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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Verwandl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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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원묵
댓글 0건 조회 1,805회 작성일 25-05-0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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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Verwandlung

- 프란츠 카프카의 < Die Verwandlung (변신) > 을 읽고 -


 사회 속에서 개인은 각자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간다. 이때 만약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사회 속에서의 개인은 어떻게 될 것인가?

 프란츠 카프카는 ‘변신’ 이라는 책에서 초기 자본주의에서의 경제적 지위 및 역할의 중요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경제력을 잃은 개인을 향한 사회의 냉혹한 시선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는 불안한 꿈을 꾸다가 깨어나 보니 침대 속에서 흉측한 갑충으로 변해 있었다. 그는 철갑처럼 단단한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고 머리를 약간 쳐들자 활 모양의 각질로 칸칸이 나뉜 둥그런 갈색 배가 보였다. 몸뚱이에 비해 형편없이 가는 수많은 다리들이 속수무책으로 버둥거리며 그의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이게 무슨 일이지’ 그는 생각했다. 꿈은 아니었다.'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아버지의 사업으로 생긴 빚을 갚기 위해 외판원으로서 아침 일찍 출근하고 밤 늦게 퇴근하는 누구보다 성실한 사람이었다. 그의 목표는 항상 자신보다도 가족에게 향해 있었다. 그것은 가족의 빚을 모두 갚고, 특히 사랑하는 여동생을 음악 학교에 보내 꿈을 이루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꿈들은 그레고리가 'Ungeziefer(해충, 갑충, 벌레)’ 로 변하며 물거품이 되고 만다.

 커다란 해충으로 변한 그레고르는 더 이상 생계를 부양할 수 없었다. 또한 혐오감이 드는 흉측한 외모에 더해, 겨우 낼 수 있는 소리라고는 이상한 벌레 소리 뿐이었다. 그렇게 방안에 갇혀 지내게 되고 가족들로 하여금 ‘커다란 짐’ 으로 전락하고 만다.

 하루아침에 그레고르가 해충이 되고 나서, 가족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선다. 그런 와중에 그레고르의 노력으로 살게 된 집의 한 칸의 방에 하숙을 들이려 하였는데, 하숙인들은 커다란 해충의 존재를 알고 나서 계약을 철회한다. 그렇게 이 해충은, 오히려 생계를 방해하는 벌레로 여겨지고 결국 가족 구성원에서 배제된 채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프란츠 카프카가 ‘변신’ 을 세상에 내놓은 지 100년이 넘게 지났지만, 카프카의 작품답게 다양한 해석들이 존재한다. 여기서 이 책을 당시 실존주의 사조에 대입하기 보다는, 오늘을 살아가는 ‘현재의 나’ 에게 대입을 해보려 한다.

 그레고리는 생계 유지라는 본인의 사회적 역할을 잃고 나서, 모두에게 버림 받는 존재가 되었다. 이는 인간 군상의 냉혹하고 잔인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인간 관계의 허무주의와 무상함을 드러낸다.


 사실 사회와 인간 관계란 으레 차갑기 마련이다. 사회 속에서 개인은 어떠한 역할에 대한 기대를 받게 되며, 이것이 무너지면 환영 받지 못하는 존재가 된다. 그렇기에 세상을 살아가며 점점 나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또한 그러고 싶지 않지만, 따뜻하기보단 계산적이고 이성적으로 냉정히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그래서 나 역시 주변 사람들을 ‘그레고리’ 처럼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 원인은 결국 누군가에게 내가 ‘그레고리’ 처럼 여겨질 수 있겠다 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내가 해충이 되었을 때 즉 사회적 역할을 잃어버렸을 때, 누가 나에게 먼저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줄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이랄까. 생각보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


 한편, 나는 ‘한로로’ 라는 가수를 좋아한다. 가수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슬로건은 ‘Nevertheless, We Must Love.’ 이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서로를 사랑하고 용서하며 의지하고 앞으로를 버텨 나가자 라는 따스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슬로건이 녹아든 노래들에 매료되어 콘서트도 다녀오고, 앨범들도 구입해서 소장 중이다. 노래를 감상할 때 긍정적이고 밝아지는 느낌이 들며, 소위 말하는 힐링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래에 내가 어렸을 때부터 지향했던 이상향의 모습을 어느 정도 담고 있다는 생각에, 나는 이 가수의 노래들에 더욱 공명한다. 이러한 세계관 속에서는 해충으로의 변신(Die Verwandlung)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래서 이러한 나에게 질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까지 그레고리의 가족 같은 그러한 사람이 되어야 할까.

따뜻함과 차가움. 그 사이 어딘가. 내가 정착할 곳은 어디 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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