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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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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현정
댓글 0건 조회 6,443회 작성일 10-04-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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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입식 교육과 높은 사교육비는 오래전부터 한국 사회의 큰 문제점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의 거의 모든 고등학교들은 개인의 개성과 소질을 존중하고 이를 키워주기보다, 한명이라도 더 많은 학생을 서울대로 진학 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시정하고자 대통령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여러 가지 공약을 제시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문제는 쉽사리 해결되기에는 그 뿌리가 깊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20년 전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현시점의 우리 교육 현실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의미 있는 영화이다. 공간적 배경인 웰튼 아카데미는 진학률 높은 명문사학이지만 주입식 교육이 만연한 통제 된 곳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졸업한 과학고를 연상케 했다. 모교 출신 교사인 키팅은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진정한 교육 방법을 실현시켜 보고자 다른 선생님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고자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카르페디엠’과 ‘책상에 올라서기’이다. ‘카르페디엠’은 ‘오늘을 즐겨라’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낭만적인 단어이지만 획일적인 교육방식에 억눌려있는 학생들의 마음을 심리적 전환으로 해결하려했던 한계를 보인다. 좀 더 적극적인 실천으로 예전의 비밀결사 ‘죽은 시인의 사회’를 부활시켜 학생들의 시를 짓는 활동을 도모한다. 또한 책상에 올라가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넓게 볼 것을 주문하다. 키팅 선생의 기행은 수업시간에 교과서의 서문을 찢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도발적 실험은 일부 학생들의 불만, 학교당국의 유무형의 압력을 불러 일으키지만 일단 영화 후반부까지는 어느 정도 성공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학생들은 규율과 통제 속에 억눌렸던 자신의 감정과 끼를 시를 짓는 활동을 통해 발산하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용기를 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키팅 선생의 노력은 문제의 근본을 바꾸기에는 무기력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닐은 평소 연극배우가 되고 싶어 하던 학생이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학교 교육을 자아실현의 장이 아닌 신분상승의 과도단계로 인식하는, 사회 구조적 모순을 답습한 비뚤어진 자식애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닐의 꿈은 그를 의사로 만들려는 아버지의 욕심에 막히어 좌절되었고, 닐은 자살을 한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키팅이 줄 수 있었던 처방은 고작 아버지와 대화 시도였다. 닐의 자살로 학교 당국은 교육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자 했던 키팅 선생을 내쫓기로 합의한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떠나가는 키팅선생을 향해 아이들 한명 한명이 책상위에 올라가 "Oh, captin, my captin"을 외치는 것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아이들은 가슴 깊이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키팅 선생이 자신들에게 가르치려 했던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 가치인지를 알고 있기에...

결과적으로 키팅 선생의 개인적인 노력은 웰튼 아카데미의 삐뚤어진 교육열을 바꾸기에는 근본적인 해결점을 제시해주지 못했다. ‘카르페디엠’의 삶을 살라고 강변한 것은 높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기 일쑤였고, 키팅선생이 만든 ‘죽은 시인의 사회’역시 결과적으로 억눌리고 지친 학생들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도피처나 휴식처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 셈이다.밤에 모여 함께 시를 짓고 낭송을 하며 자유를 만끽하더라도 낮이 되면 그들은 다시 ‘전통, 명예, 규율, 최고’를 강조하는 웰튼 아카데미의 학생으로 주위의 기대와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에 쌓여 지내야 했던 것이다.

사실 한 사회의 거대한 입시제도와 비뚤어진 교육열을 타개하려는 한 교사의 개인적인 노력은 불가능해보이기도 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학창시절 키팅 선생님과 비슷한 교육방법으로 학생들을 지도해보고자 노력했던 선생님들이 간혹 계셨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선생님들은 교장 선생님과 주변 선생님들 눈 밖에 나기 일쑤였던 것 같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교육 문제에 무감각해지고 이를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한명 한명이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때 조금씩 옳은 방향으로 자리 잡아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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