 청년으로서, 반도체를 전공하는 대학원생으로서, 누군가의 친한 친구로서, 나의 우물과 마주하려 한다. 나의 생각과 감정들이 어떠한지, 그에 따라 어떠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 돌이켜 보고 떳떳히 살아가고 있는지 곱씹는 과정을 통해, 정원묵 이라는 거울의 순도를 점점 높여나가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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