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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와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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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영민
댓글 0건 조회 6,057회 작성일 10-01-0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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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수필집을 별로 읽어 본적이 없다…라고 쓰려고 하였으나 수필의 정의를 보니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생각나는 대로 붓 가는 대로 견문이나 체험, 또는 의견이나 감상을 적은 글” 이라고 되어있는걸 보고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수필집을 여러 권 읽은 셈이다. 다만 따로 수필문학이라고 강조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나 보다. 지금 이 글도 수필인 셈이다. 수필문학이라 하면 어색하면서도 중고등학교 때 배우면서 자주 듣다 보니 약간 친숙하기도 하다. 피천득의 “인연” 또한 대표적으로 유명하면서 중고등학교 때 배우기까지 하면서도 평생 단 한번도 책을 펼쳐 읽어 본적이 없는 어색하면서도 친숙한 책이다. 그 어색하면서도 익숙함뿐만 아니라 제목에서부터 오는 강렬함, 그 느낌에 끌려 책을 고르게 되었다.
사실 가장 놀라웠던 건 이 책이 96년도에 출판되었다는 거다. 교과서에서 보던 인연이란 수필 때문에 상당히 오래 전에 출판된 책이라 생각했건만 실제로는 내가 교과서를 볼 때 아직 책이 출판전이였다니. 물론 인연이란 수필은 그 전에 알려진 것이지만 이렇게 책으로 나온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교과서를 통해서 알게되다보니 일찍 고인이 되셨을 거라 생각했건만 최근에서야 돌아가셨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고 시인, 수필가라 생각하면 국내에 주로 머물 것이라 생각했건만 하버드에서도 몇 년간 지내면서 현대 미국 문학가들을 만나고 다닌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교과서에 실려있는 영문시는 아마도 피천득의 영향으로 인하여 등장한 게 아닐까. 교과서에서 공부하던 영문으로 작성된 시(로버트 프로스트)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는걸 보니 그러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늦은 나이에 결혼해서 딸을 낳아서 그런지 수필집에 소중한 딸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많이 나온다. 총 3가지 챕터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의 챕터 제목이 “서영이” 일 정도다. 그런데 인물정보를 찾아보니 2남 1녀인것도 놀랍다.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번도 없었는데. 딸에게 줄 인형을 미국에서 사서 귀국하면서 인형에 난영이라고 이름까지 붙여주어 인형조차 책 속에 이름이 나오건만. 역시 아들은 소용없구나.
수필 중에 세상을 떠난 학자이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그에 대해서 평하기를 독창적 연구가 아니면 논문을 쓸 가치가 없으며 기쁨을 위해 책을 읽었지 써먹기 위하여 읽지 않았다고 하며 그나마 그가 쓴 일기도 이북에 두고 오거나 사변통에 잃어버려 남아있는 것이 없으니 그에 대해서 남아있는 것이 없어 우리 문화에 얼마나 그가 기여했는지, 그가 어떠한 사람이었는지를 알릴 방법이 없어 안타까워하는 글이 있다. 글쓰기의 소중함이라고나 할까. 세상을 떠난 학자이자 친구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글이다.
이 책을 고른 이유가 “인연”이란 강렬한 제목에 이끌려서 그런지 수필 “인연” 또한 읽고 또 읽었다. 교과서 공부할 때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읽어서 그런지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머리가 어느 정도 커버린 지금 읽으니 참으로 애틋하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이렇게 애틋하고 슬픈 문장이 있을까. 밤새도록 인연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오늘밤은 잠을 이루지 못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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