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스 크로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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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스 크로싱
- 존 윌리엄스-
부처스 크로싱(Butcher's crossing)은 20세기 후반 여러 작품으로 이름을 날렸던 존 윌리엄스의 초기작으로, 19세기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의 탐욕과 자연의 거대한 힘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일반적인 미국 소설과는 달리 주인공이나 인물의 영웅적인 면모보다는 현실적인 인간 군상을 그리며,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소설의 주인공인 윌 앤드루스는 하버드 대학에 다니던 수재였으나, 공부만 하는 삶에 회의감을 느끼고 대학 중퇴 후 서부로 향하게 된다. “진정한 자신을 찾고 싶다”는 강한 열망에 사로잡혀있던 그는 동부의 안전한 삶을 버리고 대자연과 모험의 삶을 갈망하며, 자신이 꿈꿔온 새로운 삶을 찾으려 하였다. 그렇게 서부의 ‘부처스 크로싱’이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한 그는 마을 사람들과 융화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마을 내 베테랑 사냥꾼 밀러는 록키 산맥 어딘가에 엄청난 버펄로 떼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대규모 사냥에 동행할 것을 제안한다. 당시 버팔로 가죽은 매우 비쌌기에, 새로운 삶을 통해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은 앤드루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그는 버팔로 소총수인 밀러, 버팔로 가죽을 채취하는 슈나이더, 물을 담당하는 찰리 하이그와 함께 위험한 여정에 나서게 된다.
몇 주 동안의 산맥 횡단 끝에 마침내 전설적인 버펄로 떼를 발견한 그들은 탐욕스럽게 사냥을 이어간다. 그러나 밀러의 욕심으로 인해 필요 이상의 버팔로를 사냥하고자 너무 오랫동안 남아있게 되고, 이내 혹독한 겨울이 찾아와 계곡에 고립되게 된다. 식량과 자원이 부족해지며 광기와 절망이 그들을 갉아먹고, 동료들 간의 갈등도 커지며 혹독한 생존싸움을 이어가게 된다. 몇 달 동안 극한의 생존을 이어간 끝에 계곡이 녹아 그들은 겨우 탈출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모든 버펄로 가죽이 강물에 휩쓸려 사라지고 만다. 고생 끝에 도착한 마을에서도 이미 버펄로 가죽 시장은 붕괴되었고, 그들의 노고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앤드루스는 자신이 서부에서 찾으려 했던 삶이 환상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깊은 허무감에 빠져 다시 도시로 돌아갈 것인지 고민하며 마무리된다.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그들을 파멸로 이끄는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밀러는 끝없이 버펄로를 사냥하며 부를 쌓으려 했지만, 결국 그는 모든 것을 잃는다. 이는 인간은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고 믿지만, 결국 자연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지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19세기 산업이 부흥하던 미 서부 개척 시대뿐만 아니라 기술이 발전한 현대에서도 인간은 여전히 자연재해 앞에서 무기력하기에, 이 소설을 읽는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더불어, 밀러의 모습은 마치 현대 사회에서 끊임없이 욕망을 좇는 인간들의 모습을 비추는 듯했다. 다만,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업을 수행하는 점 자체는 나에게 나쁘게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보상을 위해 더욱 많은 노고를 들이는 마인드나 모습 자체는 내가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이 든다. 다만, 1차 생산직이 아닌 사무업을 하는 현대인에겐 과로로 인한 건강이상, 건강악화 등이 위와 비슷한 모습으로 투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존재하는 것처럼, 너무 무리해서 업무를 하다간, 길게 살아야 될 우리 인생에 큰 무리가 갈 수 있고, 결국 우리의 노력이 헛되게 될 것이다. 작가가 소설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가 나에게 또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마지막으로, 이상과 현실의 괴리 역시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주인공 윌은 서부에서 자유와 새로운 삶을 찾으려 했지만, 그가 마주한 현실은 가혹했다. 이는 우리가 종종 꿈꾸는 이상이 실제로는 환상에 불과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소설은 단순한 서부 개척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의 여정은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자아 탐색과 현실의 혹독함을 깨닫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는 무엇도 얻지 못한 채 허무함만을 남긴다. 이러한 점은, 이 소설이 단순한 19세기 서부 컨트리의 삶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욕망,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를 깊이 탐구한 문학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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