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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어른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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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승민
댓글 0건 조회 5,965회 작성일 11-02-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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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에서 수학 중이던 학생 하나가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해 듣기로는 또래보다 한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뛰어난 대회에 참가하여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졌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주위에서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들도 많았으며, 심지어 언론에도 몇 번 소개될 정도로 많은 이목을 끌었던 아이였다고 한다. 그리곤 학교의 다양한 인재 교육 방침에 따라 입학사정관제에 의해 들어왔지만 학교의 약간 힘겨운 학과 과정에 맞추기가 어려웠던지, 혹은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는지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되었단다. 자신의 목숨을 끊을 정도로 힘들었던 이유가 단지 몇 줄의 글로 표현할 수 있지는 않을 것이지만, 간혹 그런 소식을 들으면 항상 기분이 착잡해지며 도대체 얼마나 힘든 상황에 있었길래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항상 나오는 말들의 대부분은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이 주된 이유가 된다고 하는데, 요즘처럼 풍족한 시기에 왜 더욱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가는 것일까? 과연 우리가 부족했던 시절에 비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씨가 쓴 ‘어른으로 산다는 것’ 이라는 책을 보면, 어른스러워진다는 것은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알며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복잡하고 책임지는 것을 싫어하며 쾌락에 따라 살아가는, 나이는 어른이지만 행동은 아이 같은 사람들을 어른아이(Man child)라고 하며 제임스 베리의 피터팬에서 따와 피터 팬 신드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흔히 철이 안 들었다고 하는데, 사회가 복잡해지고 발전되고 있는 현재에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에 빨리 독립하려 하지 않고 계속 부모의 밑에 숨어 편하게 지내거나 해외 연수 등을 핑계로 졸업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경제적인 의무를 부모에게 의지한 채 어린 시절의 자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현실만 즐기려고 한다. 이들은 주로 책임감이 부족하며, 항상 불안해하고, 환상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으며, 다른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어한다.

안타까운 점은 이런 상황이 사회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청년 실업 등으로 알려져 있는 취직난 속에 경쟁이라는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미래를 불안하게 생각하다 보니 다시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 편안하게 있으려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갈수록 경제적인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부모들은 생계를 위해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아이들과 함께 있어주는 시간이 부족하자 미안한 마음에 아이가 원하는 것을 잘 들어주는 습관을 들어서,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게 되고 스스로 하려는 독립심이 약해지게 된다. 특히 사회가 부유해질수록 발전하는 사회 보장 혹은 복지의 혜택으로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심해지게 되기도 한다. 호주에 갔을 때 낮인데도 술을 먹고 길바닥에 누워 있는 많은 원주민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은 원주민이라는 이유로 노동 없이도 사회에서 넉넉히 주는 생활비를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이상의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놀고 먹는 백수의 생활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인류 역사의 약 98%는 매우 천천히 진행 되어왔는데, 최근의 세상은 갈수록 정글과 같이 복잡하고 험난해지다 보니 사람들의 심리상태가 그에 따라 가지 못하게 되며, 많은 불안을 느끼며 위축되어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약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며, 정신 질환에 대한 이야기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 혹은 심리학자들이 바라볼 때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우리 모두가 정신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스스로 이런 점을 인정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점이며, 이런 원인은 우리 나라의 사회 분위기 내에서는 정신 치료를 받는다는 것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선이 강해 남이 알아채지 못하게 숨기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주위에 알리지도 못하고 혼자 끙끙대다가 결국 최악의 상황까지 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점이 드러나는데, 바로 현실과 진단의 괴리가 발생을 하게 되며, 이것이 확정되어 사람들의 심리를 안정시키거나 정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인 예방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사나 학자들은 심각성을 계속 알려주고 있는데, 사회적인 현실은 그 사태를 알지만 모른 척 하고,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서는 각 가정에 그 책임을 돌리고 있다. 참으로 답답한 것인데,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왜 아이들이 배우는 학교에서 직접적으로 접근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학교라는 곳이 여전히 과거의 구조와 그 내용을 포함하여 지식 습득에 대해서만 최고의 효율을 생각하며 사회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전혀 발전이 이루어지지 못하며, 아이들이 신체와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어가는데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부분만 빼고 (오히려 안좋다고 멀리하라고 한다) 가르치고 있다. 사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학교를 졸업한 뒤에서 사회에 나와 부딪히며 배워가게 된다는 점에서 이 사회는 가정과 개인에게 매우 높은 책임감과 부담감을 전가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人間)이다. 인간은 사람 뿐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관계를 포함한다. 사회에서는 원하지 않아도 만나고 대하여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가 너무나도 중요하다. 개인의 심리조차 안정되지 못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좋아질 수는 없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어른이 되는 환경 조차 전혀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어른으로 산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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