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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 ikkje med heile sannin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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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다희
댓글 0건 조회 1,226회 작성일 25-06-1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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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 ikkje med heile sanningi

- Olav H. Hauge -

 

어느덧 올해도 절반이 지나갔다. 매년 6월쯤이 되면 이미 지나온 반 년의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맘 편히 지난 날을 회상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는 뭘 했다고 벌써 6월인지 속절없이 흘러가버린 시간에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도 여전히, 아쉬운 절반의 한 해를 보내게 되니, 이 반복되는 아쉬움이 자기기만처럼 느껴졌다. 새해의 거창한 다짐은 이런저런 사유를 들며 모른 척 잊었다가, 이제서야 문득 떠올리며 자책하는 매년의 의례적 반성. 이쯤이면 눈에 보이는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혹은 무언가를 더 했어야 했는데 하는 조급함 뒤로 내가 어떠한 결과를 볼 만큼 노력을 한 것이 정말 맞는지에 대한 의문들. 했어야 했는데 하지 않은 것들과, 했지만 하지 않은 것과 다름 없는 것들 사이에서 낭비된 시간들을 그저 ‘아쉽다’는 말로 치부해도 되는 걸까.

사실 이런 복잡한 마음과 아쉬움은 결국 나의 부족함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논문 하나 더 읽어보고, 실험 하나 더 해보고, 좀 더 오래 앉아 집중해서 공부한다면 해결될 문제임을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머뭇거리게 되는 이유는 노력과 행위의 끝이 언제나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불확실함과 그런 불확실함 속에서 어디로 방향을 잡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막막함 때문이었다. 쉬운 길은 없다지만 쉽게 가고 싶은 욕심이 오히려 길을 나서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그러다 최근, 울라브 하우게라는 시인이 작성한 하나의 시를 읽었다.

 

모든 진리를 가지고 나에게 오지 말라.

내가 목말라한다고 바다를 가져오지는 말라.

내가 빛을 찾는다고 하늘을 가져오지는 말라.

다만 하나의 암시, 이슬 몇 방울, 파편 하나를 보여 달라.

호수에서 나온 새가 물방울 몇 개 묻혀 나르듯

바람이 소금 알갱이 하나 실어 나르듯.

- Olav H. Hauge 「Kom ikkje med heile sanningi」

 

 나도 모르게 나는 늘 바다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목마름을 이유로 분명하고 완전한 해답을 바랐다. 하지만, 바다는 목을 적시는데 사용되는 게 아니라 목을 적시려는 사람을 삼키기 마련이다. 반면, 하우게는 이 시에서, 자신에게 모든 진리를 가지고 오기 보다는 하나의 암시(bring a hint), 이슬 몇 방울, 파편 하나를 보여달라한다.

연구는 찾아가는 과정이지,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아직 학위과정으로 배움의 길을 걷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정답이 아니라, 불확실한 길 위에서도 계속 걷게 만드는 작은 암시 하나를 찾고 물방울 몇 개를 묻혀 모으는 과정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올해의 나머지 절반은 바람이 소금 알갱이 하나 실어 나르듯, 꾸준히 하나의 파편을 찾아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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