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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함께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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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윤호
댓글 0건 조회 1,758회 작성일 25-03-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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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함께 춤을

- Krista K. Thomason -

 

 우리는 어릴 때부터 부정적 감정을 피하고 억제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시기, 질투, 분노, 경멸, 앙심과 같은 감정들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고 인간관계를 해치며, 때로는 도덕적으로도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저자는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이러한 감정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부정적 감정이 단순한 결함이나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 경험의 필수적인 일부이며, 우리 내면의 깊은 곳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화내지 말라”거나 “질투는 나쁜 것이다”라는 권고를 듣고 살지만, 사실 부정적 감정에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긍정적 역할이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분노는 부당한 상황에 대한 내적 저항과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질투는 우리가 진정으로 소중히 여기는 가치나 관계에 대해 재고하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감정들은 때때로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책에서 말하는 '부정적 감정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태도'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감정을 느낄 때 자신을 탓하는 경향이다. 우리는 종종 ‘내가 약해서 그런 감정을 느낀다’고 스스로를 책망하며, 감정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 한다. 둘째는 그 원인을 외부, 특히 타인에게 돌리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학교 옆 어은동을 지나가다가 롤스로이스를 몰고 다니는 젊은 청년을 보면 순간적으로 부러움 뿐만 아니라 시기, 질투 등의 많은 부정적 감정이 들 것이다. “나도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나는 저런 차를 사지 못하지”라는 자책을 하다가도, “저 사람은 분수에 맞지 않게 차에 돈을 다 쓴 카푸어(Car poor)일 거야”라는 식의 합리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정당화하려는 시도가 나타난다. 저자는 처음 느낀 감정 이후 연쇄적으로 느끼는 생각들이 자신의 진짜 감정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소화하는 데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 즉 부럽다고 느끼고 끝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삶이 단순히 의지와 선택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감정과 경험이 섞여 만들어지는 복합적인 과정임을 강조한다. 감정은 우리가 경험하는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그 자체로 우리 존재의 일부이다. 부정적 감정을 억누르거나 제거하려는 시도는 때로 오히려 그 감정이 더욱 강하게 남아 내부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감정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며,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해석하려는 노력은 자기 수용과 내적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단계가 될 수 있다. 이는 책 제목에도 함축적으로 담겨져 있다. 여기서 ‘악마’는 우리가 보통 두려워하고 피하려는 부정적 감정을 상징하며, ‘춤’은 그 감정과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은 심리학과 철학에서도 ‘그림자 자아’ 또는 ‘내면의 어둠’을 인정하고 통합하는 과정과 맥락을 같이 하며, 우리 자신을 온전한 존재로 받아들이는 길임을 나타낸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부정적 감정이 단순한 고통의 원천이 아니라 우리 삶의 중요한 일부이며, 때로는 자기반성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다. 사실,나 역시도 카이스트에 입학한 후 수많은 부정적 감정을 느끼곤 했다. 이럴 때마다 나는 앞서 언급한 첫 번째 태도, 즉 자책과 자기혐오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떤 일이 잘 되지 않을 때마다 아쉽다는 느낌이 들다가도, 이윽고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이곳은 나에게 너무 과분한 곳이지' 라는 심정으로 있다보니 부정적인 피드백이 계속 나를 잡아먹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느꼈던 것 같다. '왜 남들보다 너무나 못할까? 그럴 수 있지. 그냥 나는 이 정도 그릇의 사람이니까'. 역설적이지만, 이러한 마인드로 쭉 지내다 보니 마음도 편안해지고 우울감도 많이 사라지며 오히려 일상에 활력이 생긴 것 같다. 감정을 억누르려는 대신, 나름대로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한 것이, 나 자신신의 더 깊이 있는 자기 수용과 내면의 성장을 이룬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후 이 책을 접하였을 때, 내가 느꼈던 일련의 과정들이 문장으로 정리되어 표현되고, 또한 나의 상황을 공감받는 것 같아 더욱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내 감정을 억지로 없애거나 회피하기보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였지'라며 나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신호들을 소중히 인식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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