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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사회학 - Gang Leader for a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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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경규
댓글 0건 조회 6,311회 작성일 14-04-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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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때 상식과 통념을 깨는 세상에 대한 새로운 경제학적 접근이라는 컨셉으로 괴짜경제학 이라는 책이 출판되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수식과 각종 어려운 용어를 배제한 이야기책 같은 쉬운 경제학 서적이어서인지, 경제학에 대해 얕은 배경지식을 가진 나에게도 많은 경제적 지식을 더해주었다. 이 책에서 ‘괴짜’ 경제학자인 작자 스티븐 레빗은 ‘왜 마약 판매상은 어머니와 함께 사는가?’ 하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며 지하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것은 벤카테시라는 또 다른 ‘괴짜’ 사회학자의 연구에서 온 것으로, 이 관련 연구에 대한 이야기가 또 다른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고 해서 흥미를 가지고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 제목만 보고, 괴짜경제학의 덕을 보겠답시고 제목을 이런 식으로 지었나 하고 작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시작하였는데, ‘Freakonomics’라는 괴짜스러운 이름을 가지고 있던 괴짜경제학과는 달리, 이 책은 ‘Gang Leader for a Day’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 번역과정에서 우리나라에서 많은 판매 부수를 기록한 작품의 인기에 힘입기 위해서 이와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책의 표지에서부터 ‘통계와 연구실을 박차고 거리로 나선 괴짜 사회학자의’ 또는 ‘괴짜의 사회학적 상상력’등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내가 보기엔 이는 크게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본다. 두 작품이 서로간의 약간의 연관성이 있긴 하지만, 엄연한 한 저자의 작품인데, 이와 같은 식의 마케팅으로 아류작 내지는 속편이라는 느낌을 주는 방법의 홍보를 선택한 것은, 그 저자의 저작에 대한 노력과 그 동안의 연구성과를 통한 업적을 무너트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직접 이런 방법의 홍보를 원한 것이 아니라면, 그를 존중해주는 대우를 해주어야 하지 않나. 번역서들을 보면 이런 행태가 여기저기서 자주 목격된다. 저자의 의도를 무시한 의역이 있는가 하면, 번역을 매끄럽게 하지 못해서 뭔가 읽기에 껄끄러운 문제들도 많이 보게 된다. 이게 대 내가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직접 원서를 보지 못한 탓이려니 할 수 밖에 없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 이런 책들은 원서 그대로 봐주면 좋겠는데, 영어가 잔뜩 써진 책만 보면 머리가 아프니 걱정이다.
사람은 살다 보면 많은 기회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된다. 그리고 그 기회는 정해진 시간에만 오는 것이 아니라 우연한 경우에 찾아오기도 하고, 때로는 결과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버리기도 한다. 얼마 전 연구실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과연 난 내게 찾아올 기회를 잡을 준비가 얼마나 되어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흑인 청년들에 대한 인터뷰를 하러 빈민가를 찾았다가 우연히 갱단 두목과 엮이게 되어 그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 학위를 받은 벤카테시의 소설 같은 삶이 나에게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으니 말이다. 괴짜경제학을 통해서 수카르 벤카테시가 대학원 시절에 어떤 연구를 했는지를 이미 알았기 때문에, 책에서 어떤 내용을 얻을 생각 보다는 흥미가 동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었는데, 딱딱한 사회학 연구에 대한 내용보다는 자신의 눈으로 보고 관찰한 내용을 소설 같은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 써내려 간 책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항상 생각해 왔던 사회문제 중 하나는, 분명 사회적으로 고통 받고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정책은 그들을 구제해 주지 못하며, 틈만 나면 티비에 나와서 전문가랍시고 이야기하는 지성인들은 많은데도 불구하고 왜 직접적으로 그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다. 오히려 그런 사회 빈곤문제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번듯한 옷을 입고 자신은 불행하지 않음을 뽐내면서 티비에 나오는 것을 보면서 반감을 가지기도 하였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식인들이 단지 말만 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회활동에 참여해서 그들의 생각을 실천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오게 되었다. 학문은 그 학문이 쓰이는 실제 사회와 떨어져서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벤카테시는 갱단의 보스인 제이티를 통해서 정부와 경찰이 포기해버린 공영 주택 단지로 뛰어들어 그들의 삶 속에서 함께하고 갱단의 사람들과 어울리며 실제적인 사회문제에 대한 연구를 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그래서 연구실에서 통계자료만을 들여다보면서 사회 연구를 하고 있다고 자부하며 논문만을 내고 있었던 기성 사회학자보다 그의 연구를 높게 사주고 싶다. 그 동안 실제 연구자들이 파악하지 못하던 지하경제의 형태와 규모, 그 경제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파악한 것은 그런 적극적인 연구 활동의 결과인 것이다.
사회란 참으로 신기하다. 벤카테시의 눈으로 들여다 본 시카고 로버트 테일러 홈스 주민들은 정부와 경찰로부터 버림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갱단과 지역 주민 단체가 어울려 자신들만의 질서와 경제 체제를 형성하였다. 물론 갱단 두목이나 부도덕한 주민 대표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그런 사회를 유지한다는 잘못된 점이 있긴 하였지만. 사람들이 모이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런 사회 체제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 새로운 사회 속에서도 사람들은 권력욕을 가지고, 각자가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 보면 사람의 본성에는 본디 그런 욕심이 내재된 것인가? 제이티가 갱단의 분파의 두목에서 갱단의 핵심으로 오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역시도 그렇게 아둥바둥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하였다.
갱단이 불법을 저지르는 현장을 눈으로 목격하던 저자는 책에서 그가 보고 들은 것에 대한 도덕적이고 법적인 문제와 물음을 제기하였다. 나에게 깡패 두목을 하고 있는 친구가 있고, 내가 보통 사람들은 들어가서 어울릴 수 없는 그런 세계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생활하는 매력적인 기회가 온다면. 특히 갱단의 보스가 나에게 직접 자신의 일을 하루 동안 대행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하여 준다면 나는 도덕적인 관점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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