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공무도하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홍슬기
댓글 0건 조회 5,964회 작성일 10-01-14 11:08

본문

공무도하 - 김훈

가지각색의 개성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어디든지 사람들의 머리수만큼이나 개성들이 넘쳐나는 것 같다. 그러한 다양한 개성들 사이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눈도 시시때때로 변해가는 것이 필연적인 것이라 생각된다. 온종일 갖가지 색을 보는데 지쳐있는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하얀 종이 위에 단지 까만색 으로 쓰여진 글들을 보다보면 책의 주제와는 상관없이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지고 눈도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다.
얼마전까지 그러한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 책은 김훈의 신작 “공무도하” 이다. 책을 통해 본 “공무도하”는 인터넷에 연재되었던 글을 읽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책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읽는’재미는 스크린을 통해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이 세상은 하나의 색이라는 것이다.
비루하고, 치사하고, 던적스러운 인간.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벗어날 수 없는 문제들. 그런 다양한 사람들로 바글거리는 세상에 결국에는 ‘인간’이라는 또 하나의 색이다. 단지 그것을 어디서 보는가에 따라서 어떤 사람은 짙은 색으로 보이고 또 어떤 사람은 옅은 색으로 보일 뿐이다. 하나의 색을 여러 가지 농도로 펼친 그라데이션의 현실 속에서 각자 위치를 잡고 자기나름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공무도하” 이다.
기자 문정수가 보아왔던 소설속의 사건들, 또 그 사건의 가운데 있는 인물들은 전부 그 나름대로 정당성 확보하며 살아간다. 그들의 인생이 어떠한 농도의 색을 발산하든지 그들은 결국 하나의 색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더럽고 치사하더라도 세상에 발을 붙이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이승에서 스스로의 삶의 줄을 놓지 않는 이상 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평가되어질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소설은 말해주고 있다.
세상에 모든 일들을 육하원칙으로 간단히 요약하여 다시 세상으로 방출하는 것이 기자의 일이지만 기사로 쓸 수도 없고 말로써 전달하지도 못하고 손으로도 만질 수 없는 현실의 진실은 도대체 어느 곳에 있는 것일까. 오로지 문정수 처럼 한 사람에게만 통하는 것일까? 진실이 사실 속에 묻히는 것이 정말 올바른 것일까?
여기서 불현듯 글쓴이가 이 소설을 만든 이유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김훈작가의 대표작들을 생각하면 김훈은 과거에서 현재를 바라보는 글을 써왔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더 이상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현실세상의 일을 생생하게 묘사해내고 있다. 더군다나 오랫동안 해왔던 기자로서의 일의 경력을 살려 그 것을 주인공의 직업으로 설정하면서 까지 말이다. 설마 작가에게 실제고 진실이 파묻히는 경험이 있어 그 답답함을 소설로서 표현한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기자인 주인공 문정수가 해망을 주 무대로 전개되는 현실속의 일상과 촉각을 다투며 눈앞에 다가와 있는 문제가 “공무도하” 에선 어떤 감정의 변화도 없이 담담한 문체로 그려지고 있다. 또 그 삶의 무게들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연히 앞으로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공무도하”를 보면서 과연 나 자신이 갖고 있는 삶의 농도는 얼마만큼 되는지 어림잡아 보지 않을 수 없어서 이 소설이 나의 삶 자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농도가 옅든 짙든간에 나 자신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겠지만 말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