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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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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대현
댓글 0건 조회 1,541회 작성일 25-05-0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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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유발 하라리-


"정보는 진실과 딱히 관련이 없으며, 정보가 역사에서 하는 역할은 실존하는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보가 하는 일은 별개의 것들을 하나로 묶어서 연인이든 제국이든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정보는 넘쳐나지만, 오히려 진실은 자취를 감추는 듯하다. 인터넷과 SNS, 인공지능의 발달로 누구나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사회적 분열과 혼란이었다. 
특히 한국 사회에는 언론, 검찰, 정치, 국가정보원처럼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는 집단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모두 정보를 통제하거나 활용함으로써 특정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고, 그 연결을 통해 힘과 권력을 공고히 한다. 진실 여부와는 무관하게 정보의 흐름 자체가 권력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이 유발 하라리는 정보는 단순히 현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을 연결하고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오늘날 AI 시대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로 이어진다. 즉, AI는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정보 네트워크 구성원이며, 인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회를 형성할 수 있는 주체라는 것이다.

정보는 연결, 그 이상의 힘을 지닌다.

저자는 정보의 본질을 “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을 묶어 새로운 현실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별자리 운세가 사람들을 연애의 환상으로 연결하고, 군가가 병사들을 전쟁에 동원하며, 선전방송이 유권자를 정치 세력으로 묶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보가 사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보는 구성적 기능, 즉 사회적 실재를 만들어내는 힘을 가진다고 한다. 이 관점은 정보 기술을 단순히 '진실의 매개'로 보는 시각을 전면으로 반박하며, 현대 사회에서 정보가 권력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점을 명확히 지적한다.

또한 저자는 정보 시장을 자유롭게 개방한다고 해서 진실이 저절로 우세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가 말했듯, 현재 사회는 분노와 선정주의가 진실보다 훨씬 더 빠르게 퍼지는 경향을 보인다. 중세 유럽에서 인쇄술이 발달한 후 마녀사냥이 확산된 것처럼, 정보 유통의 장벽이 허물어진다고 해도 자정은 보장되지 않는다. 정보의 양이 많다고 진실의 질이 담보되지 않으며, 이를 관리하고 선별할 수 있는 큐레이션 기관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은, 플랫폼 기업들이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이는 오늘날의 SNS 환경과도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플랫폼 기업들이 이런 구조의 피해자이기를 자처하면서, ‘우리는 중립적인 플랫폼일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한다는 점이다. 이용자의 분노와 허위 정보가 확산되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을 운영하고도,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 아래 알고리즘 수정이나 정보 큐레이션을 방치하는 태도는 무책임하다. 정보는 곧 힘이며, 플랫폼은 단순한 중개자가 아니라 현대 사회의 권력자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인간 병사들은 자신들의 유전 코드와 상사의 명령을 따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독립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 AI 알고리즘도 마찬가지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충격적인 통찰은 AI에 대한 정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리즘은 인간이 설계한 코드를 따르는 도구일 뿐이라 생각하지만, 저자는 AI가 이미 인간의 명령 없이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주체성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GPT-4가 사람을 속여 CAPTCHA 퍼즐을 풀게 만든 사례는, AI가 스스로의 목표를 위해 거짓말이라는 전략을 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AI는 인간처럼 결정을 내리고 학습하는 존재가 되었고, 이는 정보 네트워크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변화이다. 인간이 과거에 신, 국가, 화폐와 같은 허구를 통해 정보를 조직했다면 이제 AI가 그 주체가 되어 새로운 질서를 만들 수 있다. AI는 과연 주체인가 도구인가 생각에 잠기는 통찰이다.

“우리가 정말로 지혜로운 존재(호모 사피엔스)라면, 왜 이토록 자기파괴적인가?”

책의 마지막에서 하라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 우리가 구축한 정보 네트워크가 문제라고 진단한다. 정보는 권력화되기 쉽고, 진실을 지키기보다 질서를 우선시하며, 그 질서는 때로는 허위로 기반을 다진다. 우리는 지금 AI라는 새로운 정보 주체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의 미래에 미칠 영향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하지만 나는 변화 가능성을 믿는다. 모든 오래된 것은 한때 새로운 것이었으며, 인류가 노력한다면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AI 비판서가 아니라 인류 문명 전체를 ‘정보 네트워크’라는 관점에서 다시 읽어내며 현실을 향한 경고이다. 책의 제목처럼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는 ‘넥서스(연결)’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정보는 진실의 수호자가 될 수도, 권력의 하수인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제 정보를 분별할 줄 아는 능력이 곧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마지막 방어선임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정보의 주인이 될 것인가, 정보의 노예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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