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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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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승민
댓글 0건 조회 6,006회 작성일 10-07-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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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속담이 있다. 개 눈에는 개만 보이고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 그래서일까 글을 쓰는 작가들이 세상을 바라볼 때엔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것들도 그들에게는 글의 재료가 될 수 있는가 보다. 특히 유명하다고 이름 난 작가들이 쓴 글을 읽어보면 (그들이 글을 잘 쓰는 것도 있겠지만,) 뼈대가 되는 이야기에 자기의 생각이나 사상 등을 함께 풀어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가끔 매우 소화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예전에 백경(Moby Dick)을 읽기 전 그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읽고 재미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책을 펼쳤다가 식겁 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이 책은 재미 있으면서도 작가가 풀어가는 그대로 따라가보면 충분히 공감이 가는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이다.

일단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끼는 점은 어떻게 이런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글로 옮겼을 수가 있을까, 어떻게 사람들의 심리적인 면을 충분히 공감가게 표현할 수 있을까 였다. 책의 전체적인 틀은 두 남녀가 서로 사랑을 할 때의 행동과 생각들을 분석하며 쓴 글이다. 앨리스는 자신에게 당장은 빠져있지만 언젠가는 아주 로맨틱한 방법으로 사랑이 찾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20대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파티장에서 에릭을 만난 이후로 자신에게도 꿈 같은 날들이 계속되리라고 느끼며 연애 전 후의 심리적이고 행동적인 괴리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녀는 에릭과의 관계가 지속될수록 서로의 사랑에 대한 믿음을 끊임없이 확인하려 하지만 그들 사이의 생각 차이로 결국엔 둘은 헤어지고 앨리스는 필립이라는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된다.

작가는 그들의 만남과 사랑, 헤어짐을 풀어가기 위해 매우 분석적인 방법을 이용해 논리적으로 그들의 심리를 꽤 뚫고 다양한 인용들을 이용하여 우리들을 설득시키는데, 그게 조금 버겁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읽어 가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리고 이 책이 소설 임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그림이나 그래프가 등장한다. 물론 이것들은 모두 작가가 우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도입한 것들이라 독자에게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읽다 보면 과연 이 책이 소설이 맞나 의심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작가의 글 솜씨 또한 뛰어나서 글을 읽다보면 재미있는 구절들도 많이 있어 웃음이 난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로 인해 글이 조금은 철학적이고 난해해도 독자들이 이해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배려(?)가 느껴진다.

여기 책에서 공감 가는 몇 가지의 글들을 언급해본다. “사랑의 권력은 아무것도 주지 않을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상대가 당신과 같이 있으면 정말 편안하다고 말해도, 대꾸도 없이 TV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바꿀 수 있는 쪽에 힘이 있다. 다른 영역에서와는 달리, 사랑에서는 상대에게 아무 의도도 없고, 바라는 것도 구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 강자다.”, “읽기 힘든 책일수록 더 진리에 가깝다. 인간관계에서도 이런 현상이 있다. 마음이 열려 있고, 명쾌하고, 예측 가능하고 시간을 잘 지키는 애인보다는 힘들게 하는 애인이 더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상대의 감정을 재고 자신에게 묻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은 얼마일까? 상대가 거부하고 사랑이 끝나기 직전까지 얼마만큼 밀어붙일 수 있을까?”

쉽게 읽기에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읽으면서 내 생각과 비교해보고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보는 과정들로 인해 너무 가볍지 않은 책으로써 좋았던 것 같다. 게다가 이런 심리 소설(?)을 읽은 것은 처음이라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이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과 함께 사랑과 인간관계 시리즈 3 부작 중 마지막 시리즈라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머지 두 책들에선 또 어떤 식으로 독특하게 풀어가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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