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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통 아카펠라 공연의 진수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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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정훈
댓글 0건 조회 5,920회 작성일 11-03-1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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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스츠(The Solists)의 공연을 보고

이번 culture column은 요 몇 주간 한창 흥미를 들여 읽고 있는 워런버핏의 자서전 “스노볼”이란 책을 소재로 작성하려 야심차게 계획했지만, 그 어마어마한 분량 때문에 아직 다 읽어 내지 못해서 (책 두께가 무려 15cm 에 달한다) 이번 주는 지난 금요일에 다녀온 KAIST 문화행사에 대해 써볼까 한다. 마침 우리 culture column에 KAIST 문화행사에 대한 글이 뜸 했던 터라 오히려 잘 된 것 같기도 하다.

지난 문화행사는 “솔리스츠”라는 아카펠라 그룹의 공연으로 꾸며 졌는데, 이들은 1992년에 당시 MBC 합창 단원이었던 6명이 결성한 그룹으로 2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활동해 왔다. Bass에서부터 count tenor까지의 다양한 멤버를 갖춰 넓은 음역 대를 이룬 그들은 그룹 결성 초기에는 클래식, 재즈 등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다가 최근에는 아카펠라를 국악에 접목한 곡들을 선보여 해외 동포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작지만 끊임없는 변화와 틈새시장 공략이 근 5년간 지속된 국내 음반 시장의 침체기를 버텨온 비결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클래식부터 시작된 연주는 민요, 국악, 팝 재즈 그리고 동요까지의 다양한 퍼포먼스로 이어졌다. 본래 악기로 연주되어야 할 부분을 사람이 대신하여 연주하는 것이니 음정, 리듬과 더불어 호흡까지 별도로 신경 써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터인데도 그들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척척 공연을 이어나가면서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20년의 세월에서 나오는 경력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다. 이러한 여유로운 모습과 더불어 공연 중간에 띄엄띄엄 보여주는 익살스런 퍼포먼스는 그들의 공연을 눈을 감고 듣기만 하는 일차원적인 음악회에서 관객과 시청각으로 교감하는 입체적인 소통으로 승화시켰다. 아무리 인간이 낼 수 있는 극한의 음역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다 하더라도 사람의 목소리가 가지는 한계가 있을 터이고 그 때문에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비어있는 느낌” 이라는 아카펠라 음악의 태생적 한계를 그들은 이러한 퍼포먼스로 채워나가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 1층과 2층 그리고 2층 복도까지 꽉꽉 채운 수 많은 관객 앞에서 솔리스츠의 여유롭고도 깊이 있었던 공연은 약 1시간 반 동안 이어졌고 마지막에는 이상하리만치 많이 온 어린이 관객들을 위해 약속한 동요도 잊지 않았다.

그날의 공연은 그 내용만 보자면 매우 만족스러웠지만,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문화행사 자체의 운영에는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표는 반드시 오프라인으로만 발급되는 바람에 좋은 자리에 앉아 공연을 보려면 그날 저녁은 고스란히 반납 해야 된다. 그리고 표를 배분하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강당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표를 받기 위해서는 한 시간 이상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표를 온라인으로 발급해 주는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이것이 힘들다면, 관객이 많이 모인 공연에는 표를 배분하는 인력을 탄력적으로 배분하는 등의 융통성 있는 운영이 이루어 진다면 좋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공연 포스터에도 "THE SOLISTS"인 그들의 영문 팀명을 "THE SOLIST"로 표기하는 누를 범해 공연 운영에 아쉬움을 더해 주었다. 다른건 몰라도 이름을 잘못 부르는건 많이 서운한데 말이다.

그나저나, 4월 22일에는 우리 연구실의 첫 박사 졸업생이신 박영민 형님께서 너무나도 좋아라 하시는 “브로콜리 너마저”가 온다는데, 같이 갈 사람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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