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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your dangerous id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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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위주형
댓글 0건 조회 6,043회 작성일 14-04-11 14:04

본문

위험한 생각들

“What is your dangerous idea?"
당신의 가장 위험한 생각은 무엇인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위험의 경계는 누가 만들었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사회적, 윤리적, 정서적인 관념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회적 관념들은 인간이 오랜 세월 지내오면서 약속처럼 만들어낸 것들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적 관념에 벗어난 행위나 사고를 하는 사람 혹은 행위에 대해서 ‘위험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모두가 A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을 때 B를 진실이라 말하며 기존의 관념들을 무너뜨리려고 할 때, 우리는 그러한 생각들을 ‘위험하다’고 말한다.

다소 딱딱한 시작이었지만, 이것은 이 책에 나오는 110명의 세계 석학들에게 던져진 질문이다. ‘세계 지식의 지휘자’ 혹은 ‘이 시대 최고의 지식 전도자’라 불리는 존 브록만은 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최고의 석학들이 학문적 견해와 성과를 토론할 수 있도록 edge라는 웹사이트(http://www.edge.org)와 The Reality Club을 설립하였다. 그는 “당신에게 사회적, 윤리적, 정서적으로 위험한 생각은 무엇인가? 과학적으로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적으로 올바르기 때문에 위험한 생각은 어떤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세계 석학들에게 던졌다. 이 책은 존 브록만과 스티븐 핑거의 서문, 110명의 석학들의 각기 다른 위험한 생각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처드 도킨스의 해제로 마무리가 된다. 무거운 주제와 400여 페이지의 이 책이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각 학자마다 2~4페이지 정도의 생각들이 담겨있어 금방 새로운 의견을 만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 글들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상식을 벗어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이 위험해 보인다고 해서 결코 틀린 생각은 아니다.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한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하던 시대에 인간은 진화를 거치면서 탄생한 존재라고 주장했던 다윈의 ‘진화론’은 당시에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었다. 또, 지구가 중심이 아니라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돈다고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었던 당시에는 너무도 위험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흑인 인권 운동을 주도한 마틴루터 킹 역시 당시의 사회 관념상으로는 아주 위험한 생각이었으며 큰 반발을 샀다. 그러나 재밌게도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다윈의 ‘진화론’은 일부 수용이 되었고, 지구는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미국에서는 흑인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그러한 당시의 위험한 생각들은 지금의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다만, 그 시대의 사람들은 그러한 위험한 생각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두려웠던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믿고 있던 것. 그것이 부정되는 것을 무서워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회의 변화와 발전은 그 시대의 사회적 관념을 깨는 위험한 생각들로부터 나왔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새로운 사실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사회적 관념으로 인식한다. 최근에도 이러한 위험한 생각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유전학이다. 최초의 유전학은 식물이나 동물들을 번식시켜 생태계를 보존시켜 줄 것이라는 사람들의 기대로 가득했다. 그러나, 유전학을 인간에게 적용시키면서 논란이 시작되었다.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 행위를 넘어 ‘인간복제’가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 논란의 씨앗은 인간의 존엄성 문제였다. 이것도 잘 생각해 본다면 ‘나는 나 자신 하나이다.’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온 인간들에게 인간복제는 그러한 진리를 무너뜨리는 위험한 발상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 책의 대다수의 석학들이 이러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위험하다’라는 경계는 인간 스스로 만든 것이며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 그러한 관념을 벗어난 생각들이 나오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그 생각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정착이 되면 다시 그러한 생각들을 사회적 관념으로 인식하며 살아간다. 즉, 위험한 생각들은 틀려서 위험한 것이 아니다. 스티븐 핑거는 서문을 통해서 “그것은 너무나 자명하게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며, 그 질문들이 해로운 행동을 유발하기 때문도 아니다. 그것들이 진정 위험한 까닭은 널리 퍼져있는 도덕적인 질서를 교란하기 때문이다.”라고 역설하고 있다. 존 브록만이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각각의 의견을 묶어 이 책을 펴낸 이유는 한 가지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학자들의 위험한 생각을 독자들도 함께 공유하고 토론하고자 하는 것이다. 위험한 생각들이 올바른지 아닌지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토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리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다니엘 힐리스는 “나는 내가 가진 가장 위험한 생각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생각은 우리가 세상에 풀어놓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그래서 생각은 그것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주의 깊게 고려하지 않고서 풀어놓으면 안 된다.”라며 위험한 생각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가장 위험한 생각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답은 없다. 다만 존 브록만은 이 시대 최고의 석학들의 주옥같은 한 마디 한 마디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나에게 든 하나의 질문이 있었다. “나에게 가장 위험한 생각은 무엇인가?” 책을 펴기 전에 던졌던 질문이 책의 후반부에 오면서 문득 생각이 났다. 나는 최고의 이론천체물리학자라 평가받고 있는 마틴 리스의 이야기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과학의 발전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과학의 발전은 좋은 면만 가지고 있는 것일까?”하는 것이다. 현재의 과학은 정말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과학의 발전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산물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과학자라는 사명감에 항상 표면적으로 외치는 지구상의 모든 인류를 위한 과학의 발전이라면 아직도 수백만 명이 기아로 죽어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앞으로 세계대전이 한 번만 더 발발한다면 지구는 종말이 올 것이라는 말처럼 과학의 발전은 선진국들의 군사력에 오히려 힘을 더 보태주고 있다. 과연 우리는 지금 더 나은 미래를 그리며 연구하는 것일까? 아니면 개인의 성공과 만족감을 위해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일까? 과연 우리는 누구를 위해 연구하고 있는 것인가?


지금 이 순간... 과학자로서의 길을 걷는 우리에게 이러한 생각은 위험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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