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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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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중건
댓글 0건 조회 6,101회 작성일 14-04-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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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초등학생 2학년의 시가 화면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아빠는 왜?”라는 제목의 시에는 다음과 같았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예뻐해 주어서 /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
강아지가 있어서 좋다. 나랑 놀아 주어서 /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순진무구한 아이의 눈에 비친 아빠의 모습을 표현한 시는 가슴 어딘가를 씁쓸하게 만들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한다. 아빠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는 시의 마지막 한 구절은 이 땅 위에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대변한다.

<아버지의 눈물>의 주인공인 김흥기는 가정 안에서 아버지 혹은 가장으로서의 권위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껍데기 같은 신세이다. 한창 일을 해야 할 시기에 사회는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불의에 저항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과 민주화의 거대한 물결 속에 떠밀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혼돈 속에서 보내고, 단단히 딛고 일어설 토대조차도 마련하지 못한 채 파도에 휩쓸리듯 사회로 밀려나오고 만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얼핏 보기엔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 삶은 불안의 연속이다. 일자리는 언제 잃게 될지 불안하고, 설상가상으로 자식들조차 88만 원 세대가 되어 버렸다. 결국 뜬구름 같은 허황한 것을 좇게 되고, 가정으로부터도 철저히 소외된 채 부표처럼 떠도는 인생을 살아간다. 어떻게든 가장으로서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나마 지켜보고자 몸부림을 치지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자괴감뿐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온전히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책임감에 짓눌려 스스로 고립되고, 결국 가족과의 소통 부재로 진정한 가족의 소중함을 놓치고 마는 이 땅의 아버지들. 책에서 보여주는 이러한 모습들은 대한민국의 일반 서민 가정의 모습을 보여 준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정말 너무도 평범한 현실의 굴레 속에서 가족의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소설은 인생의 뚜렷한 목표를 갖지 못하고 부표처럼 떠돌며 가정과 사회로부터 설 자리를 잃어버린 이 시대 가장의 자기반성과 성찰을 통해 인생의 마지막 희망이자 진정한 삶의 이유인 가족과의 화해의 과정을 그린다.

어려서부터 본 수많은 책에서는 행복한 가정이라는 주제로 여러 이야기들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이야기들은 아주 이상적인 가정을 다뤘지 현실의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나이가 들면서 찾게 되는 책들은 이렇게 한번씩 가족의 이면을 들여다 보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 내용을 가지는 것들인 듯 하다. 물론 아직 아버지란 존재보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 내 자신을 보면, 간혹 스스로 부끄럽다는 생각도 든다. 집으로 거는 전화의 통화목록을 봤을 때 대부분이 어머니라는 이름이 찍혀 있는걸 보면 더더욱 말이다.

예전에 본 EBS에서 하는 짤막한 다큐멘터리에서는 아버지에 관한 여러 통계를 보여주었다.

대학생 44% ‘우리 아버지에게 있었다면 했던 것’ – “재력”
아버지 생활비 부담률 95.6% - 세계 1위
대한민국 40, 50대 사망률 – 세계 1위
그런 아버지에게 대학생 56%가 가장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말 – “사랑합니다.”

우리 사회의 평범한 아버지들. 그런 아버지들에게 우리들은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바라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에 짓눌린 어깨 위에 가족 구성원과 함께하는 시간이나 깊은 관심마저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이 시대, 이 땅 위에서 아버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일까? 분명 가정 내에서 가장 외롭다고 느끼는 구성원은 아버지 일 것이다. 그런 아버지에게 우린 “사랑합니다”라는 한마디를 내뱉는데 망설임을 가져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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