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여름나기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정원묵
댓글 0건 조회 1,420회 작성일 25-04-05 23:51

본문

여름나기

- 김다슬 작가의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를 읽고 -


 곧 뜨거운 여름이 다가온다. 더위를 굉장히 많이 타는 나로서는, 1년을 주기로 돌아오는 여름은 나에게 그다지 환영받는 존재는 아니다. 더우면 땀이 나고 사고가 정지하며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상태에 쉽게 빠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보다 자주 예민해지곤 한다. 하지만 별 수 있는가. 다가오는 여름을 막을 수는 없다.


 매년 그러하듯 ‘올해의 여름나기는 어떻게 할까’ 에 대해 고민 중이다. 보통의 경우 쿨링이 잘 된다고 광고하는 얇은 옷을 사거나 선풍기를 새로 장만하는 것에 그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관점으로, 더위가 주는 예민함을 막아보자는 생각으로 이 책을 꺼내 들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기분’ 을 중심으로 삶을 바라본다. 단순 스쳐가는 감정 정도로 여겨졌던 ‘기분’ 이라는 것은, 사실 하루를 좌우하고 그 하루가 쌓여 인생의 방향 및 삶의 질을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정신이 뺏기지 않아야 충실한 하루다’

‘잘살고 있지 못한 상태는 휘둘리는 상태다. 타인에게 휘둘리고, 감정에 휘둘리고, 열등감에 휘둘리고, 휘둘리느라 계획한 것을 자꾸만 놓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이러한 문장들은 내 현실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나의 일상은 바쁘게 돌아가지만, 막상 돌이켜보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게 하루가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많은 시간을 들여 소자를 완성하였지만 원하는 특성이 나오지 못할 때면 그 날은 기분이 참 좋지 않았다. 그럴 때는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려서, 하루에 계획한 일을 이루지 못하기 일쑤였다. 한편 쉴 때도 아무 생각 없이 스마트폰을 키고 여러 영상을 시청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머릿 속에는 아무런 감상도 남아있지 않고 그저 시간을 소모해 잘 쉬었다는 착각만 존재했다. 또한 아침 기상을 위한 알람도, 늘 몇 번이고 미루면서 하루를 시작해왔다. 결국 연구 생활이든 휴식이든 전체적으로 내 정신을 내가 온전히 컨트롤하지 못했던 것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통제할수록 비로소 잘 살고 있는 인생에 가까워진다.”


 흐릿흐릿한 하루하루는 삶의 방향까지 흐릿하게 만든다. 또렷한 하루는 작가의 말처럼, 결국 자신의 '기분' 을 컨트롤하는 것부터 시작일 것이다. 나는 연구자로 살아가고 있다. 연구에 있어서는 실험을 체계적으로 꼼꼼히 설계하고, 공정을 진행하며, 면밀한 측정 및 분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내 연구는 나에 의해 모든 측면에서 철저히 통제되어야 진정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하루부터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연구도 제대로 통제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이제 작은 결심에서부터, 나를 통제해보려 한다. 그 시작으로, 스마트폰에서 유튜브 앱을 삭제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켜던 그 앱 하나가 내 시간과 집중력을 얼마나 앗아갔고 나의 통제력을 약하게 만들었는지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은 행동 하나가 하루를 얼마나 바꿔줄지는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이끄는 나의 하루’ 를 살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는 충분하다.


 다가올 뜨거운 여름 그리고 다가올 예민함과 무기력함 속에서,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내 자신을 통제하려 한다. 감정, 상황, 기분, 외부 환경 등으로부터 여기저기로 휘둘리는 사람이 아닌, 중심을 지키는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씩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의 이 미약한 노력들이 모여 내가 나로서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