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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야망도 없고 명예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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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호석
댓글 0건 조회 1,453회 작성일 24-12-16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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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야망도 없고 명예욕도 없다

-서머셋 몸의 「면도날」를 읽고-

 

 

시대와 사회의 요구와는 다른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누군가의 삶을 지켜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작품에서는 작가 자신이 화자로 등장한다. 주인공과 화자를 다르게 설정하면서, 주인공 이외의 다양한 주변 사람들의 인생을 같이 조명한다.

 

면도칼의 날카로운 칼날을 넘어서기는 어렵나니,

그러므로 현자가 이르노니, 구원으로 가는 길 역시 어려우니라.

카타 우파니샤드 中-

 

조종사였던 래리는 1차 세계대전에 참가하고 그곳에서 가장 친한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다.

그 경험으로 말미암아 그는 사회적 성공, 부와 명예라는 목표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게 된다.

래리의 ‘약혼녀’인 이사벨은 그를 사랑하지만, 사교계와 파티, 호화로운 생활을 포기할 수 없는 그녀는 결국 래리를 포기하게 된다.

래리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고, 배우고 경험한다. 세계를 떠돌며 인생의 의미를 찾아다닌다.

 

지각변동이라는 상상하기 힘든 공포가 없었다면 히말라야 산맥의 장관은 결코 생겨나지 않았을 겁니다.

중국의 장인들은 얇은 도자기로 예쁜 모양의 꽃병을 만들어 거기에 아름다운 디자인을 넣고 멋지게 생칠한 다음, 완벽한 광택을 추가하죠.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꽃병도 그 본질적인 속성 때문에 쉽게 깨질 수 밖에 없어요. 바닥에 떨어뜨리면 산산조각이 나고 말죠.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 세상에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들도 오직 악과 결합해야만 존재할 수 있는게 아닐까요?”

래리, 작품 中-

 

작품 속의 래리는 삶의 가치를 찾으려는 구도자의 모습을 보인다.

결국 그는 인간이 세울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이상은 자기완성이며, 그것을 추구하려 노력하는 과정이 바로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작가인 서머셋 몸의 나이가 일흔에 출간된 이 소설은 작가 본인이 겪은 자전적 경험과 구별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그만큼 인생을 살고 나면 굳이 지어내지 않아도, 조금의 각색만으로도 훌륭한 한 권의 소설이 나오는 것일까.

그는 우리에게 인생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자신의 확고한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각자의 인생 모두가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메세지를 던져준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완벽한 사람도 없다.

그렇기에 가치롭다.

 

There is no prize to perfection, only an end to purs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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