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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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보고 -
'데미안'은 독일의 작가 헤르만 헤세가 1차 세계대전 전후의 독일을 배경으로 집필한 소설이다. 표면적으로는 해당 소설은 주인공 '싱클레어' 의 성장 일대기를 다룬 소설이지만, 사실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을 담은 헤르만 헤세 본인의 자기 탐색의 기록이다.
책의 주인공 '싱클레어'는 부유한 부르주아 집안에서 화목하게 자란 어린아이였다. 그러나, 부모의 보호 아래 '밝은 세계'에서 살아갔던 싱클레어지만, 우연히 마을의 탕아였던 프란츠 크로머에게 협박을 당하게 되며 '어두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는 세계에 밝은 면만이 존재하지 않으며,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만난 전학생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카인은 악인이 아니라 다름을 지닌 자'라는, 기존 사고의 전환을 선사하게 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규정된 도덕과 신념이 얼마나 틀에 갇힌 것인지 데미안을 통해 깨닫게 되며, 싱클레어는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시작한다.
고등학생이 된 싱클레어는 종교적 갈등, 성적 각성, 외로움 속에서 방황하며, 기성의 도덕적 규범과 현실 사이에서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방황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우연히 보게 된 한 여성의 얼굴에서 영감을 받아 그녀를 '베아트리체'라 이름 붙이고, 그녀를 이상적인 존재로 숭배하며 삶의 방향성을 되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매일 베아트리체를 묘사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며, 그녀가 실제 인물이 아닌 자기 내면의 이상적인 자아상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싱클레어는 새와 알의 꿈, 그리고 '아브락사스'의 개념을 접하게 된다. '아브락사스'는 선과 악을 동시에 품은 신이다. 결국 이는, 기존의 선악 이분법을 해체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를 상징한다. 결국, 나는 밝은 면만 가지고 있는 존재가 아닌, 밝음과 어두움을 모두 가지고 있는 존재이며, 그 모든것을 받아들여야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 전쟁터에 나간 싱클레어는, 전선에서 내면의 자아로 표현되는 데미안을 만나게 되고, 마침내 자신의 '내면의 부름'에 응답하며 새로운 존재, 진정한 자신으로 각성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추상적이고, 비유적인 표현이 많은 어떻게 보면 이해하기 힘든 유형의 소설이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책을 모두 읽고 난 후에 남은 여운은 컸다고 생각한다. 데미안을 얘기하면서, 이 유명한 구절 하나를 빼놓을 수는 없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위의 한 문장에, 소설 전체의 주제가 모두 함축되어 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싱클레어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을 감싸고 있던 기존 관념, 도덕, 즉 알에서 나오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이 알은, 원래 싱클레어의 주변을 이루고 있던 세계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 세계는 진정한 자신으로의 각성을 막는 가림막이다. 결국, 한 단계 위의 존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세계를 파괴하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결국, 세계를 파괴한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선과 악의 개념을 모두 지니고 있는 신, 아브락사스다. 결국, 알의 세계에 갇혀있지 않고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인 선과 악을 모두 받아들이고 포용한 자만이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저 한문장을 통해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새들을 둘러싸고 있는 알은 점점 두꺼워지고 있는 것 같다. 새에게 강요되는 기성의 도덕, 관념은 점점 무분별해 지고, 그들을 감싸고 있는 알은 한겹이 아닌 두겹, 세겹, 네겹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새들은 알에서 나가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세계라는 이름의 알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아브락사스와 만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평생토록 세계를 파괴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깨닫지 못한 채 알 속에서만 살아가는 인생을 보내게 될 것이다. 마치, 부화하지 못하고 알 안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새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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