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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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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종수
댓글 0건 조회 1,514회 작성일 25-02-16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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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센터

한산이가


 수년 전,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을 사임하면서, “병원으로부터 예산을 따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것이 너무 힘들었고 이제는 지쳤다”고 밝혔고, 그가 집필했던 책 ‘골든아워’에는 수많은 목숨을 살릴 수 있었지만 눈앞에서 죽음을 목격해야 했던 우리나라의 절망적인 응급의료 체계에 대한 실의가 잘 담겨있다. 이때 많은 언론 매체에서 이국종 교수님을 조명하게 되면서 ‘중증외상’에 대한 대중적인 인지와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병원 측의 입장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병원도 후원금만으로는 유지가 어렵고 망하지 않으려면 어디선가 돈을 버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병원 흑자의 1위는 장례식장, 2위 주차장, 3위 식당이고 이와 대조적으로 적자 1, 2, 3위는 외상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임을 전체 회의에서 공표하며 과장들에게 실적압박을 하는 모습이 작품에 묘사되는데, 위의 이국종 교수님도 당시 병원장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으면서 비슷한 상황을 자주 겪으셨을 것 같다.


 결국에는 돈과 제도 문제로 귀결된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총기로 인한 외상사고가 빈번한 만큼 응급의료시스템이 잘 갖춰진 미국의 경우를 예시로 들자면, 당사자 개인에게 이 비용을 모두 청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누군가 미국처럼 똑같이 하자고 주장한다면, 아마도 거센 반발을 마주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결국 이국종 교수님도 이러한 현실의 벽에 부딪혀 외상센터를 떠나셨다.


 작품에서는 이국종 교수님을 모티브로 하면서 위의 내용처럼 어려운 현실을 타파하며 불가능을 모두 가능하게 만드는 백강혁이라는 비현실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백강혁이 한국대학교 병원의 외상외과 교수로 오면서 적자난과 고된 업무로 모두가 기피하는 중증외상센터를 책임지게 된다. 그러나 그는 장기이식수술을 30분만에 끝내고, 요동치는 헬기에서 환자의 머리를 뚫어 처치하는 범상치 않은 능력들을 보여주며 병원 내 정치와 압박에 개의치 않고 무엇보다 환자를 우선시하는 투철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활약해 나간다. 심지어 헬기 조종과 레펠도 한다.


 작품이 유명해지면서 작가의 인터뷰를 찾아본 적이 있다. 개인이 해결하기에는 말못할 답답함이 너무나 많은 중증 외상의 현실에서 백강혁과 같은 판타지적인 만능해결사를 등장시켜 속 시원하고 거침없이 해결하는 모습을 독자들에게 보여주어 쾌감과 대리만족을 선사해 주고 싶었다고 한다. 나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만 하루만에 작품을 다 감상했다.


 이번 달 2월 28일부터 국내 유일한 고대 구로병원 중증 외상 센터 수련 기관이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유는 매년 들어오던 9억원의 정부 예산이 끊겨 더 이상 운영이 어려울 것 같아서라고 한다. 몹시 안타깝다. 혼란한 시국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이런 중요한 뉴스들에 무관심해지기 마련인데, 이 작품을 계기로라도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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