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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라 이웃나라 -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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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유진
댓글 0건 조회 6,381회 작성일 10-10-17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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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하루 이틀 정도에 읽을 수 있을 만한 책을 보던 중, ‘먼 나라 이웃나라’가 있는 것을 보고 몇 권을 읽고 왔다. 그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일본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일본이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긴 하지만 역사적인 이유에 의해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기도 한데, 근대화와 더불어 근방 여러 나라들을 침략하여 최근에는 정부 성명을 통해 사과하기도 했지만, 과거 조상들의 실수는 유감이라고 표현하는 등 20세기에 들어서서 눈부신 경제 발전을 통해 세계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서방 국가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나라로 발돋음 하였음 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권에서 인정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오랜 기간 식민지 통치를 받았던 우리나라에게 더욱 미움 받고 있지만, 분단 이후 경제 발전의 롤모델을 일본으로 설정하여 많은 부분을 일본에서 본 떠 왔던 것이 사실임이었던 만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일본에 대해 논하는 것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때문에 일본에 대한 서적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의 그것보다 적게 접한 것 같다. 그래서 일본, 그 중에서도 일본인에 대해 기술한 내용이 무척 흥미로웠다.

외국인이 보는 일본인에 대한 시선은 시대에 따라, 그리고 일본인들의 세대에 따라 점차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나쁜 이미지가 지배적이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부지런하고 예의바른 민족이라는 평가도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특히 현대 일본 경제 발전의 주축인 중장년층을 대표하는데, 근면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지만 자기 개성이 없으며 조직에 맹목적인 면모를 많이 보인다. 하지만 20세기 중후반 일본의 격변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세대들에게 일본은 자기 개성이 강하고 의존적이지 않은 면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일본인의 모습은 후자에 가까워, 패션 감각이 뛰어나고 개방적인 일본인이 생각난다. 하지만 이렇듯 다양해 보이는 일본인의 정신은 몇 가지 기본적인 이념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요즘 젊은 세대들도 이러한 큰 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책에서는 일본인의 기본 정신을 ‘와’(和)라고 얘기한다. ‘와(和’)는 모두 사이좋게 지낸다는 개념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걱정 끼치는 것조차 실례되는 행동으로 인식한다. 이러한 ‘와’는 단지 예의범절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서비스 정신, 장인 정신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쳐 일본이 세계적인 경제 국가로 성장하는데 큰 견인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와’가 지배하는 일본 사회는 지극히 틀에 맞춰져 있으며, 튀는 행동은 개인이 속한 단체에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정형화된 행동 양식과 인간관계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고, 국제화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예를 들면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도록 은유적으로 대응하는 처세술은 외국인들에게 오해를 사기 쉬워 오히려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한다.
또 하나 일본, 그리고 일본인의 특징을 들자면 ‘이이토코도리(良いとこ取り)’, 즉 좋은 것은 이념을 가리지 않고 취하는 정신에 있다. 이는 일본이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인 동시에 외국이 가장 꺼려하는 일본의 면모이기도 하다. 국제적으로 지적재산권이나 특허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20세기 중후반, 일본은 서양 국가의 많은 물건을 받아들이고 이를 개량하여 판매함으로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였다. ‘와’에 의해 창의적인 사고가 억압되어 있어 국제적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이러한 ‘이이토코도리’는 그들의 정서와도 부합하였고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이토코도리’는 개화 이전에도 존재하였는데 대표적인 예로 한자를 변형시킨 히라가나와 영어를 변형시킨 가타카나, 그리고 상대적으로 우수한 문화를 지녔던 국가인 중국, 한국의 것을 변형시킨 불교나 문화 등을 들 수 있다.

일본에 나가 있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가 생각하기에 조금 의아한 행동들이 당연하게 받아드려 지는 점이 많았었다. 그 때는 단순히 나라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 문화에 따른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책을 통해 그것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산업화가 이루어지던 즈음, 많은 나라들이 쇄국이 능사가 아님을 깨닫고 다른 나라와 상호 교류하는 전환점을 맞이하므로써 더욱 발전하였듯이, 국제화 시대인 21세기에도 단순히 기술적, 문화적 개방이 아닌 서로 간에 이해를 통해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일본과 우리와의 관계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리 순탄치 않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의 업을 탓하며 무작정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기 보단, 앞으로 같이 성장해나갈 파트너로써 인식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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