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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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
한비야... 나는 여태껏 그녀에 대해 어릴 적 꿈꾸었던 “걸어서 세계 일주”를 실현하기 위해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7년간 세계 곳곳의 오지를 누빈 사람, 그리하여 ‘바람의 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왜 그렇게 했을까 궁금하기도 했었다. 또 너무 무무한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한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에 출현한 그녀를 보고 다시 그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관심이 그녀가 쓴 책을 읽어보면 그녀의 생각을 좀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읽게 된 책이 바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이었다. 그녀가 쓴 책은 많지만 이 책을 먼저 읽고 싶었던 이유는 책 제목에서만 봐도 새로운 도전을 우리에게 암시 한다고나 할까? 나도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은 그런 동기부여를 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생각과는 달리, 세계일주가 아닌 긴급구호활동이야기를 담고 있다. 긴급구호라니? 나는 세계의 곳곳의 오지를 여행하는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그것이 어떤 일을 하는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긴급구호는 한마디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신속히 살려내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병원으로 생각하면 응급실쯤 된다고 한다. 처음에 그 일을 맡았을 당시에 그녀도 이 일을 자신이 해낼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새로운 일에 도전 한 것이다. 공부하기 싫다며 주어진 환경만을 탓하고, 나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웠던 나...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찾아서 해봤을 리는 당연히 없었고, 생각조차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뉘우침과 함께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생각해보며 긴급구호 현장 그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나에게는 전쟁으로 더 익숙했던 나라 아프가니스탄, 하지만 그곳에 전쟁보다 더 참혹한 어린 아이들의 굶주림과 가난... 그곳에서 그녀는 전쟁으로 인한 피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보게 된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를... 그것은 바로 어린이들이었다. 한창 꿈을 키워 나아가야 할 그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만졌던 지뢰로 인해 장애를 가지거나 부모님이 없어 가난이 반복 되는 현실은 너무 슬퍼서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어쩌다 이 나라에 태어나서 저런 고생을 하는지...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곳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에이즈라는 무서운 병마와 싸우는 사람들 그리고 굶주림으로 허덕이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자연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티 없기 맑게 자라나라야 할 아이들이 이 나라 이곳에 태어난 이유만으로 에이즈 고아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디에스라는 열여섯 살의 소녀의 이야기는 아프리카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어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에이즈는 먼 나라 이웃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까운 중국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점점 늘고 있는 병이라고 들었다. 그렇기에 이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구호활동이었다. 그것이 자신들이 도움을 받고는 있지만 자존심은 지켜주는 것, 또 새로운 희망을 키우는 일이다. 그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순박한 주민들의 모습 또한 감동이다. 솔직히 나는 우리나라도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왜 굳이 외국을 지원해 주여야 하나 그렇게 해줘도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지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내 생각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나의 궁금증을 풀게 해 준 새로이 알게 된 사실 때문이다. 현재의 월드비전이라는 세계적인 구호단체의 발생지가 바로 우리나라라는 것이다. 1950년 전쟁을 겪고 난후 고아와 미망인을 도왔고, 전쟁이 끝난 후부터 1990년까지 우리나라에 해외 원조가 들어왔다고 한다. 1990년대라면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올림픽을 치렀고, 어느 정도 후진국을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때까지도 우리나라가 외국의 도움을 받았다니... 그런데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그야말로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국을 향해가고 있고, 스스로 자국민을 보호할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그 은혜를 갚아야할 때가 왔다. 우리나라를 보고 그들도 새로운 희망을 얻을 수 있게 말이다. 언젠가는 지금의 고통을 이겨내 그들도 모두 꿈을 가지고 멋진 삶을 살아가는 것, 나 또한 꼭 그렇게 되길 바란다.
그녀가 구호활동을 하는 나라는 특히나 전쟁 중인 나라도 많고, 식량난을 겪는 나라들이 많았다. 특히 위험지역이 많은 나라의 구호활동은 그야말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긴급구호활동이다. 하지만 이 긴급구호활동은 긴급구호요원들의 마음가짐만으로는 되는 일이 아니다. 전쟁으로부터의 위협뿐만 아니라 말라리아와 같은 무서운 병으로부터의 위협 등 수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급구호요원이 납치된다고 하여도 그의 몸값은 없다고 한다. 납치범들과 몸값협상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구호활동을 하면서 대부분 후원금으로 진행되기 때문인데, 그녀도 구호활동을 하면서 잊지 못하는 후원금이 있었다. 그것은 유치원생이 모은 용돈, 백혈병으로 죽어간 어느 초등학생의 부모님이 보내온 돈, 사법연수생의 첫 월급 등 개인마다 그 돈의 사연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나이를 불문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은 사람들을 돕고자 했던 따뜻한 마음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경제 사정이 어려울수록 후원금이 더 늘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들 보다 더 어려움에 처해있는 많은 사람을 돕기 위해서란다. 나는 여태껏 용돈을 내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쓰는 것 밖에 몰랐었다. 내가 가진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돈의 가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한 사람 한사람의 목숨이 소중하다는 걸 그리고 그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살리고자 하는 것이 긴급구호요원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지닌다는 것에 감동했다.
책에 소개되었던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부터 이라크, 네팔 등의 오지국가나 지금 참상을 겪고 있는 다양한 나라에서 그녀가 했던 자원봉사 체험들이 책 곳곳에 묻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소개된 나라이외에도 구호가 필요한 나라들이 현재 많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궁금한 점이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정한 책의 제목. 그녀는 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고 정했을까? 지도 안에도 수많은 나라가 있는데 말이다. 책에서 기술된 내용들은 전반적으로 그녀가 오지에서 봉사를 하면서 겪었던 경험들을 느낌 그대로 인간에 대한 연민의 정을 가지고 기술한 내용이다. 그러한 구체적인 경험과 체험보다는 글을 읽으면서 또한 읽기부터 가장 궁금했으며 읽고 난 이후에도 가장 감동으로 다가 온 것은 바로 제목이 주는 것이었다. 지도와 그 밖 그리고 그 밖으로 나아가라고 외치는 저자인 한비야의 목소리. 그것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그것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느낀 많은 지역에서의 연민과 고통을 공감할 수 있었으며 필자가 그러한 열악한 상황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인간과 인류에 대한 정 그리고 세계의 평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고는 있지만, 다른 나라의 전쟁이나 가난, 그리고 평화를 진정으로 기도하는 이는 몇이나 될지 말이다. 그리고 그 지도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지도 밖이라는 것도 그리고 행군하라는 것의 의미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또한 지금까지 살아왔던 나의 삶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자성의 계기가 되었다. 나도 그녀처럼 자신이 가진 장벽을 뛰어 넘어 열정을 가지고 어떠한 일에 도전을 할 수 있다면 도전하고 싶어진다. 내 가슴이 미치도록 두근거리는 그런 일을 하루 빨리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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