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불행을 행복하게 받아들이기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박종경
댓글 0건 조회 6,384회 작성일 11-02-16 01:13

본문

여기 조건만 보면 완벽한 남자가 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유명 잡지회사의 CEO라는 직책, 그에 따른 재산, 그리고 매력적인 얼굴과 뛰어난 사교성까지.. 이렇듯 넘치는 행복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는 항상 무언가를 잃은 듯 삶을 소진하며 쾌락만을 쫓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남자에게 크나큰 불행이 찾아온다. 단순히 즐기는 파트너라고 생각했던 한 여인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지 않고 또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주자 그와 동반자살을 시도하여 차량 추락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여인은 즉사했고, 그는 살아남았으나 잘생긴 얼굴이 흉측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이로 인하여 자신감을 잃고 이제야 말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한 여인에게서 결국 버림을 받는다. 언제나 행복할 것만 같았던 이 남자에게 불행은 해일처럼 밀려들어왔다. 형편없이 망가진 얼굴에 고통스러워하던 그는 더 이상 자신의 불행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불행을 지워버릴 것을 결심한다. 냉동인간인 상태로 꿈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꾸는 자각몽(Lucid dream) 프로그램에 들어갈 것을 요청한 것이다. 그 남자는 과연 영원히 행복했을까?

톰크루즈는 영화 바닐라스카이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완벽한 삶에서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한 인간의 일그러진 삶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바닐라스카이는 스페인 영화 오픈 유어 아이즈를 새롭게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당시 오픈 유어 아이즈에서 여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페넬로페 크루즈가 이 영화에서도 동일한 여자 주인공 역을 맡아 섹시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사실 이 영화는 영어 공부하기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본 것이었는데 현실과 가상현실, 로맨스를 접목시켜 몽환적이면서도 다양하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매우 훌륭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행한 삶에서 도피하기 위해 아름다움만이 있는 바닐라색 하늘 아래에서의 삶을 추구했던 그 남자를 통해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불행을 받아들이고 순순히 감내야 나가야 함을 배운다. 그는 꿈속에서 수술로 얼굴을 다시 회복시키고 사랑했던 여인과의 재회를 하는 등 행복한 삶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무의식속에 내재된 죄책감으로 인해 더 이상 행복한 삶을 지속할 수 없다. 나중에 자각몽 프로그램을 진행한 기술팀은 이것을 사소한 결함이라고 표현하지만 이는 인간이 불행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존재임을 말해주는 반증이다. 누군가를 희생시키면서까지 행복을 얻어야 하는가라는 죄책감은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며, 이는 자연스레 불행을 낳는다. 불행을 억지로 외면하면 할수록 더 큰 불행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영화 말미에 기술팀은 사소한 결함이 해결되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그에게, 아니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세상에 행복과 불행이 공존해 있음을 우리는 간과하기 쉽다. 모두다 행복한 삶만을 꿈꾸지만 행복한 삶은 불행한 삶이 있음으로 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불행한 삶을 기꺼이 끌어안을 용기와 인내를 갖추지 않은 채로 행복만을 원하는 것은 그래서 잘못된 삶이다. 오히려 인생을 좀 더 풍요롭고 조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불행해 대한 태도에 주목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행복은 누구나 잘 적응하지만 불행에선 인간의 나약함이 들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랄까.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도 가장 행복한 순간도 영원히 붙잡아 매어 둘 수 없다. 떠나갈 것을 알기에 아프지만 그러나 또 올 것을 알기에 미련없이 보낼 수 있다. 한살 한살 나이가 더 들어가면서 느끼게 된다. 낮음이 있으면 높음이 있고 어둠이 있으면 밝음이 있는 것. 마찬가지로 행복할 수만도 그리고 항상 불행하지 만도 않다는 것을. 이러한 자연의 섭리만 체득해도 우리의 삶이 조금은 쉽게 느껴지지 않겠는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