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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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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선진
댓글 0건 조회 6,154회 작성일 11-05-16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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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사고 방식에 산뜻하고 신선한 전환을 가져보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나일론이나 비닐대신 옛날 방식으로 새끼를 꼬아서 사용하고 풀이나 약초로 술과 효모를 만들어 먹고 남들이 버린 것을 주워다 쓰고 기름보일러 대신 연탄이나 나무를 때서 생활한다. 이 모든 것들이 기계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엉뚱한 발상이요 이런 생활은 고집하는 사람은 미친사람으로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묵은 밭을 일구는 데도 차례가 있다." 나이 쉰이 넘어서 저자가 깨달은 것이다. 모든 일에는 차례가 있는법이다. 일찍 끝내려고 서두르거나 건너뛰는 경우 일을 더디게하거나 망치기 쉽상이다. 그러나 그 당연함을 우리는 언제나 잊고 산다. 언제나 알고는 있지만 실천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순서를 차례로 밟다가는 경쟁사회라고 하는 요즘세상에서 남들에게 뒤쳐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처럼 마늘밭을 온통 풀밭으로 바꾸어 놓은 '잡초'들을 죄다 뽑아버렸는데 그 '잡초'가 '잡초'가 아닌 나물임을 알았을 때 나 자신도 후회했을 것이다. 지렁이가 살아 있는 땅에서 저절로 자라는 풀들 가운데 대부분이 잡초가 아니라고 한다. 살기좋은 세상에서는 '잡초같은 인생'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는데 내 손으로 씨앗을 뿌리지 않았는데도 돋아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적대시하는 세상, 바로 요즘 세상을 말하는 것 같다. 너무나도 적절한 표현이다. 정말로 '잡초'가 두렵다면 '잡초'와 공존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잡초'를 이겨낼 농작물을 심고 가꾸어야 할 것이다.
과거를 기르는 문화, 현대를 만드는 문화라 했다. 정말로 그렇다. 자연에는 쓰레기가 없다. 인간은 쓸모있는 것만 만들어내고 자연의 힘을 쓸모있는 것을 기르고 만드는 데로 돌리려 힘썼다. 살아가는데 쓸모없는 것은 만들지 않았다. 따라서 쓰레기가 없었다. 그러나 만드는 문화는 쓰레기 문화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딜가나 쓰레기 전쟁이다. 돈만된다면 무엇이든지 만들어 낸다. 필요없는 것도 이용가치가 없는 것도 만든다. 기르는 문화에서 오래된 것이 좋은 것이라면 만드는 문화에서는 새로운 것, 최신의 것이 좋은 것이다. 따라서 상품의 수명이 단축될 수 밖에 없고 자연히 쓰레기는 쌓여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기업들도 문제지만 그것을 쓰는 사람들의 생각도 문제이다. 유행에 뒤졌다하여 버리고, 조금 더 불편하다해서 버리고, 남 보이기 부끄럽다해서 버리고 새것을 사들이는 버릇, 이 버릇이 오래가다 보면 나중에는 부모형제마저도 버리게 되지 않을까하고 저자는 말하는데 현대판 고려장으로 부모를 내다버리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버릇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접하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라다크와 반대되는 입장이라는 것이었다. 라다크는 자연과 동화된 삶에서 현대 문명을 접하게 되면서 변하되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것이라면 이 책은 현대 문명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하는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책을 읽으면서 똑같이 느낀 것이 있다면 '문명'이란 무엇일까라는 것이다. 대부분 문명이라는 것을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결코 좋은 것만은 못된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이웃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자신만 생각하고 자기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변했고, 자연과 함께 생활하던 사회에서 자연을 쓰레기로 만들어 버리는 사회로 만든 문명을 결코 좋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느낀것이라면 자연에서 문명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은 쉽지만 문명세계에서 자연세계로 되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문명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그 때의 거부감이 적지만 그 문명을 버릴때는 사람들의 달갑잖은 시선과 언행과 제도적 문제 등 많은 어려움을 뚫고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문명을 버리지는 않아도 최소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돌아가는데는 무던히도 많은 시간이 걸릴것이다. 그리고 문명을 받아들이면 모두 잘됐다고 하지만 그 좋은 것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을 좋은 것이라고 칭찬할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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