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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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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슬기
댓글 0건 조회 6,457회 작성일 10-03-1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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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 - 수잔콜린스

헝거게임은 12개의 구역에서 뽑혀 온 스물네 명의 아이들이 우승자가 남을 때까지 싸우는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게임은 참여한 아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는 설정 때문에 책 구매가 꺼려지기도 했지만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라는 그럴듯한 홍보문구에 넘어가서 결국 읽게 되었고, 빠른 전개와 마치 내가 상황에 처한 것 처럼 느끼게 하는 문체 완전 몰입하여 끝까지 내달리게 만들었다.

이야기는 가상의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판엠은 한가운데 있는 캐피톨과 지배를 받는 13개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판엠에 과거 13구역의 반역을 되새기고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매년 헝거 게임을 치르는데 이때 각 구역에서는 추첨을 통해 '조공인'이라 칭하는 참가자를 뽑는다. 총 24명의 아이들, 사라진 13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12구역에서 남, 여 한명씩이 조공인이 되어 캐피톨로 보내지고 최후의 마지막 한 명의 우승자 만이 남을 때까지 싸우게 된다. 캐피톨은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헝거게임을 매년 열 뿐만 아니라 게임의 모든 것, 참가자의 일거수일투족을 판엠 전역에 실시간으로 생중계한다. 지배하에 있는 12구역의 사람들은 자신의 자식이나 이웃이 누군가를 죽이거나 또는 죽어가는 모습을 그저 무기력하게 봐야만 하고 이를 통해 공포감을 극대화 캐피톨에 대항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헝거 게임'을 진행하는 진짜 이유다. 지배하에 있는 12구역의 사람들과는 반대로 캐피톨의 사람들에게는 거대한 오락거리일 뿐이다.

판엠의 가장 가난한 12번째 구역의 경계에 사는 열여섯 살의 캣니스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아버지를 잃은 후 숲에서 배웠던 활쏘기와 사냥 기술로 가족의 생계를 지탱하며 어렵게 살고 있지만 동생이 몇 천 분의 일이라는 확률로 게임의 여자 조공인으로 호명되자 동생을 지키기 위해 대신 자원한다. 얼마간의 훈련과정과 단순히 헝거게임을 즐기는 캐피톨의 스폰서의 눈을 사로잡기 위한 여러 쇼를 거친 후 24명의 조공인들은 거대한 야외 경기장으로 보내지고 게임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인정사정 없는 게임에 몸을 던지며 피를 뿌린다. 헝거 게임에는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특전을 누리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훈련되어진, 일명 '프로' 조공인들 역시 참가하는데 이들은 일시적인 동맹을 맺고 다른 조공인들을 제거해간다. 반면 캣니스는 혼자 숲으로 숨어들고 그동안 배웠던 것들을 생존의 기술로 활용하며 숲에 빠르게 적응해간다. 하지만 보다 흥미진진한 게임의 진행을 위해 자신들의 오락거리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 캐피톨의 진행자들은 여러 가지 재해를 통해 조공인들을 한곳으로 모으고, 계속 어려움을 가한다.

처음 책을 접할 때 단지 자신이 살기 위해 상대를 증오하고 죽이는 과정만이 그려질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물론 게임이 진행될수록 조공인의 죽음은 늘어가지만 이야기는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고 참여자들의 상황과 심리를 많이 묘사하였다. 목숨이 걸린 게임 아닌 게임이다 보니 이야기는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그리고 그 긴장감은 바로 서로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는데 모든 이들이 '적'인 상황에서는 누군가를 온전히 믿기란 힘들다. 독자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의 생각에 공감하게 되고 주인공이 느끼는 의심을 독자도 느끼게 된다. 늘 배신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심의 눈길을 남겨두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나누는 친절함은 그 진실 여부를 알 수 없고 동지는 동시에 적의 가능성을 남기게 된다. 캣니스와 같은 구역에서 참여한 남자 조공인인 피타에 대한 캣니스의 생각은의 복잡한 마은과 그런 불신에서 비롯되고, 그것은 이야기를 읽는 사람까지 헛갈리게 만든다. 이렇게 적과 동지의 모호한 경계와 심리적 혼란은 이야기를 계속 긴장감 있게 유지시킨 것 같다.

이야기에서 조공인들은 적과 목숨 걸고 싸우는 극박한 상황에서도 스폰서에 비춰질 모습들, 전 구역에 생중계되는 방송을 의식해 카메라에 잡힐 자신의 표정 하나까지 계산하며 연기하는 모습들은 안쓰러워보인다. 누군가는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데 관중들은 그걸 보고 즐긴다는 것이 로마시대의 검투사와 스페인의 투우와 같은 것이 생각났다. 굶주린 야수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검투사를 향해 로마 시민들은 환호하고, 죽어가는 투우장의 소를 보며 관중들은 흥분한다. 이야기 속의 아이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헝거 게임을 보며 즐기는 캐피톨 사람들은 단지 책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느껴졌다.

이야기는 자신이 살기 위해서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그런 극한 상황에 처한 캣니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12번째 구역에서도 경계 지역, 가장 가난한 이들이 사는 곳에서 밀렵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캣니스는 사회의 소외 계층이라 할 수 있다. 캣니스는 자신의 가난을 통해 빈부차가 생존으로까지 이어짐을 몸소 체험한다. 그리고 게임을 향한 캐피톨 사람들의 태도를 보며 불합리한 사회 구조를 깨닫게 된다. 부의 불균형은 물론 통제된 사회, 그리고 그것에 반기를 들었을 경우 가해지는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등을 경험하면서 판엠을 보는 캣니스의 눈은 한층 성숙해진다. 판엠이라는 세계를 통해 보여지는 사회나 사람들의 모습역시 단지 책에서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기에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헝거게임은 비록 잔인한 게임과 불공정한 사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극악의 상황에서도 주인공들이 끝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놓지 않는다. 잔인한 게임 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자세를 견지하려고 하는 주인공들의 태도는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 흥미를 주고 씁쓸함만을 느끼게 하는 배경과 이야기에 대해 안도감을 느끼게끔 한다. 이야기는 물론 예년과는 달리 주인공 둘의 생존으로 끝마치게 되지만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성숙한 주인공들을 남기며 끝이난다. 한권으로 끝나는 책이 아닌 만큼 올해 후속편이 출간되고 후에 3권까지 출간이 된다는데 또 어떤 이야기들이 전개될지 후속편이 기다려 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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