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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을 담은 산문집 - ‘끌림’ 이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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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슬기
댓글 0건 조회 6,159회 작성일 09-12-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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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을 담은 산문집 - ‘끌림’ 이병률

몇 년 전 대전에 오려고 버스를 기다리던 중 시간이 많이 남아서 터미널에서 신간서적들과 베스트셀러들을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던 중 유난히 표지가 깔끔한 책 한권을 접하게 되었다. 새하얀 보호커버로 감싸져 있던 책안에는 다양한 색감의 사진들과 소설들처럼 빽빽하지 않고 여유 있게 쓰인 글들이 담겨 있었다. 글자가 빽빽이 담겨 있지 않아서였는지 아니면 사진들이 마음에 들어서였는지 잠시 서서 몇 장 휘적대다가 시간이 다되어 서점을 나섰는데 제목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던 그 책을 얼마 전 서점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이병률 작가의 끌림. 이병률 작가가 10동안 틈틈이 여행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과 감상 그리고 기록들을 모아놓은 산문집이다.
나는 가끔 여행서적을 보는 편이다. 인터넷 교보문고를 통해서 대부분의 책을 구입하는데 보통 소설이나 인문 서적 란을 주로 찾아보지만 가끔은 여행서적의 신간과 베스트셀러 란에서 헤매기도 한다. 여행을 간다는 것은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대학에 들어오면서 그래도 남들보다는 많이 다녔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가보고 싶은 곳이 많고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 많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장기간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남들이 쓴 여행서적을 읽으면서 그 기분을 상상해보고 싶고 약간의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이병률 작가의 끌림도 표지가 유난히 깨끗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여행서적이었기 때문에 더 읽고 싶고 갖고 싶은 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시인이자 방송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10년간 기회가 될 때마다 세상 곳곳을 여행했다. 책에서 느낀 그의 여행방식에 따르면 출발 전에 꼼꼼히 계획을 세우고 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라는 식으로 짜인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지도도 잘 보지 않고 이 길이 마음에 들면 그 길을 걷고, 저곳이 가보고 싶으면 가보고, 그냥 마음가는대로 돌아다닌 것처럼 느껴진다. 책 안에는 저자가 여행지에서 느꼈던 생각들, 우연한 기회에 대화를 나누게 되었던 사람들, 그리고 특별했던 경험들이 담겨져 있다. 이러한 여유가 느껴지는 작가의 글들을 읽으면서 문득 나는 여행이란 것을 떠났을 때 과연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나는 작가와는 달리 빡빡하게 짜인 계획대로 여행이란 것을 해왔던 것 같다. 관광지 혹은 유명한 명소로 소개되어 있는 것들을 하나라도 더 보기위해 그리고 사진을 한 장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 정말 열심히 걷고 움직였던 것 같다. 이러한 내 기억엔 작가처럼 마음에 드는 길이라고 그 길로 빠지는 것은 어림없는 행동이었으며 오로지 그다음 목적지를 위해서 최대한 빨리 가는 것이 최고인줄 알고 다녔던 것 같다. 과거의 내 모습은 작가와는 정말 상반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부럽다는 느낌이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글을 읽다보면 저자는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인연을 만들어 갔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곳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서 자유로이 말을 할 수 있어서 대화를 시작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말을 걸어와서 대화가 시작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작가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 같고 덕분에 좋은 경험들을 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혼자 여행을 하다보면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편하고 좋기도 하지만 내 경우에는 간혹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사진을 같이 찍어주고 다닐 사람이 없다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말할 상대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그런 기분을 들게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괜히 다른 여행자들을 만나면 반갑고 얘기하게 되는 것 같다. 예전에 유럽에 혼자 여행을 갔을 때도 비슷한 시기에 같이 출발해서 자주 마주쳤던 다른 사람들과 먼저 인사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결국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연락하고 지낼 수 있는 인연이 되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여유 로이 홀로 장기간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여행을 직업으로 삼거나 장기간 휴가가 주어지거나 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현실에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렇게 떠난다면 정말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고 그 느낌은 신선할 것이라 생각된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자유로이 세상 곳곳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경험을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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