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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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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중건
댓글 0건 조회 6,180회 작성일 10-08-1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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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친구의 블로그에 유일하게 있었던 책 리뷰가 있었다. 울긋불긋한 겉표지의 그 책을 그저 스쳐 지나가듯 보았지만, 서울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면서 들른 역내 서점의 베스트셀러 칸에 가지런히 꼽혀있는 책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반쯤은 충동적으로 구입해버린 그 책은 “엄마를 부탁해” 였다. 책 제목부터가 여간 예사롭지가 않았다. 분명히 이 책을 열고 끝까지 읽으면 눈물을 흘리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에 책을 펼쳤다. 책의 첫 문장부터 굉장히 낯설다.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 째다.”

물건에서나 쓸법한 ‘잃어버리다’ 라는 말로 시작하는 책의 내용은 엄마 생일 날에 실종된 ‘치매’에 걸린 엄마를 찾기 위해 가족들이 모여 전단지를 만드는 상황에서 시작된다. 가족들은 전단지를 붙이고, 신문광고를 내고, 계속해서 엄마의 흔적을 쫓아다니지만 엄마를 찾을 길이 없다. 엄마는 사라짐으로써 가족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고, 가족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 말없는 희생으로 존재하던 엄마, 병을 앓던 엄마의 고통에 무관심했던 자신들, 이기적인 이유로 엄마 혹은 아내를 필요로 했던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엄마를 잃어버린다는 상황 자체를 상상만 해도 너무 가슴 아팠다. 책을 읽는 어느 순간부터 내가 알고 있는 엄마라는 존재를 떠올리고 비교해가며 책을 읽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각 가족 구성원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처음에는 조금 복잡하다는 인상을 주었지만,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이런 복잡한 생각이 들기보다 단어 하나하나 속에 가슴 따뜻한 작가의 내면과 우리들의 엄마의 모습을 투영해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책을 읽으며 작가의 문체에 익숙해 질 때쯤 딸, 아들, 남편 등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구성에 푹 빠져들었다.

엄마를 찾던 아들, 딸, 남편들은 그 동안 곁에 너무나 당연히 있었던 '엄마' '아내'라는 존재에게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 그녀를 찾을 마땅한 사진조차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들의 깨달음은 또한 독자의 깨달음을 일깨워준다. 즉, 우리네 가족들이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다른 가족들인 형제와 아버지의 내면과 인생을 그려내고 있다. 가족이지만 혹은 가족이어서 무심했던 서로 간의 인생을 말이다.

물론 이 소설 속 시대와 지금 현대 시대의 어머니는 배경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고 모든 엄마들이 꼭 이렇지는 않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소설 속의 어머니는, 과거의 우리 어머니들 같이 희생과 헌신, 인내의 어머니이다.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어려움도 참아내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억척스럽게 가족들을 위해 살아가며 무엇이든 이겨낸다. 그러나 지금은 여성들의 사회진출에, 경제적 능력도 뛰어나며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훌륭한 어머니들이 수도 없이 많은 시대다. 똑똑한 어머니들이 너도나도 목소리를 높이고 아이들에게도 풍족하고 여유로운 생활과 교육을 제공한다. 소설 속의 어머니와는 환경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소설 속 시대와 현실은 차이가 나도, 엄마라는 존재의 본질은 바뀌지는 않는다. 지금의 어머니들의 어머니들이 그래왔고, 그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그래왔으며, 그 모습을 보고 자라온 지금의 어머니들은 다른 방식으로 가족을 위해 살아간다.

결국 소설 속의 어머니는 가족들에게 희생하고 헌신했지만, 가족들은 그것을 당연시했고 결국 어머니를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나 또한 언제나 당연한 듯 내 옆에 계시리라 생각되는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큰 의미와 교훈을 주는 베스트셀러라고 생각된다.

'어머니'라는 존재는 위대하다. 자식이 무엇을 하건, 어머니는 늘 그들의 편이며 늘 사랑으로 대하신다. 가끔 화나고 답답한 순간도 있겠지만 그런 어머니의 존재가 없다면 언제나 내가 올바른 선택으로 인생을 살 수 있었을까? 막연하게만 느껴왔던, 또는 괜히 부끄럽게 느꼈기에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 없는, 어머니로서의 자식에 대한 헌신과 사랑을 소설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이 소설을 내가 한 명의 아버지가 된 후에, 자식을 가진 자의 입장에서 읽는다고 해도 ‘어머니’라는 존재가 될 수는 없기 때문에 완전히 이해할 수 는 없을 거라 생각도 든다.

"엄마를 부탁해"ㅡ이 소설은 어머니라는 존재를 잊고 사는, 특히 집을 떠나 타지에서 홀로 지내 부모님에게 소홀해 질 수 있는 사람들에게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금 느끼는데 꼭 필요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필요한 권할만한 소설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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