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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딕스 판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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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영민
댓글 0건 조회 5,728회 작성일 10-10-15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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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인이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나름 유명한 사람의 전시회를 해서 보고 왔다고 했다. 원래 서울에서 전시 했으나 끝나고 대전으로 내려온 것이라 했고 9월말까지 전시하며 쉽게 보기 힘드니 기회가 되면 한번 가서 보라는 권유로 인해서 전시회를 보고 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지방의 큐레이터들은 서울에서 열리는 기획전시전이 어떤 것이 있는지 유심히 보고 있다가 괜찮은 것이 있으면 서울에서 일정이 다 끝나고 작품이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지방에 와서 며칠 더 전시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서울에서 시기를 놓쳐 못본 전시회가 있다면 지방에서 하고 있는지 한번쯤 찾아보면 된다고 했다. 아마 본인이 서울에서 보질 못해서 이번에 대전에서 전시하는 것을 본 듯 하다.

이번에 대전시립미술관에서 기획전시되었던 작품은 오토딕스의 판화전이다. 사실 보러 가기전까지 오토딕스라는 인물에 대해서 전혀 아는바가 없어 약간 찾아보았다. 의외로 현대의 작가였고 작품배경이 놀랍게도 1차 세계대전이었다. 이번 전시회의 개최 배경이 한국전쟁 60 주년 기념이라는 말의 의미가 새삼 와닫게 되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그는 실제로 1차 세계대전에 참가하였고 전쟁중에 수많은 스캐치를 그리고 그것이 나중에 작품으로 남겨졌다고 한다. 그런 그가 남긴 작품은 당연하게도 주제가 반전일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쟁을 주제로 한 판화 연작이 이번 기획전시전 작품이다.

전쟁을 주제로 한 것이니만큼 실제 전투장면과 전쟁터를 나타낸 장면이 많다. 영화나 기타 다른곳에서 접한 경험을 바탕으로 군복과 독가스전 만으로도 1차 세계대전임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 많았는데 특히나 에칭으로 만든 작품인 만큼 날카로운 선의 느낌과 컬러가 없는 흑백의 장면들이 전쟁을 주제로 한 것과 묘하게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전장을 배경으로 한 작품뿐만 아니라 도심속에서의 팔다리가 없는 구걸하는 군인이나 매춘부와 관련된 여러 작품들, 그리고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서커스 장면도 있다. 서커스 장면은 주변에 관람하고 있던 다른 사람에게서 얼핏 들었는데 오토딕스는 서커스에서 목숨을 걸고 쇼를 하는 것을 전쟁에 비유해서 그렸다고 한다. 무엇이든 해석하기 나름일 것 같다.

의외로 어린 애들도 와서 전시실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전쟁터의 장면들, 쓰러져 죽어있는 여러 적나라한 시체, 매춘부, 심지어 수녀를 강간하는 장면까지 있어서 사실 애들이 보기엔 문제있지 않나 하는 걱정이 좀 들던데 생각외로 무덤덤하게 다들 잘 구경하고 나가는 모습을 보니 뭐라할까, 애들이 전쟁의 참혹함을 이해하기엔 너무 순수한 것일까 아니면 이젠 이런 모습들은 더 이상 충격적이지 않은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당장 나만 하더라도 여러 폭력적인 영상을 이제 많이 접해봐서 그런지 참혹함은 알겠지만 쉽게 피부에 와닫지 않는것처럼 말이다.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기 위한 세계순회전이고 특히 한국전쟁 60 주년을 맞아서 열리는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런 참혹함이 이제 막 자라나는 다음 세대인 어린이들에게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고 느꼈던 약간의 모순된 상황이 인상깊었다. 전쟁의 참혹함이 다음 세대로 쉽게 전달되지 못하고 결국 다시 역사는 반복되고 마는, 그런 상황을 잠시나마 상상해보게 된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때까지 봤던 전시회중에 판화전은 램브란트 판화전이 유일했었고 이번이 두번째 판화전인데 대부분이 에칭작품인데 반해서 일부분은 애칭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면서 동시에 여러 색깔까지 입혀져 있는 작품들이 몇점 있었다. Color lithography 라고 나와있어서 찾아보니 한글로 석판화라는 뜻이다. 아...공정수업 시간에 lithography 가 석판에 글을 새긴다는 뜻으로 배웠던 것 같다. 대부분이 애칭 작품이다 보니 lithography 가 석판화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질 못했나보다. 옛날의 나와는 다르게 요즘은 어떤기법으로 작품을 제작했는지도 상당히 관심이 가기 시작해서 전시회를 둘러볼 때 어떤 제작방법을 썼는지 찾아보는 것과 그런 제작방법의 차이에 따라 나타나는 작품의 특색을 관찰해보는 것이 요즘 나에게 전시회에 가서 구경하는 또다른 재미가 되었는데 이번 작품전에서 에칭과 판화전의 특징을 쉽게 구분할 수 있어서 한가지 또 배우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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