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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선택을 이끄는 힘 - 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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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택용
댓글 0건 조회 6,070회 작성일 14-04-1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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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소변이 변기 밖으로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소변을 흘리지 않는 당신이 문화시민입니다.’ 라는 명령조의 어투가 과연 효과적일까. 네덜란드의 한 공항 화장실에는 남성용 소변기 중앙 부분에 검정색 파리를 그려 넣음으로써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을 80%나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넛지‘란 단어를 영어사전을 보면 ‘팔꿈치로 살짝 찌르기’라고 되어있는데, 책에서는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뜻한다. 옆 사람의 팔을 잡아끌어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단지 팔꿈치로 툭 치면서 어떤 행동을 유도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위의 예처럼 명령조의 경구문은 반감을 불러일으키며 부드러운 표현이라 하더라도 조종당한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는 없다. 수긍은 하면서도 못마땅한 뒷맛이 남는다. 하지만 간단한 파리 그림을 통해 타인의 선택 및 행동을 변화시키는 강한 동력,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경제적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행동을 변화시키는 힘이 바로 넛지다. 저자는 편견 때문에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들을 부드럽게 넛지함으로써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령, 단지 ‘내일 투표할 거냐?’고 묻는 것만으로도 실제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일상적인 이야기로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넛지의 생생한 사례들이 소개된다. 예를 들어 투표율이 좋지 않다는 보도는 시민들의 투표율을 오히려 낮춘다고 한다. 그보다는 투표를 하자고 권고하면서 투표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킬 때 투표율이 높아졌다는 결과는 흥미로웠다.

사실 이 책은 행동 경제학에 관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행동경제학의 주장인 경제주체로써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임이 사실이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제도의 도움이 필요 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정확한 계산, 합리적 판단,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완벽한 인간. 이를 전제로 발전해 온 아담 스미스 이래의 경제학은 빛나는 이론적 정합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실과는 괴리를 보여 왔다. 감정적이고 모순 덩어리인 인간의 불확실하게 선택하는 경제행태를 간과하고 지극히 합리적인 존재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이 여러 차례 지적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더 높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대안이 바로 코앞에 있는데도, 그 대안을 쫓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에서 그쳐버린다면 행동경제학의 메시지는 그냥 살아가는 사람들의 영양가 없는 이야기에 그칠지도 모른다.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임은 굳이 주식 등의 금융 투자의 예를 들 필요도 없다. 담배를 많이 피우면 페암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당장의 쾌락 보다 결과적인 경제적인 손실이 더 크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쉽게 금연하지 못한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듯 넛지를 이용해서 사회를 크게 변화 시킬 수는 없다는 한계점은 분명 있지만 사회 시스템에 넛지의 원리를 최대한 적용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이 책을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읽어보도록 추천한 까닭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넓게 생각하면 공무원들이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넛지를 가해 보다 나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책 두께만 보고 겁부터 먼저 먹을 수 있는데, 이론적인 설명보다는 이 주장을 입증하는 흥미로운 사례들이 가득 담겨있어서 의외로 페이지들은 쉽게 넘어갔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후에 달라진 점은, 일상 곳곳에 숨은 넛지를 발견하는 눈이 생겼다는 사실이다. 책에서 예로 든 보험, 펀드 등의 소재는 이미 누구나가 경험해보았을 법한 것들이었다. 흔히 인터넷을 통해 유용한 프로그램을 설치하면서 무심코 ‘다음’을 빠르게 클릭하여 지나쳤던 디폴트 설정들이 현재 내 인터넷 메인 페이지를 해당 사이트로 바꾸어놓았다는 것도 사실은 선택 설계자들의 꾀에 넘어간 것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가장 큰 깨달음은 사회, 정치적이나 경제적 관점에서의 넛지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행동결정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도록 내 자신에 대한 넛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과 이 후에 리더의 자리에 서있을 때 넛지를 이용한 구성원의 행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부드러운 리더쉽을 갖도록 해준 것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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