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는 것의 어려움
페이지 정보

본문
손가락 하나를 다쳤다. 병원에 가보니 뼈에 금이 갔다며, 수술 얘기를 몇 번 꺼내면서 겁을 주더니, 결국 한 달 정도 반 깁스 상태를 해보며 상태를 본 후에 판단하자고 한다. 어릴 때부터 워낙 얌전하게 컸는지 사내 아이들이 한 번씩 경험하는 골절상을 나이가 한참 든 이제서야 겪게 되었다. 손가락과 손 전체에 부목을 대고 반 깁스를 한 이후 병원을 나서는데, 재미있게도 그 이후에 세상이 조금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학교로 돌아오기 위한 버스를 타는데, 운전기사님께서 내 깁스 한 것을 보시고 어쩌다 다쳤냐는 걱정의 말씀을 해주시면서 내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버스를 출발하신다. 학교 식당에서 밥을 타고 가려는데 배식하시던 아주머니께서 잠깐 기다려 라고 하시길래 뭔가 했더니 다른 한 분께서 오셔서 내가 앉을 자리까지 직접 식판을 옮겨 주신다. 매점에 가니 계산하시는 아주머니께서 나의 손을 보시고 평소와 다르게 몇 말씀을 건네어 주신다. 병 뚜껑 따는 것 등 두 손으로 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주위에서 친절하게 도와주려고 하셨다. 주위의 도움을 주는 분들에게 감사를 느끼며 우리나라에는 아직 마음이 따뜻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좋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 가슴 한 구석에서 매우 낯선 느낌이 동시에 든다.
수고로움을 덜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혼자서 어떠한 것을 할 수 없는 상태, 즉 불능의 상태에 있을 때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데 이 불능의 상태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도움을 주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 사이의 판단의 괴리가 생기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도움을 받으려고 하지 않지만 주위에서 도움을 주는 경우 또는 그 반대일 것이다. 내가 느꼈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주위에서 도움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도움을 주는 분들에게 거절하는 것 또한 예의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의 호의를 매우 고맙게 받아들였으며 실제로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한 그 분들은 누군가를 돕는 선행을 하셨다는 생각으로 스스로가 보람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므로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해 크게 거절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왠지 그들에게는 내가 불능의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더 보여주려고 하게 된다. 게다가 도움을 받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빚을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해 준 그분에게 나는 무엇을 해 줄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나는 길어야 두 달 정도 조금 불편한 생활을 해야 하는 정도이지만 우리 주변엔 평생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분들이 계신다. 우리는 때론 그분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판단이 들면 안타까워하며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우리가 그들에게 도움 받을 기회를 드리면 과연 그 분들은 그 상황을 어떻게 여길까. 내가 만약, 감히, 그들과 같은 처지라고 가정을 한다면 나는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대해주는 분들에게 더욱 감사함을 느낄 것이다.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거나 동정의 눈빛 혹은 말씀을 주시는 분들은 나를 불능의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판단을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스스로가 매우 비참함을 느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나를 동등하게 대해 주는 분들은 내가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불편함이지 불가능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부끄럽지 않게 해준다는 생각이다.
도움 받는 것이 편하지 않다는 생각은 도움 받는 것에 익숙해짐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아프리카에서 맨발로 다니던 사람들이 신발 회사에서 신발을 공짜로 준다기에 받아 신고 다니다가 더 이상 공짜 신발을 주지 않는다고 하자 맨땅을 신발 없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발을 약해져 있었기 때문에 결국 돈을 주고 신발을 살 수 밖에 없게 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이렇게 익숙해지다 보면 결국 스스로 하려고 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은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조금 느리고 남이 보기에 불편해 보이더라도 혼자서 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는 것은 자신을 더욱 장애가 없는 사람이 되는 길이 되는 것이다.
도움을 받기는 쉬울지 모르지만 도움을 주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그들을 위해서라도 도움을 건 내주려고 할 때는 조금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혼자의 힘으로만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서로 도와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최대한 남을 불편하게 하지 않고 혼자 할 수 있으면 노력 하는 것 또한 서로를 도와주는 방법일 수도 있다.
