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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연애 조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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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경규
댓글 0건 조회 6,153회 작성일 10-10-1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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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개봉한 많은 영화 중에서 유난히 그 제목이 눈에 띄는 영화가 있었으니, ‘시라노 : 연애 조작단’이라는 제목이었다. 무슨 쥬라기 공룡 이름 같은 제목을 가진 이 영화가 나날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와 주변에서 한번쯤 볼만한 영화라는 추천에, 왠지 쉬고 싶었던 일요일 저녁에 혼자 영화관에 가서 관람을 하였다. 영화는 원래 여러명이 가도 개개인이 각자 보는거다. 라는 생각에 무턱대고 혼자 영화관에 찾아 갔는데, 영화관에 가서 표를 끊고 나서야 이게 혼자 볼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심지어는 뒷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영화관에 혼자 오는 사람도 있을까? 누가 이런 영화를 혼자 봐’ 하는 수다를 떠는 것을 들으면서 왠지 부끄러워졌다.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히 말하자면, 극단의 멤버들이 연극을 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시라노’ 라는 연애 보조업체를 설립하고, 사람들에게 연애 코칭을 통해서 그들이 원하는 사랑을 이루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사람들에게 들어온 의뢰가 공교롭게도 사장의 옛 사랑에 대한 것이었고, 그 의뢰인의 연애를 도와주면서 생기는 스토리들에 대해서 풀어 나가고 있다. 시라노라는 네미밍은 ‘’시라노 드 벨쥬락’이라는 희곡을 바탕으로 왔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 희곡은 자신의 친척 동생을 사랑했으나, 차마 표현하지 못하고 그 동생을 사랑하는 자신의 부하를 위해서 연애편지를 대필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영화에선 그 이야기의 결론을 가르쳐 주지 않아서, 이 희곡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켜 주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봐야겠다.

영화 초반에 의뢰인에게 자기들의 직업을 소개하면서 나왔던 대사가 와 닿는다. 연예인들이나 정치인들이 말을 잘해서 그들의 멋진 모습이 TV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각본에 의해서 짜여진대로 연기를 하기 때문에 그들의 모습이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였는데, 생각해 보면 그런 것 같다. 우리는 TV속의 짜여지고 꾸며진 모습들에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그와는 너무나도 차이가 많이 나는 우리의 삶을 비관하고 있지는 않았던가. 적어도 나는 그랬다. 왠지 TV속의 멋진 연예인과 유명인사들의 멋진 모습이나 멋진 이야기들, 언제나 자신 있어 보이고 당당한 행동들이 부러웠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 모두도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미리 준비하고, 조금만 신경 쓴다면 평소의 주눅들고 부족한 모습에서 벗어나 더욱 당당하고 멋진 모습과 태도로 삶을 살아갈 수 있겠다.

연애라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나와 전혀 관계도 없던 상대방과 만나서 서로를 이해하고 친밀감을 느끼고, 결국은 교감을 나누는 그런 관계로 발전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특히 그 상대가 이성이기에 나와 공통점을 찾기도 쉽지 않은 일이니까. 아 다르고 어 다르듯이 같은 말이라도 상대에게 어떤 식으로 포장해서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상대방에게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다. 말을 멋지게 포장해 준다고 나의 진심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 연애도 공부해서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이건 누가 가르쳐 주는 것 아니고 영 쉽지가 않다. 나뿐만 아니라 계속 비슷한 길을 따라 왔던 친구들도 상황은 비슷한 것 같다. 서로 누군가 만나는 상대가 생기면 남들의 연애에 관심을 가지고 서로 물어보고 도움을 청하고 서로 도움을 주려고 하니까 말이다. 나도 만나는 여자가 생길 때마다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곤 하는데, 사실 시라노와 같은 연애 코칭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에서 나오는 시라노의 연애 조언에 감정 몰입을 해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나도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항상 애절한 멜로 코미디를 보았을 때, 들었던 생각이지만 혼자 가서 영화를 본 이날은 유난히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다음엔 꼭 영화를 같이 볼 이성 친구를 만들어서 함께 영화를 보리라. 그런 도움을 줄 시라노가 나한테는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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