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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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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종경
댓글 0건 조회 5,924회 작성일 14-04-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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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초 연말이 되면 늘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지만, 작년만큼 많은 생각들이 복잡하게 머리를 어지럽힌 한 해도 없었던 것 같다. 보통은 하루 이틀 그 해의 아쉬웠던 순간들을 되돌아보며 새해를 다짐 하곤 했는데 그것보다는 지난 몇 년간의 삶과 현재의 나를 돌아보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것은 앞으로 더 이상 내 나이 앞에 '2'자를 붙일 수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때문이지 않았을까. 누군가는 아무것도 이루어놓지 못한 20대의 마지막을 알리는 종소리에 눈물을 흘릴 것 같다고 했고, 누군가는 다가올 30대의 다이내믹한 삶에 대한 기대로 충만하다고 했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29 살들에게 그 시간들이 썩 유쾌하게 다가오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물리적으로 보면 작년에서 올해로 넘어가는 시간이나 올해에서 내년으로 넘어가는 시간은 단절된 것이 아닌 과거로부터 미래로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연속된 시간들 중의 한 찰나 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새해가 새로운 형태의 출발점이 되고 20대와 30대를 가르는 다소 괴로운 심리적 시간의 간극이 어쩌면 과거를 돌이켜보고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게 해주는 긍정의 시점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나는 이제 30대가 되었고 어린 시절의 나는 ‘삽십’이 되면 지금보다 훨씬 고상해질 뿐만 아니라 지혜로워 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나는 삽십이 되어서도 여전히 노는 것을 좋아하고 농담따먹기를 즐기며 이른바 올바른 결정을 내릴 줄 아는 현명한 어른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면 지혜로워져야 한다는 이상과 그렇지 않은 현실 속에서 평범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그에 대한 대답을 나는 이 책 ‘프레임’에서 찾았다.

책 ‘프레임(Frame)’은 최인철 교수가 행동경제학의 ‘프레임’이라는 개념을 통하여 우리가 세상을 어떤 틀로 바라보고 매 순간 삶을 어떤 식으로 선택하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고 따라서 그러한 우리 마음의 원리를 아는 것이 좀 더 지혜로워지기 위한 첫 출발점이라고 얘기한다. 여기서 우리는 지식이 아닌 지혜롭다는 것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는데 최인철 교수는 그러한 지혜를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으로 규정짓는다. 자신이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사이의 경계를 인식함으로써 그 한계 밖에 존재하는 새로운 곳으로 다가갈 수 있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야말로 오늘보다는 내일, 내일보다는 미래에 더욱 지혜로운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사전적으로 프레임은 흔히 창문이나 액자의 틀, 안경테를 의미한다. 이것은 모두 어떤 것을 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책에 따르면 심리학에서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한다고 한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관조하는 사고방식, 세상에 대한 비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올바른 프레임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들 개개인의 마음의 창이 좁은 영역만을 향해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보다 지혜로워 지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특히나 7번째 장에는 앞장에서 제시된 편협한 프레임의 함정에 빠졌을 때 벗어나는 효과적인 10가지 방법이 제시되어 있어 매우 유용했다.

올바른 프레임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신의 삶에 올바른 기준을 세운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18세기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벤저민 플랭클린이 자기 성찰을 통하여 13가지 덕목을 결정하고 인생의 좌우명으로 삶은 것이나 율곡이 스스로 경계하는 글인 자경문을 지어 일생에 걸쳐 실천하고자 노력하여 역사에 남는 현인이 된 것은 이러한 마음 수양의 기본 자세가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근본 원리임을 의미한다.

우리는 매일 수없이 많은 선택의 상황에 놓인다. 삶의 상황들은 일방적으로 주어지지만, 그 상황에 대한 판단의 기준은 철저하게 우리 자신이 선택해야 할 몫이다. 선택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자신만의 올바른 프레임을 갖고 있는가 아닌가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 주며, 바로 그 능력이 지혜의 핵심일 수 있다.

잉게보르크 바하만은 ‘삽십세’란 나이가 그저 앞만 바라보고 달리다 처음으로 뒤를 돌아보는 인생의 반환점이라 했다. 사실 너의 삼십세가 나에게는 사십세가 될 수 도 있다. 인생에 있어서 누구에겐 늦었을 수도 아니 이를 수도 있는 이 시점에서 이 책을 통해 나의 선택이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현상 유지적이진 않았는지 그 선택이 어떻게 나쁜 쪽으로 프레임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흔들리지 않는 그러나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유연한 프레임, 보다 지혜로운 가치관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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