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과 이공학의 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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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문학과 이공계 분야에 대한 위기설이 나돌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요즈음은 꽤나 조용해졌다. 천안함 사고 등을 비롯한 여러 크고 작은 사건들에 묻혀서인지 혹은 한국인답게 이제는 관심이 식어서인지, 위기설이 나오던 시절이 지나고 별다른 언급이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마치 그 위기가 극복된 것으로 착각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인문대학의 졸업생은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며 이공계 출신 역시 충분한 사회적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점은 세계의 경제와 문화의 핵심은 바로 이 인문학과 이공계에 있다는 것이다. 이공계 분야의 수많은 사람들에 노고로 인해 우리는 전례 없는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빠른 속도로 개발해 나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의 삶은 화려한 제품으로 둘러싸여 있고 놀라운 정보화의 세계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생산 되는 제품들은 뛰어난 통찰을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적인 바탕 아래에서 그 가치가 결정 되고, 문화의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위기가 가시지 않는 것은 이어령씨가 말씀하셨던 것처럼 어쩌면 21세기의 키워드가 된 ‘융합’의 형태로 인문학과 이공학이 만나 섞여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평소 나에게 매우 부족한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 몇 가지 책을 읽어보기도 했지만 마치 영어 공부하는 것과 같아 그게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던 중 KAIST 정재승 교수와 그 유명하신 진중권씨가 ‘크로스’라는 다소 유치한 이름으로 집필한 재미난 책을 보게 되었다. 정재승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진중권씨는 다른 책이나 TV 등에서의 토론에서 패널로 나오는 것들을 보며 그가 가진 놀라울 정도로 깊은 미학적, 인문학적 지식과 철학을 경험한 바가 있기 때문에 그의 ‘거침없는’ 해석을 매우 기대하게 되었다.
공대 교수와 미학자가 만나 동일한 주제에 대해 서로의 해석을 보여주는 것은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는 시선을 늘리고 틀어볼 수 있게 만드는 재미난 방식인 것 같다. 책에서 선정된 21가지 (블랙잭을 다분히 의식한 것 같은) 의 키워드는 스타벅스, 스티브 잡스, 구글과 같이 최근 많이 회자되는 것들부터 헬로키티, 프라다, 레고 등 내가 생각지도 않았던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평소 나의 관심 밖에 있음으로 인해서 알지 못한 것들도 많이 알게 되었지만, 역시나 정재승 교수가 보는 시선은 내가 보는 시선과 너무 많이 흡사한 것을 확인 하였고, 그와 달리 진중권씨는 미학자답게 각종 미학적 인문학적 용어들로 화려하게 혹은 평소의 그에게 기대되는 것처럼 거침없는 해석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 사람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나 문화에 대해 그들이 바라본 시선을 따라가 보면, 역시 그런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사람들은 인문학과 이공학 등의 넓은 통찰력을 가진 사람인 것으로 여겨진다. 변화의 속도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21세기에서 구글이나 위키피디아, 스티브 잡스의 애플 등을 보면 그들이 단순하게 반짝 떴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대표적 키워드에 대해 저자들의 해석이 나눠 적혀있어 이야기가 쭉 이어지는 소설과 같은 책들에 비해 이 책은 나처럼 대학원생이나 일상에 바쁜 분들이 틈틈이 읽기 매우 적합한 책이다. 때로는 두 사람의 시선이 겹쳐서 중복되는 내용이 나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키워드들에 대해 찬양만 하는 것이 아니며, 거침없는 그들의 표현을 보면 그만큼 솔직한 시선을 담은 책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들이 정한 마지막 키워드는, 전혀 예상 밖에, ‘박사’에 대한 것이었다.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으로 지내는 내가 눈이 번쩍 뜨여지는 것을 쉽게 상상하실 수 있으리라. 하지만 이 부분에서 진중권씨와 정재승 교수의 엇갈린 시선은 나를 실망스럽게 하기도 하였는데 관심 있으신 분들은 10장 내외로 적혀 있는 책을 통해 생각해 보길 바란다.
책 한 권 읽는다고 내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며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도 아니겠지만, 이 책 뿐만 아니라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와 같은 책들이 베스트 셀러가 되는 것은 현재, 21세기는 융합과 통합의 시대라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 사회의 현재와 미래의 흐름을 읽기 위해 인문학과 이공학에 대한 통찰을 기르기 위해서는 이러한 책들을 통해 내가 가진 시선을 다양하게 돌려볼 필요가 있겠다.
# 이 글을 적기 전에 경규가 이미 동일한 책을 읽고 글을 올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네요.
이 글을 쓰기 전까지 경규가 적은 글은 읽지 않았는데 두 글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 있겠네요.
공대 교수와 미학자가 만나 동일한 주제에 대해 서로의 해석을 보여주는 것은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는 시선을 늘리고 틀어볼 수 있게 만드는 재미난 방식인 것 같다. 책에서 선정된 21가지 (블랙잭을 다분히 의식한 것 같은) 의 키워드는 스타벅스, 스티브 잡스, 구글과 같이 최근 많이 회자되는 것들부터 헬로키티, 프라다, 레고 등 내가 생각지도 않았던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평소 나의 관심 밖에 있음으로 인해서 알지 못한 것들도 많이 알게 되었지만, 역시나 정재승 교수가 보는 시선은 내가 보는 시선과 너무 많이 흡사한 것을 확인 하였고, 그와 달리 진중권씨는 미학자답게 각종 미학적 인문학적 용어들로 화려하게 혹은 평소의 그에게 기대되는 것처럼 거침없는 해석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 사람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나 문화에 대해 그들이 바라본 시선을 따라가 보면, 역시 그런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사람들은 인문학과 이공학 등의 넓은 통찰력을 가진 사람인 것으로 여겨진다. 변화의 속도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21세기에서 구글이나 위키피디아, 스티브 잡스의 애플 등을 보면 그들이 단순하게 반짝 떴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대표적 키워드에 대해 저자들의 해석이 나눠 적혀있어 이야기가 쭉 이어지는 소설과 같은 책들에 비해 이 책은 나처럼 대학원생이나 일상에 바쁜 분들이 틈틈이 읽기 매우 적합한 책이다. 때로는 두 사람의 시선이 겹쳐서 중복되는 내용이 나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키워드들에 대해 찬양만 하는 것이 아니며, 거침없는 그들의 표현을 보면 그만큼 솔직한 시선을 담은 책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들이 정한 마지막 키워드는, 전혀 예상 밖에, ‘박사’에 대한 것이었다.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으로 지내는 내가 눈이 번쩍 뜨여지는 것을 쉽게 상상하실 수 있으리라. 하지만 이 부분에서 진중권씨와 정재승 교수의 엇갈린 시선은 나를 실망스럽게 하기도 하였는데 관심 있으신 분들은 10장 내외로 적혀 있는 책을 통해 생각해 보길 바란다.
책 한 권 읽는다고 내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며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도 아니겠지만, 이 책 뿐만 아니라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와 같은 책들이 베스트 셀러가 되는 것은 현재, 21세기는 융합과 통합의 시대라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 사회의 현재와 미래의 흐름을 읽기 위해 인문학과 이공학에 대한 통찰을 기르기 위해서는 이러한 책들을 통해 내가 가진 시선을 다양하게 돌려볼 필요가 있겠다.
# 이 글을 적기 전에 경규가 이미 동일한 책을 읽고 글을 올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네요.
이 글을 쓰기 전까지 경규가 적은 글은 읽지 않았는데 두 글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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