뜻하지 않게 손가락 하나를 다친 후로 너무 소중한 경험을 한 것 같다. 하지만 보고 있으면서도 보지 못하고 있던 것들을 조금이나마 보게 된 것이 조금 불편한 것을 대가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학교로 돌아오기 위한 버스를 타는데, 운전기사님께서 내 깁스 한 것을 보시고 어쩌다 다쳤냐는 걱정의 말씀을 해주시면서 내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버스를 출발하신다. 학교 식당에서 밥을 타고 가려는데 배식하시던 아주머니께서 잠깐 기다려 라고 하시길래 뭔가 했더니 다른 한 분께서 오셔서 내가 앉을 자리까지 직접 식판을 옮겨 주신다. 매점에 가니 계산하시는 아주머니께서 나의 손을 보시고 평소와 다르게 몇 말씀을 건네어 주신다. 병 뚜껑 따는 것 등 두 손으로 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주위에서 친절하게 도와주려고 하셨다. 주위의 도움을 주는 분들에게 감사를 느끼며 우리나라에는 아직 마음이 따뜻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좋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 가슴 한 구석에서 매우 낯선 느낌이 동시에 든다.
수고로움을 덜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혼자서 어떠한 것을 할 수 없는 상태, 즉 불능의 상태에 있을 때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데 이 불능의 상태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도움을 주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 사이의 판단의 괴리가 생기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도움을 받으려고 하지 않지만 주위에서 도움을 주는 경우 또는 그 반대일 것이다. 내가 느꼈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주위에서 도움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도움을 주는 분들에게 거절하는 것 또한 예의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의 호의를 매우 고맙게 받아들였으며 실제로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한 그 분들은 누군가를 돕는 선행을 하셨다는 생각으로 스스로가 보람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므로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해 크게 거절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왠지 그들에게는 내가 불능의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더 보여주려고 하게 된다. 게다가 도움을 받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빚을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해 준 그분에게 나는 무엇을 해 줄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나는 길어야 두 달 정도 조금 불편한 생활을 해야 하는 정도이지만 우리 주변엔 평생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분들이 계신다. 우리는 때론 그분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판단이 들면 안타까워하며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우리가 그들에게 도움 받을 기회를 드리면 과연 그 분들은 그 상황을 어떻게 여길까. 내가 만약, 감히, 그들과 같은 처지라고 가정을 한다면 나는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대해주는 분들에게 더욱 감사함을 느낄 것이다.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거나 동정의 눈빛 혹은 말씀을 주시는 분들은 나를 불능의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판단을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스스로가 매우 비참함을 느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나를 동등하게 대해 주는 분들은 내가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불편함이지 불가능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부끄럽지 않게 해준다는 생각이다.
도움 받는 것이 편하지 않다는 생각은 도움 받는 것에 익숙해짐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아프리카에서 맨발로 다니던 사람들이 신발 회사에서 신발을 공짜로 준다기에 받아 신고 다니다가 더 이상 공짜 신발을 주지 않는다고 하자 맨땅을 신발 없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발을 약해져 있었기 때문에 결국 돈을 주고 신발을 살 수 밖에 없게 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이렇게 익숙해지다 보면 결국 스스로 하려고 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은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조금 느리고 남이 보기에 불편해 보이더라도 혼자서 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는 것은 자신을 더욱 장애가 없는 사람이 되는 길이 되는 것이다.
도움을 받기는 쉬울지 모르지만 도움을 주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그들을 위해서라도 도움을 건 내주려고 할 때는 조금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혼자의 힘으로만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서로 도와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최대한 남을 불편하게 하지 않고 혼자 할 수 있으면 노력 하는 것 또한 서로를 도와주는 방법일 수도 있다.
뜻하지 않게 손가락 하나를 다친 후로 너무 소중한 경험을 한 것 같다. 하지만 보고 있으면서도 보지 못하고 있던 것들을 조금이나마 보게 된 것이 조금 불편한 것을 대가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 이전글백만번의 프로포즈 11.01.16
- 다음글끊임없이 상상하자 - 파라다이스 11.01.1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