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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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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유진
댓글 0건 조회 6,217회 작성일 10-09-1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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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는 각각 약 1년의 기간을 두고 세 번 접하였다. 2008년, 각국의 전통 음악 및 악기에 대해 공부하는 교양 수업에서 유럽 음악에 대해 공부할 때 인상적인 노래가 몇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Zorba the Greek'의 OST‘ 였다. 산투르라는 악기로 연주하는 곡인데, 현악기지만 하모니카 같은 경쾌한 음이 곡과 어울려 한동안 즐겨 들었었다. 두 번째는 2009년 같이 여행 간 친구가 ’그리스인 조르바‘ 소설판을 가지고 왔을 때였다. 시간 내어 읽어 보고 싶었지만, 빡빡한 일정에 허리띠 졸라매어 간 배낭여행이라 엉덩이 붙이면 잠이 들곤 해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최근, 이 작품의 영화판을 찾게 되며 다시 한 번 접하게 되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소설의 저자인 카잔차키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쓰여진 것으로, 저자 자신이 크레타의 갈탄광(lignite mine)을 개발했었던 일과 그 때 함께 일했었던 조르바라는 그리스 인이 그 모델이 된다. 영화는 탄광 개발과 관련된 이야기로 요즘 영화들과 비교하면 극적 전개 없이 평이하게 진행되지만, 생각보다 지루하지는 않다. 이 이야기는 한 신사와 그의 조수가 탄광 개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탄광 개발을 위해 만나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미남에 지적이고 부유하나 자신을 절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주인공과, 그와 반대로 자유인의 표상인 듯한 조르바가 이루는 대조야 말로 이 이야기의 진정한 재미이다.

그들의 삶의 방식과 모든 것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많은 차이가 느껴진다. 미남에 지적이고 부유한 주인공은 우리와 다를 바 없다. 항상 생각하고 사회적인 규범이나 양심에 따라 자신의 욕구를 절제하려고 노력한다.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알지만 머리 속으로 생각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에 차이가 난다. 크레타 섬에서 만난 연인이 마을 사람들에게 폭행을 당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주인공의 생각을 알 순 없지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 그녀와의 짧은 만남이 가지는 의미, 탄광 주인으로써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 그녀와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 등이 맞물려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르바는 그렇지 않다. 그의 행동에는 거창한 이론과 사상이 필요 없다. 못 배웠거나 생각이 짧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다. 학문의 측면에서 바라본 조르바는 분명 무지하나, 누구보다 사려 깊고 대상을 잘 이해한다. 감독이 영화를 통해 나타낸 조르바와 작가가 소설을 통해 나타낸 조르바는 차이가 있겠지만, 영화 속의 조르바는 완벽하진 않지만 사회의 틀 안에서 진정 자유로운 사람으로 표현된다. 무책임하고 분별력 없이 매사를 만끽하는 망나니가 아니라, 속해있는 사회적 제도 또는 사상 안에서 안으로는 자신의 느낌에 충실하고 밖으로는 거대한 자연과 맞닿으며 살아간다. 그의 그런 사고는 요즘의 사회적, 종교적 제도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발전하고 집단 속에서의 개인의 위치가 중요하게 작용하게 되면서 재산, 신분, 평판과 같이 사회 안에서 통용될 수 있는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해 졌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들을 강하게 추구 할수록,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자유는 그저 선망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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