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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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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대현
댓글 0건 조회 1,407회 작성일 25-01-06 18:00

본문

불안

- 알랭 드 보통 -


우리는 늘 불안과 함께한다.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이며 그만큼 위로와 위안을 바란다. 하지만 이 책은 위로하기 앞서 불안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없애기 위한 해결책을 건넨다.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이다'


글쓴이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의 삶은 불안을 떨쳐내고 새로운 불안을 맞아들이고, 또다시 그것을 떨쳐내는 과정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마주하는 불안의 기원을 들여다보고 대처법을 익히는 것은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지식, 수명 등 모든 부분에서 풍요로운 세상을 살고 있으며 실제적인 궁핍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궁핍과 궁핍에 대한 공포는 오히려 늘어났다.


우리는 왜 불안한가?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 이것이야말로 불안의 원천이다.'


글쓴이는 불안의 원천을 사회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꼽았다.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의 본능, 중요한 사람이 되지 못했을 때의 무시와 외면, 성공에 대한 막연한 기대, 능력주의 등을 지목했다. 이 모든 것들은 나 자신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과 타인에게 기인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나의 존재로 타인이 예민하게 반응해 줄 때 우리는 사랑받는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 반대가 될 때 우리는 좌절하고 이에 대한 기억과 상상이 불안하게 한다. 마치 불안과 욕망은 맞닿아있으며 언제든 반대편으로 넘어갈 수 있는 듯하다. 인과로 엮여있는 불안과 욕망은 우리에게 필연적이며 끊임없이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것만이 가능하다는 글쓴이의 말이 이해가 된다.

종종 자수성가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단상 앞으로 나와 노력만 있으면 '성공' 할 수 있다고 떠든다. 우리는 분명 물질과 지식의 홍수에서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데 많은 이들은 이러한 막연한 말을 듣고 감명받는다. 우리는 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높은 지위를 얻으려 애쓰고 불안에 휩싸일까. 이는 지위에 도덕적 의미를 부여하는 사회적 풍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죄가 많고 어리석기 때문에 가난하다는 믿음은 지위를 가진 이들에겐 도덕적 우월감을, 그렇지 않은 자들에겐 불안을 부여한다. '지위' 와 '성공'  그리고 '도덕' 을 결부시키는 잘못된 논리는 많은 이들을 괴롭게 하는 듯하다.


'죽음은 지위를 통해 우리가 얻으려고 하던 관심의 덧없음을, 나아가 무가치함을 드러낸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지위 혹은 세속의 가치로부터 자유롭게 하며 삶의 근본적인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불변의 사실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잊게 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상상하기도 힘든 규모의 은하들이 나오는 천문학 관련 동영상을 보다 보면 쥐꼬리만한 지구에서 우주의 먼지 한 톨에 지나지 않는 내 존재가 한없이 작아진다. 무한한 시간과 공간 안의 무한하지 않는 우리는 늘 겸손을 유지해야 하며 나를 이루고 있는 근원을 놓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쫓고 있는 지위는 과연 무한할지, 얼마나 유효할지 스스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아무래도 '지위'를 얻은 인생보다 나의 기쁨에 웃어주고 슬픔에 울어줄 수 있는 친구들을 둔 인생이 더 성공한 것 같다. 앞서 말했듯, 불안과 욕망은 인과적이며 필연적이기 때문에 둘 다를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할 것 같다. 무한한 우주 속, 아등바등 불안으로 뒤덮였던 나는 비로소 먼지보다 가벼운 불안을 내려놓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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