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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장을 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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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슬기
댓글 0건 조회 7,211회 작성일 10-04-1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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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내심장을 쏴라

‘내 심장을 쏴라’는 단순히 세계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이수명이라는 등장인물의 1인칭 화자 시점에서 진행된다. 가위에 대해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 이수명은 어릴 적 엄마의 죽음 때문에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서 주기적으로 정신병원에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에 의해서 단순히 치료에 그치지 않고 수리 희망병원이라는 곳에 강제로 보내지게 된다. 그곳에서 이 책의 또다른 주인공인 승민을 만나게 된다. 승민은 병원에 입소하는 날부터 탈출을 감행하고 소동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그는 유산상속을 둘러싼 싸움에 휘말려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지만 계속 실패하게 된다. 책의 이야기는 승민의 병원탈출과 그에 휘말리게 된 수명, 그리고 병원사람들과 관리자들의 이야기로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책속의 이야기는 단순히 정신병원에 갖힌 두 남자의 탈출기를 담은 것이 아니라 정신병동의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곁들어져 역동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전개를 가지고 있다. 사실 앞부분은 이야기의 진행이 느리고, 서술하는 내용이 많아서 몰입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정신병원이라는 곳이 정신에 문제가 생긴 사람만이 수용되는 공간이 아니라 반대로 정신병원에 갇혀서 건강한 사람도 미쳐 버리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언급하며 그들의 다양한 감정에 대해서도 나열해 놓았다. 이야기는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한꺼번에 전개가 이어지면서 독자가 최대한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계속 소극적이고 억제된 모습만들 보여주던 주인공 오랫동안 가슴 깊숙이 눌러놓았던 점들을 인식하고 용기를 표출하는 부분은 독자가 최고로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이 질문은 이 소설의 시작이자 전체적 내용에 대해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구문이다. 책의 광고문에도 사용되어 있고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문득 생각하게 하는 질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주인공과 같은 상황이라면 나는 무엇을 할 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나라면 무엇을 할까? 조용히 침몰하는 삶을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그에 대한 저항을 할 것인지 물론 실제로 이런일뿐 아니라 삶의 좌절을 겪게 된다면 상상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그렇다고 생각을 안해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 책에서는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망가트리는 운명에 대해서 저항하는 모습을 정신병원이라는 장소를 탈출하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작가가 강조하고자 하는 이 소설의 주제는 '자아'와 '자유'라고 생각된다. 폐쇄된 정신병동이라는 벽을 탈출하려는 몸부림은 자아를 제대로 인식하고자 하는 내면의 모습과 같다. 두 인물의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아픔과 이에 구속되어 일그러져 버린 현재의 삶은 인생에서 자아의 위치를 잘못 두었을 때를 그대로 표현한다. 한 사람의 자유는 타자의 간섭이나 외부의 구속으로 조절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와 동시에 한 사람의 인생 또한 타자가 아닌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생에 대한 강렬한 욕망은 언제나 자유의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내 인생을 '나'로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 타협할 수 없는 절대명제 앞에 우리의 삶은 때때로 외부를 의식하고 타자에 주눅들게 된다. 진정한 자유의 가치는 내가 내 삶의 주어로서 존재할 때 빛이 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느낀 개인적인 소감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통쾌하다'는 것이었다. 이런 통쾌함은 책의 내용에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문장에서도 느껴지는데,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서술하기보다는 마치 영화나 연극을 보는 것처럼 그들의 행동을 따라 그려지고 있기 때문에 묘하게 적절한 기분이 들었다. 작가는 이 책을 쓰기위해 정신병동에 대한 견학과 자료 수집을 했었다고 한다. 이 책은 정신병원에 근무하는 치료자들에게 맞춰져 있지 않고, 두 주인공이 있는 정신병원은 이것이 병원인가 싶을 정도로 제대로 된 치료도 없고 환자들을 인격적으로 대하지도 않는 거의 정신질환자들을 가둬두는 감옥과도 같은 곳이기에 작가의 견학과 자료 수집은 주로 정신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곳도 하나의 사회라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으며 다양한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정신이 무너지면 지탱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정신병동은 무너지는 공간일 수밖에 없기에 이야기의 무대로 사용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초반의 밋밋함과는 달리 이 책의 진정성은 후반부에 담겨져 있다. 초반의 지루함을 못이겨 책을 놓아버렸더라면 필시 후회하고 말았을 것이다. 끝까지 읽어나간다면 그 어느 이야기들 보다 감동과 아릿한 휴먼드라마가 기다리고 있음을 다른 독자들도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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