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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를 던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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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중건
댓글 0건 조회 5,903회 작성일 10-12-2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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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석사생활을 하면서 내가 했던 문화생활은 대부분 몇몇 운동, 독서, 그리고 가끔 영화를 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대전이라는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란 서울과 같은 곳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접근하기 많이 불편한 편이긴 하다. 허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내가 좀 더 부지런히 돌아다니려고 노력하고 찾고자 했다면 널리고 널린 곳이 문화공간이다. 12일이였던 내 생일에 난 대전에서 하는 연극 겸 뮤지컬인 “피크를 던져라”라는 공연을 볼 기회가 생겼다. 2년 전쯤 본 연극이 마지막이었던 내게, 그리고 언젠가부터 계속 반복된 생활을 하던 내게 이런 기회는 나름 상쾌한 변화였다.

&nbsp그 동안 보아온 연극은 대학로의 소극장뿐이 몰랐던 서구 문화원의 공연장은 연극을 하는 곳보다는 밴드공연이 어울릴 듯한 곳이었다. 그럴 만 한 것이 “피크를 던져라” 포스터에는 “연극의 재미와 콘서트의 열기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라이브 콘서트형 뮤지컬”이라는 타이틀을 걸려 있었다. 실제로 연극의 내용은 한 밴드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배우들이 기타를 치고, 드럼을 두들기는 공연이었고, 이런 모든 것이 직접 라이브로 연주되었기 때문에 연극이 끝난 순간엔 내가 연극을 본 건지 어느 밴드의 공연을 보러 온 건지 헷갈렸다.

&nbsp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피크를 던져라’는 젊은이들의 밴드 이야기를 다뤘다. 어둡고 사회 비판적인 음악을 하는 밴드 ‘비온뒤 비’에 밝은 성격을 가진 스무살 지아가 합류하면서 겪게 되는 갈등과 변화를 그려냈다. 각양각색의 고민을 안고 있는 등장인물들은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혀 방황하지만, 그 벽을 한 단계씩 극복해가는 과정을 통해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nbsp극 중, 술에 취한 밴드 멤버들이 나누는 화음에 관한 이야기는 이 연극의 주제를 담고 있다.

&nbsp“계이름 ‘도’와 ‘시’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음 사이에 ‘미’와 ‘솔’이 들어가면 환상의 ‘CMj7코드’가 완성 되잖아요. 인생도 이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도미솔’로 이루어진 ‘C코드’처럼 완벽한 인생은 현실적으로 어렵죠. 주어진 상황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노력한다면 불협 화음이 아닌 멋진 화음을 낼 수 있어요.”

&nbsp밝고 낙천적인 ‘지아’와 어둡고 무뚝뚝한 ‘후니’는 위에서 이야기하는 ‘도’와 ‘시’의 관계이겠지만, 중간에 ‘미’와 ‘솔’을 담당해줄 밴드 멤버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은 아름다운 화음을 내며 멋진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nbsp가끔 연극이라는 것을 볼 때마다 느끼는 신선한 감동은 화면 속에 갇혀 연기를 하는 배우를 보다가 내 눈앞에서 넘치는 활력과 에너지를 가진 채 열연을 하는 배우들을 본다는 것이었다. 이런 배우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 나도 같은 에너지를 얻게 되는 그런 느낌이랄까? 더욱이 밴드를 소재로 한 연극이라 그런지 극의 마지막에는 사람들을 독려하여 무대 앞까지 나오게 했고, 극에 몰입된 사람들은 마치 록 밴드 콘서트에 온 듯 미친 듯이 앵콜을 외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보는 내내 열심히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드는 동안, 추웠던 몸은 어느새 더워졌고, 정신 없이 소리를 지르는 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nbsp가끔은 영화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고 배우의 열연을 느낄 수 있는 연극을 보는 것도 연구실 사람들의 문화생활수준을 한 층 더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연극이 아닌 가수의 콘서트를 가서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nbspP.S 제목이 “피크를 던져라”이어서 그런지, 연극 중간중간에 배우들이 연주한 뒤 피크를 객석을 마구 던졌다. 꽤 던진 것 같았는데, 그 중 하나도 못 받은 것이 굉장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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