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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근처의 문화생활 - KAIST 문화행사 연극 ‘바쁘다 바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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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경규
댓글 0건 조회 5,919회 작성일 14-04-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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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문화행사 – 연극 ‘바쁘다 바뻐’


벌써 KAIST에서의 생활도 6년째에 접어 들었다.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대전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아쉽게 생각하고 있는 점은, 주변에 충분한 문화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수도권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 비해서 문화적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학업과 연구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이런 문화 생활을 자주 경험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언제나와 같은 특별할 것 없는 금요일을 보내고 있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 저녁에 강당에서 문화행사로 연극공연이 있는데, 같이 보러 가자는 것이었다. 그 동안 문화생활에 대한 갈증을 겪어 왔기 때문에, 이 제안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사실 그 동안 학교에 오래 있으면서도 문화행사를 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숙제를 해야 하니까, 공부를 해야 하니까, 같이 갈 사람이 없으니까 하는 여러 핑계를 대면서 문화행사를 보지 않았었다.

이번 문화행사인 ‘바쁘다 바뻐’는 1987년 초연을 시작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1997년까지 80만 명의 관객기록을 세운 작품이며, 벌써 20년 이상 공연을 이어온 장수 연극이라고 한다. 이 는 80년대 가난한 빈민 가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해프닝을 오늘날에 맞게 재해석한 연극이라고 한다. 현재 서울의 대학로에 있는 해오름 소극장에서 공연이 진행중인 작품인데, 이번 KAIST 문화행사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여러 번의 연극을 직접 해보기도 하고, 후배들의 연극지도를 해본 적도 있기 때문에, 연극공연의 감상은 다른 문화행사에 비해서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발성이 잘 안돼서 하루 종일 소리를 지르던 기억, 대사가 안 외워져 대본을 몇 번이고 읽어보면서 외우려고 노력하던 예전의 경험이 새록새록 떠올라 직접 무대에 서보던 그 때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연극을 감상하게 되었다.

연극은 다양한 삶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하나의 도구다. 물론 영화나 책과 같은 다양한 간접적인 삶의 체험 방법이 있다. 하지만 연극은 비슷한 문화 장르인 영화와는 달리 사람들이 직접 내 눈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직접 행동으로 자기의 감정을 전달해 주어 보다 그 감상이 마음속에 강하게 들어오게 되며, 영향을 더욱 크게 미치는 듯 하다. 연극에서 배우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무대의 배경, 배우들의 행동거지와 대사의 억양 하나하나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 연극이란 이런 각종 장치를 통해서 관객들을 향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연극은 짜임새 있는 구성을 통해 가족의 사랑이라는 큰 틀을 유지해 나가면서,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으니 모두들 욕심을 버리고 함께 잘 살아가보자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해 주었다. 작가와 연출자는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연극을 구상하고, 배우들은 열연을 펼친 것이 아닐까 한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런 메시지가 감동과 함께 전달되었으니 이 연극은 성공하였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80년대의 빈민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듯, 전체적인 무대의 모습이나, 배우들의 옷차림 하나하나가 시대적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었다. 왠지 어릴 적의 과거에 대한 향수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되었다. 극중에는 현대의 발전된 문명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휴대폰도, 컴퓨터도, 인터넷도 없는 그런 어린 시절, 가족들이 저녁이면 함께 모여서 밥도 같이 먹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던 그런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부분이었다.

여느 연극들이 그렇듯 이 연극 역시 출연진의 캐릭터 각각의 개성이 잘 살아있고 해학적이었다. 연극을 보는 내내 이들의 개성에 빠져들어 계속해서 웃게 되었다. 실제 삶에서도 이런 유쾌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가 즐거워 질 수 있을 것 같다. 삶이 지치고 힘든 것은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기쁨과 웃음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하는 이런 감정들을 가지고 살 수 있다면 분명 연구는 물론 모든 하는 일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연극을 감상하는 내내 한편으로는 연극 무대에 다시 서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언제든 다시 한번 도전해 보리라 하는 다짐을 해본다.

잠시 동안 연극 그 자체에 몰입하고, 배우들의 인사에 박수를 보내며 공연장 밖으로 나왔을 때, 왠지 모르게 가뿐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좋은 문화 아이템을 바로 옆에 두고도, 지방에서 학교를 다니느라 문화생활을 하지 못한다며 불평만 해대던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앞으로는 바쁘더라도 짬짬이 틈을 내어 KAIST 문화행사를 보며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어야겠다. 이 글을 읽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문화행사의 감상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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